초혼 및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난임이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되는 가운데 난임을 유발하는 주요인인 자궁근종 유병률이 12년간 4배 증가했고, 특히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가임이 여성의 증가세가 가장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미란·조현희·정윤지·이민경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학교실 교수, 김석일·채경희·김미라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2002~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코호트(역학) 100만명 중 15~55세 가임기 여성을 선별하고 유병률, 누적발생률, 연간발생률 및 치료경향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 전체 가임기 여성의 자궁근종 유병률은 2002년 0.62%에서 2013년 2.48%로 4배 증가했다. 이 중 45~49세 연령대가 지속적으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여 2013년 유병률이 5.07%에 달했다. 연간발생률도 가장 높아 2013년 2.88%를 기록했다.
전체 가임기 여성에서 11년 누적발생률은 12.5%로 이는 가임기 여성을 11년간 추적관찰하면 12.5%가 자궁근종을 진단받는다는 의미다. 특히 35~39세의 11년 누적발생률은 22.3%, 40~44세는 21.8%로 높게 나타나 30대 후반부터 자궁근종 검진에 신경써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6~30세군의 연간발생률이 0.21%에서 0.73%로 3.48배 늘어 발생률 증가폭이 가장 높았고, 31~35세가 2.68배로 두 번째로 높아 젊은 가임기 여성의 자궁근종 발생이 급격히 늘고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결혼 및 초산이 늦어져 젊은 여성의 자궁근종의 발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자궁근종에 대한 수술적 치료 횟수도 2003년 561명에서 2013년 1039명으로 약 두 배 증가했다. 수술 종류별로는 근종만 절제하고 자궁은 보존하는 수술인 자궁근종절제술의 비중이 2002년 22%에서 2013년 49%로 전(全)자궁절제술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김미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여성의 자궁근종 역학자료와 치료경향을 분석해 검진 및 치료 표준화 지침을 정립하는 데 크게 도움될 것”이라며 “미혼여성도 자궁근종 진단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정기검진을 받고, 자신에게 맞는 시기와 방법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궁근종은 여성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양성종양으로 통증, 압박감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난임이나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지난 7월 ‘제19차 대한산부인과내분비학회 학술대회 및 연수강좌’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해 최우수구연상을 받았다. 지난 9월 ‘제103차 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대회’와 10월 ‘제2회 자궁근종 연구회 심포지엄’에서도 연구 내용이 소개됐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지원사업으로 이뤄졌으며 과제명은 ‘한국 여성의 난임 극복을 위한 빅데이터 연구(HI16C110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