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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치료에도 ‘급’이 있다 … 고가시술이라는데 효과 적은 이유?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7-04-25 17:21:35
  • 수정 2020-09-13 16: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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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비·키트따라 효과 천차만별, ‘명품시술’ 이미지 망쳐 … 짝퉁으로 폭리 취하는 곳 주의
일부 비양심적인 의사들은 줄기세포치료에 ‘비싼 정품을 쓴다’고 안심시키곤 수면마취 후 저가 장비를 써서 폭리를 취해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청담동에서 줄기세포를 활용해 항노화 케어를 전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C모 원장(48)은 최근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자신의 환자가 피부관리(에스테틱)를 원해 인근 피부·미용 클리닉으로 환자를 보냈더니 당초 줄기세포치료를 하지도 않던 그곳에서 줄기세포 피부관리 3회 300만원 등 수백만원어치 에스테틱 치료를 끊었다. 문제는 그 환자가 “피부 에스테틱도 줄기세포치료도 효과가 전혀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C원장은 선의로 환자를 보냈더니 환자를 빼돌리는 것도 모자라 전혀 효과가 없는 치료로 자신의 치료에까지 불신이 미치게 된 것이 불쾌했다. 요즘엔 에스테틱 클리닉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최근 미용·성형·피부 업계에서 ‘럭셔리 마케팅’으로 떠오른 게 ‘줄기세포’다. 지난해 ‘VIP가 즐겨받는 시술’로 드러나며 입지가 더욱 견고해졌다. 줄기세포는 다양한 신체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미분화 세포다. 줄기세포는 적절한 조건을 맞춰주면 여러 조직세포로 분화하는 게 특징으로 체내 주입 시 면역억제반응, 항염증효과, 신생혈관 생성, 빠른 회복 유도 등으로 치료효과를 낸다. 

줄기세포치료는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도록 도와 난치병 치료의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재생의학의 꽃’으로 부상, 경제적 여유층의 젊음 유지 및 건강관리 수단으로 즐겨 쓰이며 ‘명품치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줄기세포는 크게 △배아줄기세포 △역분화줄기세포 △성체줄기세포 등 3가지로 나뉜다. 국내에서 배아줄기세포는 주로 연구용으로만 쓰이고, 뷰티·안티에이징 케어에는 골수·혈액·지방 등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한다.

안티에이징 케어에 쓰이는 분야는 다양하다. 통증개선·전신항노화 등 노화된 신체를 젊은 컨디션으로 강화하고, 남성 발기부전·여성 갱년기 치료에도 활용된다. 특히 미용 분야에선 피부 진피층에 주사하면 노화·주름·탄력을 개선한다. 안면부·손등·가슴 등에 지방이식할 때 줄기세포를 첨가하면 생착률을 높이는 부스터로 쓰인다. 

문제는 제대로 된 줄기세포치료를 시행하는 곳이 드물다는 점이다. 백이면 백, ‘진짜 줄기세포치료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적으로 10곳 중 3~4곳은 효과가 떨어지는 시술을 하는 실정이다.

줄기세포치료를 시행하려면 억대 줄기세포추출장비, 수십만~수백만원대 1회용 치료키트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비싼 의료기기 비용에 병원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결국 비양심적인 일부 의사들은 오리지널 장비 대신 줄기세포 추출 효율성이 떨어지는 저가 장비나 효능이 의심되는 PRP(혈소판풍부혈장, platelet·rich plasma)추출키트를 갖추고 ‘리얼 줄기세포 치료’라고 꼼수를 부린다.

오리지널 줄기세포 추출기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정부기관으로부터 ‘줄기세포추출장비’로 인증받은 제품을 말한다. 이를 제외한 제품은 줄기세포추출기가 아닌 ‘원심분리기’로 허가받은 뒤 줄기세포추출장비로 쓰일 뿐이다. 원심분리기로 허가받은 장비라면 굳이 줄기세포 추출량을 보고해야 할 의무는 없기 때문에 이 기능의 보유 여부로 양자간 판별이 가능하다. 

섬유아세포 증식 및 혈관생성 도움에 효과가 있는 것에 불과한 PRP키트는 1개당 1만~10만원의 비용이 드는데 치료비로 회당 100만원을 부르는 경우가 허다해 가히 폭리라 할 수 있다. 일부 대형 성형외과조차 오리지널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보여주기용’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소모품 키트 비용이 비싼 탓에 환자에겐 ‘정품을 쓴다’고 안심시키곤 수면마취 후 저가 장비를 쓰기도 한다. 짝퉁 줄기세포치료 병원은 대체로 상담실장·간호사 등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상담 전면에 나서고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줄기세포치료를 제대로 된 곳에서 받으려면 추출 장비나 키트, 셀카운터 등 정품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기본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의사의 양심과 전문성이다. C원장은 “저가 짝퉁 병원들 때문에 환자들이 ‘다른 곳에 비해 너무 비싼데 바가지 씌우는 게 아니냐’고 불신하는 경우가 허다해서 억울하다”며 “의사의 양식으로 자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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