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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라타노프로스트, 녹내장치료제 시장점유율 우위 여전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02-21 18:17:11
  • 수정 2017-02-28 20: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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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압 25~30% 낮춰 강하효과 강력 … 1일 1회 투여로 복약순응도 높아
안압강하제 외 20년간 시신경보호·말초혈류개선 등 새 기전 약 없어 

녹내장(glaucoma, 綠內障) 치료제 중 효능이 확실하게 입증된 약은 모두 안압강하제로 안압이 높지 않은 일부 환자에서도 실명을 예방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하지만 안압을 떨어뜨려도 병이 악화되는 환자가 있어 시신경을 보호하거나 말초혈액순환을 개선하는 등 새로운 기전의 신약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으로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진행성 시신경병증이다. 명칭은 파란색 눈동자를 가진 서양인의 눈동자가 점점 회색으로 흐려지는 데에서 유래됐다. 초·중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녹내장 환자 중 안압이 높은 사람이 많고 안압이 높을수록 악화속도가 빠르다. 안방수(aqueous humor, 眼房水) 생성과 배출 사이에 균형이 깨지면 안압이 상승하게 된다. 안방수 배출통로가 좁아지거나 막히면 안압이 오르고 망막에 있는 시신경유두(시신경섬유 수백만개가 모이는 곳)가 구부러지면서 손상된다.
안방수는 각막과 홍채 사이(전방), 홍채와 수정체 사이(후방)를 가득 채우고 있는 투명한 액체로 홍채 뒤쪽에 있는 모양체에서 생성된다. 배출은 각막과 홍채가 이루는 각(전방각)에 자리한 섬유주(纖維柱, trabecula) 및 쉴렘관, 포도막·공막 사이 등 두 가지 경로에서 이뤄진다.
 
가장 중요한 발병 위험인자로 고안압(21㎜Hg 이상)이 여겨지지만 전체 환자의 상당수는 안압이 높지 않은 정상안압녹내장으로 진단된다. 고안압증이라 해서 모두 녹내장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고안압 외에 다른 위험인자로는 말초혈액 순환장애, 가족력, 40대 이상 고령, 당뇨병, 고혈압, 근시 등이 있으며 구체적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인·일본인 등 북방계 아시아 개방각녹내장 환자 중에는 유전적 특성으로 정상안압녹내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서양인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정상안압녹내장 환자는 고안압녹내장 환자에 비해 시신경유두 출혈 빈도가 3배 이상 높고 말초혈액 순환장애가 흔하다.
 
녹내장은 크게 개방각녹내장, 폐쇄각녹내장, 선천녹내장, 이차성녹내장 등 4가지로 나뉜다.
개방각녹내장은 배출통로가 위치한 전방각이 열려 있어 안압이 정상(정상안압녹내장)이거나 서서히 오르므로 안압상승에 따른 증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전체 녹내장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폐쇄각녹내장은 전방각이 닫혀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게 특징이다.
선천녹내장은 선천적인 섬유주 부위 이상으로 신생아 또는 유아기에 안압과 안구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한다.
이차성녹내장은 당뇨망막병증, 포도막염, 백내장 등 다른 안구질환으로 발생한다. 원인질환의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박기호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가 2005년 ‘대한의사협회지’에 실은 ‘녹내장 약물치료’ 자료에 따르면 녹내장수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안압과 시야장애 사이 연관성을 분석한 6년간의 다기관 임상시험 결과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안압이 항상 18mmHg 미만으로 조절된 환자군은 시야장애가 악화되지 않았다. 이들 환자의 평균 안압은 12mmHg였다.
다른 임상결과 정상안압녹내장 환자 중 안압을 30% 낮춘 치료군은 5년간 병이 악화되지 않은 비율이 80%로 안압을 낮추지 않은 치료군의 40%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그러나 안압을 낮춘 치료군 중 병이 진행된 환자가 20% 있다는 사실은 안압 외에 다른 인자가 녹내장에 관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연구결과는 국제 의학저널인 ‘미국안과학회지’(Am J Ophthalmology) 2000년 및 1998년 10월에 게재됐다.

녹내장치료제로는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Prostaglandin Analogue, PGA), 베타차단제(Beta Blocker, BB), 알파2효능제(Alpha-2 Agonist, AA), 탄산탈수효소억제제(Carbonic Anhydrase Inhibitor, CAI) 등이 쓰인다. 점안액이 전신 부작용 우려가 있는 경구제보다 선호된다.

이들 약제 중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는 안압강하 효과가 강력하고 복약순응도가 높아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안구를 감싸는 포도막(홍채, 모양체, 맥락막을 통칭)과 공막으로 안방수 배출량을 늘려 안압을 기저안압 대비 25~30% 낮춘다. 하루에 한 번만 점안하면 된다. 다른 약제는 모두 안방수 성생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강하효과가 25% 이하이며 1일 2~3회 투여해야 한다.
     
라타노프로스트(latanoprost, 오리지널명 화이자의 ‘잘라탄’)는 199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은 최초의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 계열 녹내장치료제로 현재까지 국내외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 중에서도 내약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이밖에 비마토프로스트(bimatoprost, 오리지널명 앨러간의 ‘루미간’), 트라보프로스트(travoprost, 오리지널명 알콘의 ‘트라바탄’) 등이 출시돼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MS에 따르면 2015년 미국의 녹내장치료제 시장 점유율은 프로스타글란딘 유도체가 52%로 과반을, 복합제가 15%, 베타차단제가 13%, 알파2작용제가 10%, 탄산탈수효소억제제가 8%를 각각 차지했다. 프로스타글란딘 유도체 총 52% 중에서는 라타노프로스트가 35%, 비마토프로스트가 9%, 트라보프로스트가 8%를 점유했다.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는 점안 후 안압강하 효과가 비교적 늦게 나타나므로 자기 전 저녁에 투여하는 게 좋다. 베타차단제보다 결막충혈, 눈 자극감 등 부작용이 흔하다. 이밖에 눈주위, 속눈썹 등에 색소침착이 일어날 수 있다.
   
베타차단제는 안방수 생성을 억제해 안압을 기저치 대비 20~25% 낮춘다. 점안할 때 부작용이 적어 프로스타글란딘제제가 출시되기 전까지 1차치료제로 가장 많이 사용됐다. 대표 품목으로는 티몰롤(timolol, 오리지널명 미국 머크의 ‘티모프틱’), 베탁소롤(betaxolol, 오리지널명 알콘의 ‘베톱틱’), 레보부놀롤(levobunolol, 오리지널명 앨러간의 ‘베타간’), 카르테올롤(carteolol, 오리지널명 오츠카제약의 ‘미케란엘에이’) 등이 있다.

베타차단제는 천식 또는 중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 부정맥·심부전·고혈압 등 심장질환 환자에는 투여가 권장되지 않는다. 인슐린 등 혈당조절제를 복용 중인 당뇨병 환자는 저혈당에 빠져도 이 약으로 인해 증상을 못느낄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혈당을 확인해야 한다.

알파2작용제 역시 안방수 생성을 저해해 기저안압 대비 20~25% 감소시킨다. 아프라클로니딘(apraclonidine, 오리지널명 알콘의 ‘아이오피딘’), 브리모니딘(brimonidine, 앨러간의 ‘알파간피’) 등이 출시돼 있다. 브리모니딘은 안방수 생성을 억제하면서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와 같이 포도막·공막으로 배출량을 늘리는 이중 기전으로 작용한다.

알파2효능제는 어지러움, 졸음 등이 발생할 수 있어 투여 후 위험한 기계 조작이나 운전 등은 자제해야 한다. 알레르기 반응으로 충혈, 가려움, 눈물, 불편감, 이물감,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우울증, 심혈관질환, 신장기능 및 간기능 장애 등은 복용 전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탄산탈수효소억제제는 안압강하 효과가 15~20%로 비교적 낮아 안압을 추가로 떨어뜨릴 때 병용요법으로 많이 사용된다. 대표 성분으로는 브린졸라미드(brinzolamide, 오리지널명 알콘의 ‘아좁트’), 도르졸라미드(dorzolamide, 대표약품명 산텐제약의 ‘투루솝’) 등이 있다.

탄산탈수효소억제제 부작용으로는 시야흐림, 눈 자극감, 쓴 맛 등 미각이상이 보고된다. 알레르기 반응으로 눈에 충혈, 가려움, 눈물, 불편감, 이물감,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중증 신기능장애 환자, 설폰아마이드(sulphanilamide) 성분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환자 등에 투여할 수 없다.

복합제는 단일제 투여로 안압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을 때 처방한다. 대표 품목으로는 베타차단제인 티몰롤에 다른 기전의 성분을 조합한 라타노프로스트+티몰롤(latanoprost+timolol, 대표약품명 화이자의 ‘잘라콤’), 비마토프로스트+티몰롤(bimatoprost+timolol, 대표약품명 앨러간의 ‘간포트’), 도르졸라미드+티몰롤(timolol+dorzolamide, 대표약품명 산텐제약의 ‘코솝’) 등이 있다. 티몰롤에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를 추가한 잘라콤과 간포트는 1일 1회, 티몰롤과 탄산탈수소효소억제제가 결합한 코솝은 1일 2회 투여한다. 

안압강하제 외에 안압을 떨어뜨리지 않고도 시신경을 보호하거나 말초혈액순환을 개선하는 등 새로운 기전으로 작용하는 신약개발은 전세계적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학계에 따르면 치매치료제로 사용되는 NMDA(N-methyl-D-aspartate, N-메틸-D-아스파르트산)수용체 차단제 계열 메만틴(memantine), 안압강하제 중 베탁소롤과 브린졸라미드 등은 동물실험에서 시신경 보호효과를 확인한 데 그쳤다. 은행잎추출물(Ginkgo Biloba Extract, GBE)은 말초혈액순환 개선 및 항산화 효과가 알려져 있지만 녹내장 치료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한 여러 건의 임상연구에서 결과가 상반되게 나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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