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미국 IBM의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실제 의료현장에 활용한 가천대 길병원 ‘IBM 왓슨 인공지능암센터’가 오는 5일 첫 진료를 시작한다.

길병원 본관 1층에 자리한 센터는 왓슨 전용 라운지, 다학제 진료실, 코디네이터실 등으로 구성된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미래지향적이면서 편안한 실내 인테리어로 꾸몄다. 센터 내 모든 모니터와 조명 등을 중앙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중앙제어시스템도 갖췄다.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왓슨을 기반으로 총 8개 전문 진료과 30여명의 전문의, 왓슨 전문 코디네이터가 근무한다. 병리과, 내과, 핵의학과, 영상의학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환자 진료를 위해 협진한다.

왓슨은 환자 정보가 입력되면 성별, 나이, 진단명, 검사결과 등을 토대로 환자 상태를 면밀히 분석한다. 이어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암치료가이드,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캐터링병원(MSKCC) 전문지식 데이터 등을 포함한 방대한 문헌 속에서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옵션을 선정한다.

또 만성질환, 기저질환, 약물 또는 치료 금기 사유, 약품정보 등을 토대로 치료볍의 명백한 근거를 확인하는 재검증 절차를 거친다. 이어 왓슨만의 특수한 알고리즘을 이용해 치료 옵션의 점수를 매기고 순위를 결정하게 된다. 모든 과정이 불과 몇 분 안에 모두 이뤄진다.

왓슨은 2012년 미국 최고의 암 전문병원인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병원(MSKCC)에서 일종의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하며 암  진료 및 치료법을 터득했으며 현재도 교육을 받고 있다. 선진 의료기관의 자체 제작 문헌, 290종의 의학저널, 200종의 교과서, 1200만쪽에 달하는 전문자료를 학습했다. 이를 통해 정확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져 내년이면 전체 암의 약 85%를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왓슨암센터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전화로 진료예약을 하면 된다. 이후 전문 코디네이터와 상담 후 담당 주치의가 정해지면 당일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진료 후 담당 주치의가 왓슨 포 온콜로지에 환자정보를 입력하면 적합한 치료법과 임상근거가 함께 제안된다. 주치의는 이렇게 모아진 정보와 다른 진료과 전문의들의 의견을 종합해 최상의 치료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치료는 길병원 암센터에서 이뤄지며, 환자가 원할 경우 MSKCC에 진료를 의뢰할 수 있다.

백정흠 길병원 인공지능기반 정밀의료추진단 기획실장(외과 교수)은 “실제 임상에 왓슨을 적용한 결과 의료진이 예상한 것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등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여줬다”며 “왓슨은 상당히 정확하고, 빠르며, 의료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췄기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언 길병원 인공지능기반 정밀의료추진단장(신경외과 교수)은 “암에 걸린 환자는 진단이 확실한가, 내가 받은 치료법은 가장 좋은 방법일까라는 의문을 갖는다”며 “왓슨암센터를 이용하면 불필요한 검사 남용 예방, 진단 오류 최소화, 최적의 처방, 진료비용 감소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