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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치료비 1억,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옵디보’ 폐암 2차치료 급여 눈앞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04-20 20:26:05
  • 수정 2017-04-24 20: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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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가 1년만에 이례적 … MSD “계획대로” vs 오노·BMS “아쉽다”

지난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가 항PD-1(programmed cell death receptor-1, 프로그램된 세포사멸 수용체-1) 면역항암제인 한국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 한국오노약품공업과 한국BMS제약의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에 대해 급여 타당성을 인정하면서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약제비 부담이 대폭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1억원으로 역대 보험급여 심사 대상 의약품 중 가장 비싼 약인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국내에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로 허가받은 지 1년 만에 이례적으로 급여 승인의 문턱에 다달았다.

전이로 수술이 어려운 일부 3~4기 폐암 환자 등은 이들 면역항암제로 치료받은 지 1~2년 만에 종양이 현저히 줄고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제에 반응을 보인 약 30%의 환자는 수년간 효과가 지속돼 국내 암사망률 1위인 폐암의 치료 예후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MSD와 오노약품 두 회사는 각각 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남겨둔 상태로 이번 협의 결과에 따라 키트루다는 암세포 표면단백질인 PD-L1(programmed death-ligand 1, 프로그램된 세포사멸 수용체-1에 결합하는 물질) 발현율이 50% 이상, 옵디보는 PD-L1 발현율 10% 이상인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치료시 환급형 위험분담제(RSA) 방식으로 급여가 지원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환급형 위험분담제는 건강보험공단이 설정한 급여 한계액을 넘는 비용은 제약사가 부담해 약효의 유효성에 대한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보험자(공단)와 회사가 분담하는 제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면역항암제에 급여를 적용할 경우 최대 3000억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 폐암 약제의 전체 청구액이 1145억원, 항암제 전체 청구액이 약 1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 부담이 대거 늘어나는 셈이다.
 
MSD는 현재까지 심평원과 협의가 계획대로 진행된 반면 오노약품은 성과기반형 위험분담제를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은 상황이다.

오노약품은 폐암 2차 치료 적응증에 관한 허가사항대로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치료받는 환자 모두에 일단 보험 급여를 적용하고 효과를 보이지 않는 환자 약제비는 제약사가 전액 부담하는 방식을 주장했다.

면역항암제 치료 대상에 포함되는 전체 비소세포폐암 중 PD-L1 발현율이 10% 이상인 환자는 35% 정도여서 65%가 급여 혜택에서 제외된다. 옵디보와 키트루다가 경쟁하는 부분인 PD-L1 발현율 50% 이상인 환자는 전체의 30%(약 2000명)로 추정된다. 따라서 급여 대상 환자 범위가 옵디보는 키트루다보다 5% 많은 정도에 불과하다. 논란은 옵디보의 경우 오노약품 측은 PD-L1 발현율이 0%이상이어도 충분히 약효를 자신하는데 이를 인정받지 못해 PD-L1이 0~10%인 환자를 놓쳤다는 입장이다.

약평위가 옵디보의 급여 지원 여부를 비용 대비 효과 즉 경제성을 평가해 PD-L1 발현율 10% 이상을 기준으로 나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상연구 결과 PD-L1 발현율 5% 이상이나 10% 이상에서 약효가 크게 차이가 없어 약평위가 설정한 기준에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게 오노약품 측의 불만이다. 옵디보는 현재 개발사인 오노약품의 모국 시장인 일본에서 PD-L1 발현 여부와 관계 없이 편평·비편평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2차 치료제로 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PD-L1 발현율은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면역항암제 치료 적합군을 선별하기 위한 최선책이긴 하지만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표적항암제의 바이오마커인 EGFR 유전자변이보다 치료효과를 보일 환자를 선별하는 기준으로는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게 오노약품공업 및 대다수 관련 전문가의 평가다. PD-L1 발현율과 치료반응 간의 연관성은 암종에 따라 큰 차이를 보여 신세포암(신장암), 대장암, 위암 등에선 효과는 있으나 발현율과의 연관성은 폐암보다 약한 편이다.

키트루다의 폐암 임상연구 결과 PD-L1 발현율 50% 이상인 환자군에서 치료반응율이 PD-L1이 50% 미만인 환자군에 비해 높았는데 PD-L1 발현율이 낮은 군에서도 드물게 치료효과가 확인됐다. 옵디보는 임상연구 결과를 근거로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유럽·일본 등과 국내에서 각각 시판승인을 받았다.

MSD는 처음부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PD-L1 발현율과 치료반응의 연관성을 검증하는 방향으로 임상연구를 디자인한 반면 오노약품과 BMS는 모든 임상시험을 PD-L1 발현율에 제한을 두지 않고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효과를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했다. 학계에 따르면 이들 약제간 직접 비교한 연구가 없으며, 임상연구 디자인이 달라 어느 약이 더 뛰어나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옵디보는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어 동반진단검사(항암제 투여 적합성을 사전에 알아보는 검사)가 필요 없고 적용대상 범위가 넓다. 이에 사보험 중심으로 운영되는 미국에서 키트루다 대비 판매액이 월등히 높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옵디보는 2015년 현지 시장 매출 9억4200만달러(약 1조1572억원)를, 키트루다는 5억6950만달러(6996억원)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이들 약의 격차가 더 벌어져 옵디보는 97억2225만달러(약 11조9438억원), 키트루다는 48억8656만달러(약 6조31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국내에선 공보험이 의료보험의 근간을 이뤄 미국과 상황이 다르다. 건강보험목록 등재 결정에는 정부의 재정부담 문제를 고려해 기존 약제 대비 상대적인 비용·효과성 평가가 중요한데 키트루다가 이에 더 부합하는 임상데이터를 갖췄다.

투여 편의성도 키트루다가 앞선다. 이 약은 약 2㎎/㎏(환자 체중당)을 3주마다 30분 동안 정맥 점적주입해 옵디보보다 투여주기는 길고 1회 투여시간은 짧다. 옵디보는 약 3㎎/㎏을 2주 간격으로 60분에 걸쳐 정맥 점적주입한다. 

MSD는 키트루타 투여 전 PD-L1 발현율을 확인하는 체외동반진단검사기기인 ‘PD-L1 IHC 22C3 PharmDx’의 급여등재 절차를 밟고 있다. 오노약품과 BMS는 PD-L1 발현율 10% 이상으로 급여 지원이 가능한 환자를 선별하기 위해 체외동반진단검사기기를 새로 허가받아야 한다.

키트루다는 ‘KEYNOTE-024’ 3상 임상연구를 바탕으로 지난달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관련 적응증이 PD-L1 발현율 50% 이상 환자에서 1차, PD-L1 1% 이상인 환자에서 2차 치료로 확대됐다. 기존에는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옵디보와 적용 가능 범위를 좁혔다.

반면 옵디보는 1차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3상 임상연구 ‘CheckMate-026’에서 효과가 기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넘어서지 못했다. 키트루다와 같은 항PD-1 계열로 약효 차이라기보다는 임상연구 디자인에서 차이가 난다는 게 의료진들의 주된 의견이다.

CheckMate-026 임상에 참여한 환자군이 PD-L1 발현율 5% 이상으로 키트루다와 달리 지나치게 낮고, 1차 평가변수로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설정해 화학항암제 대비 우월성 입증은 애초에 무리였다는 것이다. 면역항암제와 화학항암제의 차이가 큰 장기간 전체생존율(OS)을 연구목표인 1차 평가변수로 삼았으면 결과가 나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키트루다 vs 옵디보 비소세포폐암 2차치료 임상연구 데이터

MSD는 임상 2·3상 ‘KEYNOTE-010’에서 치료받은 적 있는 진행성 편평·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PD-L1이 1% 이상 발현된 환자 총 1033명을 대상으로 키트루다 2㎎/㎏ 투여군, 키트루다 10㎎/㎏ 투여군, 도세탁셀(docetaxel) 투여군으로나눠 무작위배정, 오픈라벨 방식으로 치료효과를 비교했다.

키트루다 2㎎/㎏ 또는 10㎎/㎏ 투여군을 PD-L1 발현율 1~24%, 25~49%, 50~74%, 75% 이상인 4그룹으로 세부 분석한 결과 PD-L1 발현율이 높을수록 키트루다 치료효과가 좋았다.
키트루타 투여군 중 PD-L1 발현율이 75% 이상으로 가장 높은 하위그룹 대 1~24%로 가장 낮은 하위그룹의 객관적반응률(ORR)은 33.7% 대 8.6%,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6.2개월 대 2.6개월,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16.6개월 대 9.7개월이었다.
도세탁셀 투여군 중 PD-L1 발현율이 75% 이상, 1~24%인 두 하위그룹의 ORR은 7% 대 10.9%, PFS 중앙값은 4개월로 같았으며, OS 중앙값은 8.2개월 대 8.5개월로 비슷했다.

오노약품과 BMS는 임상 3상 ‘Checkmate-057’에서 치료받은 적 있는 진행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환자 582명을 옵디보와 도세탁셀 투여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치료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옵디보 투여군과 도세탁셀 투여군의 PFS 중앙값은 2.3개월 대 4.2개월, OS 중앙값은 12.2개월 대 9.4개월로 확인됐다. 옵디보 투여군은 PFS 값이 도세탁셀 군보다 짧았지만 반응지속기간(response duration) 중앙값은 17.1개월로 5.6개월보다 길었다.

PD-L1 발현율에 따라 후향분석한 결과 PD-L1이 1%, 5%, 10% 이상인 옵디보 투여군의 ORR은 31%, 36%, 37%로 비슷했다.
PD-L1 발현율 1% 이상인 경우 OS 중앙값은 옵디보 투여군이 17.2개월이고 도세탁셀 투여군이 9개월로 2배가랑 길었다. PD-L1이 1% 미만인 환자에서는 각각 10.4개월과 10.1개월로 거의 같았다.
PD-L1 발현율 5% 이상인 경우 OS 중앙값은 옵디보 투여군이 18.2개월이고 도세탁셀 투여군이 8.1개월이었다. PD-L1이 5% 미만인 경우 각각 9.7개월과 10.1개월이었다.
PD-L1 발현율 10% 이상인 경우 OS 중앙값은 옵디보 투여군이 19.4개월이고 도세탁셀 투여군이 8개월이었다. PD-L1이 10% 미만인 경우 각각 9.9개월과 10.3개월이었다.

임상 3상 ‘Checkmate-017’에서 치료받은 적 있는 진행성 편평 비소세포폐암환자 272명을 대상으로 옵디보와 기존 화학항암제 도세탁셀을 무작위 배정해 투여하고 두 그룹간의 치료효과를 비교했다. 옵디보 대 도세탁셀의 ORR은 20% 대 9%, PFS 중앙값은 3.5개월 대 2.8개월, OS 중앙값은 9.2개월 대 6.0개월로 모두 옵디보가 우수했다. 옵디보 투여군 장기 생존자가 많아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은 반면 도세탁셀 투여군은 8.4개월이었다.

항PD-1 면역항암제, 적응증 다양·효과지속 기간 길어

국내 비소세포폐암 중 표적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는 환자는 EGFR 양성(30%), ALK(역형성 림프종 키나제, anaplastic lymphoma kinase) 양성(5%) 포함 전체의 30~50%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환자에선 화학항암제 또는 면역항암제 등 다른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

면역항암제는 3세대 항암제로 환자의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암을 치료한다. 투여를 중단한 후에도 기억T세포의 작용으로 치료효과가 수년간 지속되며 다양한 암에 대해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항PD-1제제는 암세포 표면단백질 PD-L1이 체내 T면역세포 표면의 PD-1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한다. 면역항암제가 PD-L1 대신에 PD-1 수용체에 붙게 되면 암세포가 자기위장을 통해 인체 면역시스템을 무력화하는 과정이 방해를 받는다. T세포가 보다 손쉽게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는 것이다.

암세포 증식 관련 특정 변이형 유전자를 타깃으로 하는 2세대 표적항암제는 해당 환자에서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였지만 투약 1년 후 2차 유전자 변이로 인한 내성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 1세대 화학항암제는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구토·탈모 등 부작용이 비교적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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