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에 거주하는 김모 씨(66·여)는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아픈 사람들을 살뜰히 보살피고 챙겨왔다. 착한 성품 탓에 어디든 달려가 도움의 손길을 줬지만 정작 자신에게도 말못할 고민이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양쪽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더니 다리 모양까지 심하게 ‘O자형’으로 휘어 제대로 걷기가 힘들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환자를 돌보느라 무릎이 혹사당해 통증이 점차 심해졌다.
유일한 치료법인 인공관절수술을 받고 싶어도 양쪽 무릎에 600만~700만원에 달하는 수술비가 부담스러웠다. 일을 쉬고 2~3주간 입원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로 인해 수술을 미루고 진통제를 복용하며 무릎통증을 참고 또 참았다. 운동을 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오전엔 수영장에서 수중 걷기운동을 하고, 오후에 요양보호사 일을 했지만 통증은 일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해지기만 했다.
그러던 중 지인으로부터 노인의료나눔재단이 시행하는 ‘저소득층 무릎 인공관절수술비 지원사업’을 전해들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재단에 신청했고 다행히 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지난해 11월 재단 공식 지정병원인 강남 연세사랑병원을 찾았다.
김 씨는 허동범 강남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진료부장을 만나 X-레이검사, 문진, 촉진 등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연골이 모두 닳았고 O자형 다리변형이 심한 퇴행성관절염 말기 상태였다. 다행히 병원과 노인의료나눔재단의 지원을 받아 3D 맞춤형 인공관절수술을 받았고 성공적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허동범 진료부장은 “양쪽 무릎 맞춤형 인공관절수술 후 통증이 줄고 다리 모양이 일자로 교정됐다”며 “지속적인 운동과 꾸준한 관리를 실천하면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치료법은 가상 수술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술계획을 세우고, 3D프린터로 환자 무릎에 맞는 수술도구를 제작해 수술에 적용한다. 병원 측은 지속적으로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연구해 국내 최초로 자체 3D 맞춤형 수술도구(Patient Specific Instrument, PSI) 및 설계기술을 개발, 현재 두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김 씨는 수술 후 약 2개월이 지난 현재 고정식자전거도 타고, 걷기운동을 꾸준히 실시하며 양쪽 무릎을 관리하고 있다. 불과 2개월 전만 해도 O자형으로 휘었던 다리가 일자로 교정된 것을 보자 기분도 좋아졌다. 시간이 지나 무릎이 더 좋아지면 봄에 벚꽃 구경을 가고 싶다는 새해 소망도 밝혔다. 그는 “그동안 양쪽 무릎이 아프고 살기 바쁘다보니 어디에 놀러 가본 적이 없다”며 “올해는 열심히 운동하고 관리해서 예쁜 꽃도 보러다니면서 행복한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