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작은 키를 두고 서로 네 탓이라며 싸우는 부부가 많은데 키 성장의 유전적 요인은 23%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바른 습관 들이기와 효율적인 치료전략이 중요하다.
잠자기 전 과식은 혈당을 높여 성장호르몬 분비를 방해한다. 손·발바닥을 가볍게 두드리거나 주물러주는 경혈지압법은 혈액순환과 팔·다리뼈 성장에 도움된다. 성조숙증 검사는 만 5세 전후로 받으면 좋다.
나동규 한의원 원장(한의학 박사)가 아이의 키 성장에 필요한 식이요법, 운동법, 한방치료법 등을 총망라한 키 성장 지침서 ‘키 작은 아이, 유전보다 노력으로 크게 키운다’를 출간했다. 그는 국내 한의학계서 선도적으로 키 성장 관련 연구와 치료를 시작해 1996년에 ‘성장탕’, 2000년엔 성장보조식품인 ‘시월드’를 개발했다. 2000~2001년엔 ‘성장 발육의 올바른 이해와 생활’을 주제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새너제이·워싱턴·댈러스 등에서 순회강연을 했다.
이 책은 △키 성장의 요인과 속설 △키가 크지 않는 원인과 관련 질병 △키가 더 크는 올바른 생활습관 △키를 키우는 체조법과 경혈지압법 △한의학 성장클리닉 △자녀 성장에 꼭 필요한 영양소 △키 큰 아이를 바라는 어머니들에 대한 조언 등 8개 챕터로 나눠 구성됐다. 챕터 사이에 저자가 진료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서술한 ‘키톡’을 삽입해 가독성과 이해도를 높였다.
저자에 따르면 만 5세가 넘으면 성장판의 남은 정도, 골 연령, 평균 신장과 차아, 최근 3~4년간 성장 정도를 바탕으로 아이가 성인이 된 뒤 최종 키를 비교적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현재 키가 작아도 골 연령이 어리면 나중에 키가 클 수 있다. 반대로 골 연령이 많으면 성장이 일찍 멈춘다. 또 검사 결과 성장판이 좁아지고 있다면 키가 많이 자라봤자 5㎝를 넘지 못한다.
콩나물을 많이 먹으면 키가 큰다는 말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다. 콩나물은 채소 중에서도 단백질 함량이 많아 키 성장에 도움된다. 고기처럼 살이 찌거나 성호르몬 분비 시기를 앞당겨 키 성장을 멈추게 할 염려도 없다.
우유는 한국인 중에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사람이 많다. 찬 우유를 먹은 뒤 설사하거나 소화를 잘 하지 못하는 아이는 미역 같은 해조류, 뼈째 먹는 생선 등으로 칼슘 섭취를 대체하면 된다. 우유가 잘 맞더라도 하루에 500㎖ 정도만 마시는 게 좋다.
사춘기의 지나친 자위행위는 키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 자위행위 시 나오는 정액은 뼈와 구성 성분이 같다. 정액이 많이 배출되면 뼈 성장이 방해를 받고 대신 성호르몬 분비는 활성화돼 키가 덜 자랄 수 있다.
부모·형제·할아버지 등 직계가족 중 키가 일찍 커서 성장이 조기엔 멈추는 사람이 있거나, 키에 비해 몸무게가 많이 나가거나, 아토피피부염·천식·비염 등을 심하게 앓아 장기간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한 아이는 만 5세가 지난 뒤 바로 성조숙증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수영, 줄넘기, 배드민턴, 가벼운 달리기, 철봉 등 운동을 1주일에 3~4회 한 시간씩 해주면 키 성장에 도움된다. 운동이 부담스럽다면 양팔 뻗어 몸통 올리기, 옆구리 늘이기, 상체 뒤로 젖히기, 무릎 감싼 채 당기기, 발목 잡고 다리 뒤로 올리기 등 성장체조만 꾸준히 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이가 또래보다 키가 작거나, 성장검사 결과 최종키가 또래보다 많이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성장치료를 받는 게 좋다. 검사 결과 이상이 있다면 성장판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즉 남자아이는 16세 이전, 여자아이는 14세 이전에 성장탕·뜸·추나요법·체질요법 등을 받도록 한다.
오가피·홍화·우슬 등 한약재를 달여 하루 2~3번 너무 진하지 않게 차로 마시면 키 성장에 도움된다. 녹용과 토사자도 성장 발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과량 섭취할 경우 성호르몬 분비가 촉진돼 성장이 빨리 멈출 수 있다.
저자는 “만 5세 이후 어리면 어릴수록, 크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키는 클 수 있다”며 “20여년의 임상 연구 및 치료 경험을 담은 이 책이 자녀의 작은 키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님들에게 올바른 키 성장 정보를 전달하는 지침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물병자리, 나동규 지음, 267페이지, 1만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