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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질환 비수술 한방치료 마스터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3-23 09:35:59
  • 수정 2021-06-13 19: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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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옥 모커리한방병원장, 초진 환자 30~60분 진료 … ABCDE 치료로 재발 막고 면역력 증대


“허리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허리가 아픈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죠. 하지만 환자들은 조급증 탓에 빠른 치료효과만을 원하고, 일부 병원들은 여기에 동조해 정확한 원인과는 다소 거리가 먼 값비싼 시술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치료 기술이 날로 발전함에도 척추질환 환자가 줄지 않는 이유입니다.”

고령화사회 진입으로 노인 인구가 늘면서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이나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질환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2014년 국내 척추질환 진료환자는 국민 4명 중 1명꼴인 1260만명에 달했으며 이는 2007년(895만명)보다 400만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환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완치가 어렵고 재발이 잦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료가 어려울수록 정확한 질병 원인 파악과 치료 후 관리가 중요한데, 매출을 최우선으로 하고 과당치료를 강요하는 경쟁 일변도의 현 의료환경 속에서 이를 실천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김기옥 모커리한방병원장은 이런 의료환경 속에서 ‘환자와 평생 함께 간다’는 모토로 한의계 ‘김사부’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척추질환 완전 정복에 나서고 있다. 23년째 척추질환을 치료해오면서 ‘30~60분 진료’라는 남다른 진료철학을 고수해 온 김 원장에게 척추질환에 대한 한방치료의 강점, 치료 노하우,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환자 한 명 진료에 한 시간씩이나 투자하는 이유는

“성급한 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막고 척추통증의 근본 원인을 찾기 위해서다. 척추질환은 단순히 허리만 보면 치료에 실패한다. 의료진에게 자기공명영상(MRI)은 20%만 믿으라고 권고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스트레스, 심리상태, 환경, 기저질환 등 신체 전반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통증 원인을 파악하고 어떻게 치료 및 관리해야 하는지 상세히 설명하려면 한 시간도 부족하다. 현재 턱관절센터를 제외하면 모든 의료진이 한 시간에 3~4명, 하루 25명 이내로만 진료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유독 소개 환자가 많다던데 비결이 뭔가
“‘30분 대기 3분 진료’가 익숙한 환자들에게 30분 진료는 의미가 크다. 우리 병원 환자의 40% 이상이 기존 환자의 소개로 왔다는 것은 30분 진료의 힘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소개 환자가 전체 환자의 80%를 차지한다. 또 4~5곳의 척추병원을 거친 뒤 우리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이는 다른 병원이 치료를 못해서가 아니라 척추질환에 대한 동서의학 관점의 포괄적 이해가 부족하고 빨리 낫고 싶다는 조급증이 앞선 탓이다.”
 
-척추·관절 병원간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척추병원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질환은 완치가 어렵고 심한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상생활 속 자세, 동작, 활동량과 밀접하게 연관돼 생활습관을 뜯어고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병원 저병원 돌아다니며 치료받아 봤자 척추 퇴행이 지속되고 재발이 반복될 것이다.”
 
-척추질환은 치료 어렵고 재발률도 상당히 높다는데 왜 그런지
“이론적으로 척추질환은 퇴행성 만성이 80%, 급성이 20%이지만 실제 임상에선 전자가 95% 이상을 차지한다. 허리디스크나 협착증은 이미 오래 전부터 허리골반 뼈와 근육이 약해진 상태에서 외부충격에 의한 신경병증으로 허리 및 다리통증과 근력저하 등 신경증상이 나타나는 양상을 보인다. 즉 시술 등으로 겉으로 보이는 신경 병증만 개선할 경우 뼈와 근육의 약화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재발을 초래할 수 있다.”
 
-치료만큼 생황습관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척추질환은 치료가 반이고 생활습관 관리가 반이다. 병원 진료를 받아 50~80% 회복한 뒤 생활습관 관리를 최소 24개월간 유지해야 허리가 제 기능을 회복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런 환자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상당수 환자가 자신의 허리가 왜 아픈지, 얼마나 상태가 나빠졌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당장 눈앞에 보이는 치료결과에만 신경 쓴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몸을 가꿔 온 프로 운동선수도 부상 후 100% 재활에 실패해 선수생활이 단축되는 사례가 많은데, 일반인의 중증 척추질환은 치료에 얼마나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겠는가.”
 
-모커리한방병원의 비수술 ABCDE치료란?
“ABCDE 척추치료법은 침(A=acupuncture), 봉침(B=bee venom acupuncture), 추나요법(C=chuna), 강척한약(D=drug of herbal medicine), 운동요법(E=exercise)을 의미한다. 침으로 척추 주변에 뭉친 근육을 풀어준 뒤 봉침으로 손상된 인대의 염증을 제거하고 주변 조직의 면역력을 높인다. 이후 추나요법으로 척추를 이완시키고 한약으로 디스크 주위의 인대·신경·척추를 강화한다. 수술에 대한 부담이 없고 치료기간이 짧은 게 장점이다. 이 치료법의 효과는 미국통증학회, 세계재활의학회 등에서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4주간의 입원 집중치료를 포함해 총 4개월의 치료가 끝난 뒤 6개월에 한번씩 재진해 예후를 관찰하고, 이후 3년간 철저한 생활습관 관리로 재발 위험을 낮춘다.”

-ABCDE치료는 주로 어떤 환자에게 적용되나
“만성퇴행성 척추질환 치료에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강척한약은 약해진 척추 주변 근육·인대·조직을 회복시키고 손상된 신경기능을 되살린다. 여기에 염증을 제거하고 뼈를 약화시키는 파골세포를 억제하는 효과도 발휘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기준도 통과했으며, 많은 임상연구 논문을 통해 척추 및 관절질환 치료효과를 입증했다. 척추질환 치료의 핵심인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이나 신체 일부분을 이용해 경결된 근육과 인대 등을 이완시키고 바로잡아 척추질환 통증을 개선하는 치료기술이다.”
 
-개원 5년만에 척추 전문병원으로 지정됐다. 또다른 성과는
“2011년 ‘일반수련한방병원’ 및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 2013년엔 ‘전문수련한방병원’ 및 ‘임상시험 실시기관’으로 지정됐다. 2014년엔 한방병원 최초로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했고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척추 전문병원으로 지정됐다. 올해엔 서울 강남에서 병원급 의료기관 중 유일하게 추나요법 건강보험 시범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의사의 정도(正道)만을 걸으려했던 노력을 환자분들이 알아준 덕분이다.”

-‘의료인의 메카’로 불리는 메이요클리닉과 공동연구를 진행한다고 들었다
“2014년부터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과 비수술 한방치료의 척추관협착증 치료효과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며, 임상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메이요클리닉과의 인연은 2012년 미국통증학회(AAPM)에서 디스크,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한방치료의 효과를 소개한 뒤 메이요 측에서 관심을 보인 게 시작이었다. 최근 10년간 미국 내 병원 종합병원 순위 1~2위를 다투는 이 병원은 의료진만 3700명, 연매출 10조원을 상회하는 초대형 병원으로 145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최근엔 메이요클리닉 대체의학센터 소속 한의사가 한달 간 모커리한방병원에 연수와 척추유합술 외에 대안이 없었던 ‘척추전방전위증’에 대한 한방 비수술 치료법을 배워가기도 했다.”
 
-척추질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척추질환에 관심을 가진 것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독 운동을 좋아하고 소질도 있었는데 고3 때 유도를 하다가 부상을 입고 급성 디스크파열 진단을 받았다. 급한대로 약을 복용하고 버티면서 대입 학력고사를 마쳤고 경희대 한의대에 합격했다. 대학 시절에도 꾸준히 약을 먹고 치료받았는데도 상태는 계속 악화됐고 결국 4년을 버티다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후 3개월간 열심히 재활치료를 받아 증상이 나아졌지만 연이은 학업과 운동 탓에 2년만에 디스크가 재발하고 말았다. 이는 철저하게 허리를 아끼는 삶으로 달라지게 된 계기가 됐다.”
 
-평소 허리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철저하게 절제된 생활을 한다. 방바닥에 앉는 식당은 멀리하고 내리막길도 피하려 애쓴다. 아무리 바른 자세로 앉아있더라도 30분이 지나면 3~4분간 일어나 움직인다. 허리를 무리하게 사용한 다음 날엔 최대한 휴식을 취한다. 이런 생활을 지속한 결과 MRI 소견상으로 더이상 악화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허리통증과 다리저림도 사라졌다. 취미로 골프도 즐기고 있다. 이런 경험은 퇴행성 척추질환 환자를 이해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척추질환 환자를 위한 조언사항
“척추질환은 가장 정직하고 심플하며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허리통증이 두 달 이상 지속될 경우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치료에 들어가면 무조건 모든 생활의 1순위를 치료로 놓고 방바닥에 앉기, 쭈그려 앉아 머리 감기, 무거운 물건 장시간 들기, 계단 또는 오르막·내리막길 걷기, 갑자기 높이가 다른 신발 신기 등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빨리 낫고 싶단 생각에 잘못된 방법으로 운동할 경우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하루 2~3회 15분씩 평지를 산보하고, 앉아 있을 땐 30분에 한 번씩 일어나 가볍게 제자리걷기를 하는 ‘15분과 30분 원칙’을 준수하는 게 좋다. 누운 자세에서 허벅지를 가슴 쪽으로 당겼다 펴기 등을 10~20회씩 반복해주는 것도 도움된다. 부정적인 생각에 의한 스트레스는 기혈순환을 저해하고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평소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김기옥(金琪玉) 모커리한방병원장 프로필

1995년 경희대 한의대 졸업
2001년 경희대 한의대 석·박사학위 취득
          경희의료원 일반·전문 수련의(한방재활의학과 전공)
2010년~현재 모커리한방병원(강남 본원) 병원장
            경희대 한의대 외래교수
            모커리 프랜차이즈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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