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코락스’ 비사코딜·도큐세이트 성분, 특수코팅 처리로 대장에만 작용 … 8시간후 효과
2015년 변비로 진료받은 환자는 61만6000명으로 5년간 11.3% 증가했다. 여성은 35만4446명으로 남성(26만1306명)보다 1.4배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27.6%)과 9세 이하(25.8%)가 과반을 차지했다. 20~30대에선 대장운동을 억제하는 여성호르몬 영향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3.9배 많았다.
생활습관 개선으로 만성변비가 호전되지 않으면 약제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변비약 성분은 작용 기전에 따라 △위나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식이섬유 성분으로 대장 내 수분을 흡수해 변의 부피를 늘리는 팽창성완하제(bulk forming laxatives) △물과 지방을 섞는 계면활성 기능으로 변을 무르게 하는 연화성완하제(stool softner) △삼투현상을 이용해 대장 주위 수분을 변으로 빨아들이는 삼투성완하제(osmetic laxatives) △대장점막의 신경총(신경섬유 집합)과 결합해 대장을 수축하는 자극성완하제(stimulant laxatives) 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
대표적인 자극성완하제 성분인 비사코딜(bisacodyl)과 센나열매에서 추출한 센노사이드(sennoside) 등은 배변을 촉진한다. 인기 품목인 △부광약품의 ‘아락실과립’(성분명 아기오락스과립, agiolax preqranules)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둘코락스S장용정’(성분명 비사코딜·도큐세이트나트륨, bisacodyl·docusate sodium, 올해 초 한국베링거인겔하임에서 판권 이전) 등 여러 변비약에 들어 있다.
삼투성완하제 중에서는 JW중외제약의 ‘듀파락이지시럽’(성분명 락툴로오스, lactulose) 삼남제약의 ‘마그밀정’(성분명 수산화마그네슘, magnesium hydroxide) 등이 대표적이다.
아락실과립은 식물성 식이섬유인 차전자와 센나가 주성분으로 1일 1포를 자기 전에 또는 1일 2포를 자기 전과 아침에 각 1포씩 복용한다. 차전자는 팽창성완화제로 수분을 흡수해 변을 묽히고 변의 부피를 늘린다.
아락실과립은 생약 성분으로 변비가 처음 생기거나 심하지 않은 사람의 배변습관을 개선한다. 아침에 냉수로 복용하면 위장과 결장 운동을 자극해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잠자리에 드는 저녁에는 온수로 복용하는 게 권장된다.
둘코락스는 자극성완하제인 비사코딜과 연화성완하제인 도큐세이트나트륨이 주성분으로 아락실과립보다 효과가 강하다. 도큐세이트는 수분과 지방성 물질을 혼합해 변을 부드럽게 한다. 성인 1회 2정, 소아 1~2정을 자기 전에 복용하면 약 8시간 후인 다음날 아침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둘코락스는 특수코팅이 씌어져 위산으로부터 약물 성분을 보호해 효과가 필요한 대장에서만 작용하는 게 특징이다. 이 코팅은 산에 녹지 않고 알칼리에서 녹는데 우유 등 알칼리 성분과 함께 복용하면 위산이 중화돼 코팅이 녹아 위경련을 일으키거나 배변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물과 함께 복용한다.
부광약품의 ‘아락실Q정’(성분명 우르소데옥시콜산·비사코딜·도큐세이트나트륨·작약엑스산·판토텐산칼슘·피리독신염산염, ursodeoxycholic acid·bisacodyl·docusate sodium·peony root Ext·calcium pantothenate·pyridoxine HCl)은 아락실과립과 성분이 아예 다르다.
아락실Q는 둘코락스S의 성분인 비사코딜과 도큐세이트나트륨 외에 항콜린제인 작약, 담즙분비촉진제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비타민B5(판토텐산)과 비타민B6(피리독신)을 함유하고 있다.
작약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차단해 대장 내 평활근을 진정시키고 통증을 완화한다. 간기능개선제 성분인 우르소데옥시콜산은 대변으로 담즙을 배출해 변비 개선에 도움된다. 담즙은 기름과 물을 섞는 유화제로 간에서 만들어져 쓸개에 저장된 다음 소장으로 배출돼 지방의 소화를 돕는다.
듀파락의 성분인 락툴로오스는 갈락토오스(galactose)와 과당(fructose)을 합성한 이당류로 사람에겐 락툴로오스 분해효소가 없어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이동한다. 대장 내 세균은 락툴로오스 분해해 락산(Lactic acid), 포름산(Formic acid), 아세트산(Acetic acid) 등을 생성한다. 이들 산 성분은 대장 내 삼투압을 높여 변에 수분을 축적하고 묽힌다. 장내 이산화탄소 가스가 발생해 일시적으로 복부팽만감을 유발할 수 있다.
듀파락은 성인 1일 권장량은 15㎖로 복용 24~48시간 후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다. 비교적 안전한 약제로 영유아(1일 5~10㎖)도 복용할 수 있다. 락툴로오스는 간성뇌증(hepatic encephalopathy) 예방과 치료에도 사용된다.
마그밀은 복용 후 30분~3시간 안에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1일 500㎎ 총 2~4정을 1~2회로 나눠 복용하며, 대장뿐 아니라 주위 세포와 혈관에서도 수분을 빨아들여 대변을 무르게 하므로 복용할 때 물을 한 컵 이상 많이 마셔야 배변효과가 좋다.
마그밀은 신장질환자, 항생제를 투여하는 환자 등은 복용 전에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중증 신기능장애 환자에서 고마그네슘혈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계 항생물질의 흡수를 저해하므로 병용투여하지 않는다.
알칼리 성분으로 위산과다·위염 등 치료에도 쓰인다. 다량의 우유나 칼슘 제제와 병용하면 알칼리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관장약 성분인 글리세린(glyserin)은 항문으로 투여해 이미 딱딱해진 변을 부드럽게 한다. 약 10분 내로 효과가 가장 빠르지만 경구투여보다 사용이 불편하다.
이들 변비약은 모두 일반의약품으로 의사 처방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장기간 또는 과량 사용하면 장 내 전해질 균형을 깨뜨리거나 약물의존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7일간 복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의·약사와 상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