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북목증후군 악화되며 유발 … 경추·흉추 주변으로 지방 쌓여 버섯처럼 솟아
직장인 김모 씨(32·여)는 최근 목덜미 아래에 뭔가 툭 하고 만져지는 게 느껴졌다. 특별한 통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후로 신경이 쓰인다. 가족에게 부탁해 자신의 옆모습을 찍어봤더니 의외로 목 아래에 뭉친 듯 올라온 부위가 눈에 띄였다. 컴퓨터단층촬영(CT)을 찍어도 별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선천적’이라고 하기엔 과거 사진과 비교됐다. 그러던 중 헬스 트레이너로부터 ‘버섯증후군’인 듯 하다는 이야길 들었다.
버섯증후군은 정식 의학 용어는 아니다. 대개 거북목증후군이 악화되면서 같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경추·흉추가 변형되면서 변형 부위에 지방이 쌓여 혹이 되는 증상을 통칭한다. 뒷목 아래의 목뼈가 꺾이며 튀어 나온 듯이 보이는 게 특징이다.
경추와 흉추의 경계부위인 경추6~흉추1번 부위가 두툼해지며 마치 거북이 등처럼 부풀어오른 모양새를 띤다. 미국 등 서양에서는 이를 ‘귀부인의 혹’(Dowager‘s hump)으로 부르기도 한다. 대개 나이가 들거나 몸집이 좋은 여성에서 흔히 발견됐기 때문에 이같은 이름이 붙은 것으로 유추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젊은 사람에서도 적잖이 나타나고 있다. 이밖에 유전적 요소, 골다공증 등이 원인이 돼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은 주로 거북목증후군이 오래 방치되며 악화돼 목덜미 뒷편으로 지방이 침착돼 버섯처럼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것이다. 원인의 대부분은 상부교차증후군(Upper crossed syndrom)이라 불리는 체형불균형이다. 만져보면 약간 탄력이 있는 단단함 정도가 느껴진다. 악화되면 피부까지 굳어 튀어오른 부위가 딱딱해져 거뭇하게 피부색이 변색되기도 한다.
버섯증후군은 상지 무력감, 어깨 무거움, 경추 움직임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뒷목이 항상 뻐근하고 목을 신전시키는 게 힘들어진다. 옷을 입어도 맵시가 나지 않고 구부정한 상체와 통증을 동반하므로 신체 기능과 외모적 측면을 모두 저하시킨다.
버섯증후군이 생기는 대표적인 원인은 머리를 앞으로 빼는 경추의 과신전 자세가 오래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는 자세들이 포함된다. 이럴 경우 근육이 경직되고 결국 근골격계의 구조적인 부조화를 초래하게 된다.
이들 증상을 개선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기본적인 것이지만, 몸에 밴 습관을 쉽게 바꿀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귀가 어깨선과 일직선일 때를 가장 이상적인 자세로 보는 만큼 틈날 때마다 거울을 보며 고개를 뒤로 당겨 일직선에 놓일 수 있도록 자세를 유지한다.
버섯증후군을 한번에 없애는 치료법은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증상이 발현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목에 작용하는 부하를 줄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이미 목 뒤에 증상이 튀어나왔다면 해당 부위를 제거하는 치료법보다 긴장되고 짧아진 가슴근육과 어깨 부위의 근육을 스트레칭해 자연스럽게 사그라들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자세교정, 근력강화운동, 유연성 훈련, 마사지테라피 등을 꾸준히 하는 게 효과적이다.
평소 약간 숨이 가쁜 정도의 운동을 통해 호흡 시 사용되는 근육들의 움직임이 생길 수 있도록 한다면 전신의 다른 근육도 활성화돼 활동성이 생겨 버섯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다. 추동우 바른몸청담한의원 원장은 “등근육 운동을 시행해 인위적으로 상부 근육 움직임을 늘여주는 것도 좋다”며 “전반적인 체형 정렬을 위해 플랭크(plank), 스쿼트(squat) 등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는 등 교차신전 개선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단,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고 전문가에게 제대로 운동을 배워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평소 목과 어깨 주변 근육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스트레칭을 생활화할 필요도 있다. 상체와 흉곽이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호흡을 크게 해 인위적으로 횡경막의 움직임을 활성화시켜준다. 부상이나 질환이 아닌 만큼 통증을 제거하는 치료이다보니 한의원을 찾아 필요에 따라 침치료, 부항치료 등을 병행하는 경우도 적잖다. 마사지를 받기 부담되는 사람은 폼롤러로 튀어나온 부위를 자극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같은 노력이 6~12개월 지속되면 가시적인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교정운동은 온몸을 벽에 붙이는 스트레칭이다. 일명 ‘마네킹 자세’로 불리는 이 운동은 간단해보이지만 의외로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우선 벽에 기대어 서서 온몸을 벽에 붙인다는 느낌으로 발꿈치, 허리, 어깨 양 끝단, 목뒷덜미를 벽에 붙이는 것이다. 뒷덜미가 실제로 벽에 붙지는 못하지만 턱을 집어넣고 어깨 양 끝을 벽에 붙여 매일 5~10분간 자세를 유지하면 된다.
처음 수행하는 사람은 온몸이 당기고 아프지만, 1주일쯤 지속되면 금방 익숙해지고 내 몸이 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자세교정에 널리 쓰이는 스트레칭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