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며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전기자극만으로 연골재생(분화)을 유도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권혁준 을지대 물리치료학과 교수와 천홍구 고려대 바이오의공학과 교수팀은 외부 성장인자를 전혀 투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기자극만으로 연골재생을 유도하는 기술을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Electrical stimulation drives chondrogenesis of mesenchymal stem cells in the absence of exogenous growth factors’라는 제목으로 게재했다고 2일 밝혔다.
연골이 닳아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퇴행성관절염은 약물, 물리치료, 수술 등으로 치료한다. 약물이나 물리치료는 통증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킬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수술도 연골조직을 원래 상태로 회복시키지 못하고, 인공관절은 시간이 지나면서 마모돼 재수술이 필요하다.
근본적 치료는 손상된 연골조직을 재생시키는 것뿐이다. 최근 줄기세포나 연골세포에 유전자를 도입하거나 성장인자를 투여해 연골조직을 재생시키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지만 부작용 위험이 높고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게 단점이다.
2012년 권 교수는 생체내 에너지이자 신호전달물질인 아데노신삼인산(ATP, adenosine triphosphate)과 칼슘이 일정한 리듬을 타면서 연골 형성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학계에 처음 보고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기자극만을 이용해 줄기세포 내에 ATP와 칼슘 리듬을 유도하면 줄기세포가 연골세포로 분화하는 것을 증명했다.
권 교수는 “전기자극 기반의 연골재생기술을 활용하면 저비용·고효율로 연골세포의 대량생산이 가능해 연골재생 및 물리치료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고령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저렴하고 안전한 연골재생치료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권 교수팀은 전기자극으로 형성된 연골조직을 동물에 이식해 연골손상 치료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