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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유사체 비만신약 ‘삭센다’, 당뇨병 위험군서 경쟁 유리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09-03 07:48:55
  • 수정 2017-09-06 19: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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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중감소 효과,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 ‘큐시미아’ 이어 경쟁력 2위

1일 1회 자가주사, 경구약보다 투여 불편 … 비싼 약가 극복해야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이 지난달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glucagon-like peptide-1) 유사체 계열의 비만신약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 3㎎, liraglutide)의 시판허가를 받아 비만치료제 시장에 활기를 더할 전망이다.

GLP-1 유사체는 합성 인크레틴 성분으로 당뇨병치료제로 사용돼 왔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장관호르몬인 인크레틴을 보충하고,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억제해 혈당을 조절하며 체중감소 효과가 있는 게 특징이다. 상부 위장관운동을 둔화시킴으로써 위장 내 음식물 비우는 속도를 늦추고, 뇌 시상하부의 GLP-1 수용체에 작용해 식욕을 떨어뜨린다. 혈당이 높을 때에만 당 분비를 억제해 저혈당 위험이 적다. 흔한 부작용으로 구역·구토, 심박동수 증가 등이 보고된다.

삭센다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사항에 따라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거나, 고혈압·제2형 당뇨병·당뇨병 전단계(prediabetes)·이상지질혈증 등 체중 관련 질환을 최소 하나 이상 동반한 BMI 27㎏/㎡ 이상인 성인 환자에 저칼로리 식이요법 및 운동의 보조요법으로 1일 1회 3㎎을 주사 투여한다.

삭센다는 2014년 12월 FDA로부터 시판승인을 받았고, 지난 4월 라벨에 3년간의 임상데이터 내용이 추가됐다. 이 약의 성분인 리라글루티드는 미국에서 2010년 1월 ‘빅토자’(리라글루티드 1.8㎎)란 이름의 당뇨병치료제로 먼저 허가받았다. 빅토자는 지난달 FDA로부터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주요심혈관계사건(MACE, 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예방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했으며, 1일 1회 1.8㎎ 주사한다.

삭센다는 당뇨병이 없고,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거나 27㎏/㎡ 이상이면서 고지혈증 또는 고혈압이 있는 비만 환자 3731명을 대상으로 1년(56주)간 진행된 무작위배정·이중맹검 방식의 ‘Scale Obesity and Prediabetes’ 글로벌 3상 임상에서 위약 대비 체중감소 효과가 입증됐다. 삭센다 3㎎ 투여군(2487명)과 위약 대조군(1225명)에 당뇨병 전단계인 비만 환자가 각각 61.4%, 60.9% 포함됐다.

1년간 치료 후 삭센다 투여군의 평균 체중감소율은 8%로 위약 대조군의 2.6%보다 변화폭이 컸다. 삭센다 투여군 대 위약 투여군은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이 63.2% 대 27.1%, 10% 이상 감소한 비율이 33.1% 대 10.6%로 눈에 띄게 차이가 났다. 연구결과는 세계 의학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 2015년 7월호에 소개됐다.

연구 기간을 2년 연장해 총 3년(160주)간 이들 환자를 추적관찰한 결과 삭센다 투여군의 제2형 당뇨병 발생률은 1.8%로 위약군의 6.2% 대비 낮았다. 당뇨병 발병위험을 위약 대비 79% 낮춘 것이다.
3년간의 임상을 완료한 환자 비율이 삭센다 투여군(52.6%)이 위약군(45%)보다 높았다. 하지만 이상반응으로 인한 중단율은 삭센다 투여군(12.7%)이 위약군(5.7%)에 비해 높아 안전성이 확고하지는 않았다. 삭센다의 흔한 부작용으로 메스꺼움(80.3%)·설사(40.2%)·변비(20%)·구토(16.3%)·소화불량(9.5%) 등이 보고됐다.

삭센다는 ‘SCALE Diabetes’ 임상에서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비만 환자, ‘SCALE Sleep Apnea’ 임상에서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 비만 환자에서도 체중감소 효과가 입증됐다.

삭센다(비만치료제, 3㎎)와 성분은 같고 용량이 적은 빅토자(당뇨병치료제, 1.8㎎)는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 9340명을 3.8년간 관찰한 ‘LEADER’ 임상연구에서 1차 평가변수인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치명적이지 않은 심장마비 및 뇌졸증 발생위험을 위약 대비 13%(상대위험비, hazard ratio, HR 기준) 낮췄다. 두 그룹의 실제사건 발생률 차이를 뜻하는 절대위험(absolute risk) 기준으로 빅토자 투여군은 위약군보다 MACE 발생률이 1.9%p 낮았다.     

이안 니랜드(Ian Neeland)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병원 심장학 교수팀은 ‘임상연구 결과에 근거한 리라글루티드의 체중관리 효과’(Liraglutide for weight management: a critical review of the evidence)를 주제로 국제 비만학 온라인저널인 ‘비만과학과임상’(Obesity Science & Practice)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삭센다는 FDA가 장기간 투여할 수 있는 비만치료제로 승인한 총 5가지 품목 중 미국 비버스(Vivus)의 ‘큐시미아’(펜터민·토피라메이트, phentermine·topirama) 다음으로 체중감소 효과가 뛰어나고, 다른 비만치료제와 달리 혈당조절이 가능한 게 특장점”이라며 “다른 비만치료제에 비해 치료중단율이 높고, 매일 주사투여해 가격이 비싸다”고 평가했다.

삭센다와 큐시미아 외에 처방기간 제한이 없는 비만치료제로는 △미국 아레나파마슈티컬즈의 ‘벨빅’(로카세린, lorcaserin, 국내 판매사 일동제약) △미국 오렉시젠테라퓨틱스의 ‘콘트라브’(부프로피온·날트렉손, bupropion·naltrexone, 국내 판매사 광동제약) △스위스 로슈의 ‘제니칼’(올리스타트, orlistat, 국내 판매사 종근당) 등 3종이 출시돼 있다.

삭센다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은 모두 경구복용하는 알약 제형이다. 투여편의성은 복약순응도의 중요한 요소로 투여가 불편하면 장기간 치료를 지속하기 어렵거나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삭센다 시장성 확보의 관건은 노보노디스제약이 이 약을 1일 1회 자가주사하는 데 따른 환자의 심리적·경제적 부담감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기존 약 대비 안전성을 개선해 장기간 복용할 수 있는 신약인 일동제약의 벨빅과 단기간 체중감량 효과가 뛰어난 펜터민(phentermine, 대표약품명 대웅제약의 ‘디에타민’) 제제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광동제약의 콘트라브가 벨빅의 대항마로 경쟁에 가세했다. 

벨빅은 기존 리딩품목인 시부트라민(sibutramin, 대표약품명 한국애보트의 ‘리덕틸’) 제제가 2010년 10월 심혈관계 부작용으로 국내를 비롯해 세계시장에서 철수된 이후 별다른 신제품이 나오지 않던 상황에서 신성처럼 등장했다. 2012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으며, 2015년 2월 국내 출시 첫해에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벨빅은 선택적 세로토닌2C수용체작용제(5HT2C receptor agonist)로 1일 2회, 1회 10㎎씩 복용한다. 뇌내 시상하부의 식욕억제중추(pro-opiomelanocortin, POMC)를 활성화해 음식을 적게 섭취해도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시부트라민 등과 달리 세로토닌2B수용체(5HT2B receptor)를 자극하지 않아 심혈관계 부작용이 적은 게 장점이다.

펜터민 성분은 1959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이후 50년 넘게 사용된 비만치료제 국내에는 2004년에 도입됐다. 중추신경에 노르에피네프린(노르아드레날린) 분비를 자극, 식욕을 억제한다. 체중감량 효과가 뛰어난 대신 노르에피네프린성 효과로 인한 심혈관계 부작용이 우려돼 12주 이내로 단기간 투여한다. 4주 이내 처방이 가능한 펜디메트라진(phendimetrazine, 대표약품명 알보젠코리아의 ‘푸링’)보다 효과가 느리지만 약물의존성이 낮다.

콘트라브는 부프로피온·날트렉손 복합제로 2014년 9월 FDA, 2015년 3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 기존 식욕억제제와 달리 비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환자 입장에서 복용 거부감이 적다. 복용법이 까다로워 치료 첫 주에는 1일 1회 1정을, 2주에는 2정, 3주에는 3정, 4주부터는 4정을 투여한다.

부프로피온은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를 억제, 시상하부 POMC를 활성화해 식욕을 억제한다. 날트렉손은 체중감소를 억제하는 오피오이드(opioid)수용체 길항제로 부프로피온에 의한 POMC 활성화를 촉진해 체중감량 효과를 높인다.

큐시미아는 기존 식욕억제제 성분인 펜터민과 간질치료제 성분인 토피라메이트를 결합한 복합제로 펜터민 단일제와 달리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제니칼은 이들 5가지 비만치료제 중 유일하게 지방흡수억제제로 분류된다. 이 약의 성분인 올리스타트는 음식물의 지방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췌장의 리파아제(lipase)를 억제, 중성지방이 지방산으로 쪼개져 장관 내로 흡수되는 것을 30% 정도 낮춘다. 체중감소 효과가 떨어지지만 체내로 흡수되지 않아 전신 부작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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