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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우울증치료제 ‘프리스틱’ vs ‘브린텔릭스’ vs ‘밸덕산’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6-11-24 14:42:31
  • 수정 2016-11-28 14: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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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스틱, SNRI ‘이팩사’ 활성대사물 … 효과 동등, 부작용 위험 낮춰
브린텔릭스, 다양한 기전으로 세로토닌 활성 조절 … 인지기능장애 개선 입증
밸덕산, 멜라토닌·세로토닌수용체 다중 기전 … 성기능 이상반응 드물어


최근 출시된 새로운 항우울제인 한국화이자의 ‘프리스틱’(이하 성분명 데스벤라팍신, desvenlafaxine), 한국룬드벡의 ‘브린텔릭스’(볼티옥세틴, vortioxetine), 한국세르비에의 ‘밸덕산’(아고멜라틴, agomelatine) 등은 기존 치료제 대비 효능과 부작용을 개선한 약으로 평가받는다.

의약 전문가들은 이들 세 약이 완전관해율과 복약순응도가 낮은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일부 극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환자의 경우 우울증 치료를 조기에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 절반 이상이 재발 우울삽화(depressive episode, 삽화란 정신질환의 전형적인 주요증상을 의미)를 경험하고 있으며 전체 환자의 10~20%는 증상이 만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완전관해는 증상의 완전한 소실이 2개월 이상 유지되는 상태를 뜻한다. 새로운 치료제를 중심으로 항우울제에 대해 알아본다.

우울증은 뇌의 신경섬유 사이(시냅스)를 연결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세로토닌·도파민 등이 부족하면 나타난다. 항우울제는 자극에 의해 방출된 신경전달물질이 뇌의 신경섬유로 재흡수돼 감소하는 것을 막는다.

지난해 국내 우울증 환자수는 60만명으로 2011년 약 53만명 대비 약 13% 늘면서 항우울제 시장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IMS헬스의 자료 기준 2014년 국내 우울증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500억원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와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 억제제(SNRI)가 주로 처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SSRI 처방량이 SNRI보다 많지만 해외에선 SNRI가 더 선호된다. SNRI는 세로토닌과 노르아드레날린 등 두 가지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를 차단하는 이중 기전으로 증상이 심한 환자에서  세로토닌 재흡수 과정만 억제하는 단일 기전의 SSRI보다 치료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울증치료제는 급성기 우울증 치료 시 약 2~3주간 최소 유효용량을 유지한 후 환자의 치료반응인 내약성에 기반해 용량을 서서히 증가시킨다. 6주간 항우울제를 투여해도 효과가 미미하면 약물 변경 또는 추가를 고려한다. SSRI 등 1차 선택약제로 치료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확률은 약 50%다. 재발을 방지하려면 급성기 이후 평균 6~9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재발 가능성이 높은 환자는 1~2년 이상의 유지치료가 필요하다.

1958년에 최초로 개발된 1세대 항우울제인 삼환계 항우울제(TCA)는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과 일부 도파민의 재흡수 과정을 차단해 증상을 치료한다. TCA제제는 분자구조적으로 세 개의 고리를 갖고 있다. 다만 무스카린성 아세틸콜린·H1히스타민·알파-아드레날린 수용체도 억제해 항콜린성 부작용인 변비, 입마름, 시야혼탁, 배뇨곤란 등이 흔히 발생하므로 SSRI나 SNRI 치료에 실패했을 때 2차적으로 처방된다. TCA제제로는 동화약품의 ‘에트라빌’(성분명 amitriptyline, 아미트리프틸린), 명인제약의 ‘그로민’(성분명 클로미프라민, clomipramine) 등이 사용되고 있다.

SSRI는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의 재흡수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선택적으로 세로토닌(5-HT)수용체의 재흡수 과정을 억제한다. TCA보다 부작용 위험이 대폭 개선됐으나 단일 기전의 약으로 TCA보다 항우울 효과는 미흡하다. 또 무스카린성 아세틸콜린·히스타민·알파1-아드레날린 수용체를 차단하지 않는다. 경련 발생을 증가시키지 않고 심전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간질이나 심전도장애가 있는 환자도 복용할 수 있다.
흔한 부작용으로 오심, 구토, 초조, 수면장애, 성기능장애, 두통 등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약으로 한국릴리의 ‘푸로작’(성분명 플로옥세틴, fluoxetine), 한국화이자의 ‘졸로푸트’(설트랄린, sertraline), JW중외제약의 ‘듀미록스’(플루복사민, fluvoxamine), CJ헬스케어의 ‘렉슬러’(에스시탈로프람, escitalopram) 등이 있다. 푸로작, 듀미록스 등은 강력한 간 대사효소 억제제로 이들 약과 병용하는 약물의 혈중 농도를 높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SNRI는 선택적으로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린의 재흡수에만 작용하는 이중 기전의 항우울제로 TCA의 부작용 위험과 SSRI의 효과가 약한 단점이 개선됐다. 대표적인 품목으로 한국화이자의 ‘이팩사’(벤라팍신, venlafaxine), 한국릴리의 ‘심발타’(둘록세틴, duloxetine), 부광약품의 ‘익셀’(밀나시프란, milnacipran) 등이 있다.
이들 약은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린을 각각 재흡수하는 선택성 정도에 차이가 난다. 이팩사는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 작용이 노르에피네프린보다 30배 이상, 심발타는 10배 정도, 익셀은 약간 크다. 이팩사는 우울증 외 다른 적응증으로 범불안장애, 사회공포증, 공황장애 등을 갖고 있다. 심발타는 당뇨병성 신경통증에, 익셀은 신경근육통에도 효과적이다.

최병철 약학정보원 학술자문위원은 “이팩사는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 관련 주요 부작용으로 오심, 성기능장애, 금단증상, 혈압상승 등이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팩사와 효과가 유사한 심발타는 혈압상승 부작용이 없는 게 장점이나 오심과 어지러움증이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익셀이 약물순응도 측면에선 우수하다”고 평했다.

프리스틱 성분은 벤라팍신의 활성 대사물질인 데스벤라팍신으로 8주간 실시한 9개의 임상시험 결과 기존 SNRI 계열 약제 대비 동등한 효능을 보였으며 오심·구토 등의 부작용 발생률은 위약과 유사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SSRI에서 나타나는 성기능 이상반응 발생빈도는 5% 미만이었으며 혈당 및 체중 증가 등으로 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위약과 비슷했다.

SNRI와 SSRI 중 유일하게 간효소인 사이토크롬(CYP)2D6에 의해 대사되거나 억제되지 않아 기존 항우울제에 비해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적다. 사이토크롬2D6에서 대사를 거치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유방암치료제인 ‘놀바덱스’(타목시펜, tamoxifen), 베타차단제 계열의 고혈압약인 ‘대웅아테놀롤’(아테놀롤, atenolol), 중증 통증 치료제인 유한양행의 ‘트리돌’(트라마돌, tramadol) 등과 병용할 경우 안전성이 기존 치료제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인다. 

홍진표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프리스틱은 적정용량을 투약하는 적정(일정 유효 혈중약물농도 이상으로 올리기 위해 서서히 증량하는 과정, 滴定, titration) 과정이 쉽고 효과는 이펙사와 대등하면서도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중단율이 위약 수준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프리스틱은 50㎎과 100㎎ 서방정 두 가지 용량으로 지난해 3월 출시됐다. 프리스틱 50㎎과 100㎎의 정당 급여가는 1010원, 1260원이다. 1일 권장 복용량은 50㎎ 1정으로 음식물 섭취와 관계 없이 일정한 시간에 투여한다. 의료진의 임상적 판단에 따라 최대 200㎎까지 늘릴 수 있다. 치료를 중단할 경우 금단증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투여량을 점차적으로 줄인다.
또 SNRI을 복용하면 혈압·심박수가 상승한다는 보고가 있어 고혈압 및 심질환자에겐 신중하게 투여한다. TCA 약물과 비슷한 시기에 개발된 1세대 항우울제인 단가아민(MAO)억제제와 같이 복용할 경우 세로토닌증후군 위험이 높아져 병용 투여하지 않는다. 한국메나리니의 ‘오로릭스’(모클로베미드, moclobemide) 등 MAO억제제는 투여 중단 후 최소 14일이 경과돼야 프리스틱을 투여할 수 있다.  

브린텔릭스는 기존 항우울제와 달리 세로토닌 활성에 다중적으로 관여한다. 최 위원의 ‘항우울제의 이노베이션, 브린텔릭스’ 신약평론 보고서에 따르면 이 약은 동물실험에서 5-HT3·5-HT7·5-HT1D 등 세로토닌수용체 길항제, 5-HT1B수용체 부분 효능제, 5-HT1A수용체 효능제로 작용하며 세로토닌(5-HT) 수송체를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히스타민, 아세틸콜린, 감마아미노낙산(가바, GABA), 글루탐산 등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의 조절에 관여한다.
기존 SSRI 제제가 세로토닌과 함께 GABA의 작용을 증진시켜 글루탐산의 활성을 저해하고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인지기능을 저하하는 기전과 상반되게 작용하는 것이다.

브린텔릭스는 주요우울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8주간의 임상시험에서 인지기능을 위약 대비 유의하게 향상시켰다. 이들 환자의 인지기능장애 개선 효과를 임상에서 입증한 항우울제가 없어 눈에 띄는 장점이다.
임상연구 결과 몽고메리-아스베리 우울증 평가지수(MADRS)의 총 점수가 30점 이상인 중등도~중증 환자와 불안증이 심한 환자, 기존 SSRI 또는 SNRI에 반응하지 않았던 환자 등에서 유효성을 나타냈다. MADRS가 10점 이하일 때를 관해로 정의한다. 안전성과 약물순응도가 높아 고혈압 등 심혈관계 부작용을 우려해야 하는 노인 환자에 우선적으로 처방이 고려될 수 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우울증 환자 중 MADRS가 30점 이상으로 증상이 심각한 108명에 브린텔릭스 5㎎, 99명에 브린텔릭스 10㎎을 6주 동안 각각 하루 1정씩 투여한 임상시험 ‘NCT00839423’ 결과 관해에 도달한 환자비율(관해율)은 48.1% 및 48.5%로 확인됐다. 기저치 대비 MADRS 점수가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치료반응률)은 67.6% 및 68.7%였다. MADRS가 30점 이상인 미국 환자 292명에 6주간 브린텔릭스 5㎎를 하루 1정 투여한 임상 ‘NCT00672958’ 연구에선 관해율이 29.1%, 치료반응률이 47.6%였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보다 치료 성과가 낮았으나 위약 대비 유의한 증상 개선 효과는 입증됐다.  

브린텔릭스는 지난해 11월 5㎎, 10㎎, 15㎎, 20㎎ 네 가지 용량으로 출시됐다. 정당 급여가는 472원, 709원, 886원, 1063원이다. 하루 권장 복용량은 10㎎ 1정이나 고령 환자의 초기 용량은 5㎎이다. 환자의 반응에 따라 1일 최대 20㎎까지 증량할 수 있다. 기존 약과 달리 약물을 갑작스럽게 끊어도 금단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점진적으로 용량을 감량할 필요 없이 즉시 중단할 수 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구역으로 남성보다 여성 환자에서 자주 발생했다.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미하거나 중등도로 투약을 시작한 후 2주 이내에 일시적으로 나타나 치료 중단을 유발하지 않았다. 간의 대사효소인 사이토크롬P450을 강력히 저해하는 프로작,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금연보조제 ‘웰부트린’(부프로피온, bupropion) 및 SSRI 계열 항우울제 ‘팍실’(파록세틴, paroxetine) 등과 병용할 경우 약물간의 상호작용으로 브린텔릭스의 용량을 줄여 투여한다.

밸덕산은 MT1 및 MT2 멜라노틴수용체 효능제인 동시에 5-HT2C 세로토닌수용체에 길항적으로 작용한다. 두 가지 기전이 결합돼 우울감, 불안감을 효과적으로 개선한다. 기존 약에 비해 구토·어지럼증·두통·설사 등 부작용이 경미하며, 성기능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8주간 치료한 임상연구에서 밸덕산은 치료반응률이 위약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해밀튼 우울증 평가지수(HAM-D)의 총점을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시켰다. HAM-D가 7점 이하일 때 관해로 정의한다.

밸덕산은 중증의 주요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SSRI인 푸로작, 졸로푸트 대비 유의한 증상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메타분석한 결과 SSRI나 SNRI제제와 비교해 단기 효과 측면에서 비열등성이 입증됐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 일시적인 구역과 어지러움이 보고됐나 치료 중단을 유발하지는 않았다. 또 기존 약과 달리 약물을 갑작스럽게 끊어도 금단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점진적으로 용량을 감량할 필요 없이 즉시 중단할 수 있다.

이 약은 1일 1회 25㎎ 1정을 취침 시에 투여하는 용법으로 2014년 말에 출시됐다. 2주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하루 투여량을 50㎎로 늘릴 수 있다. 지난해 6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밸덕산은 대체약과 비교해 효과가 유사하나 가격이 비싸 경제적이지 않으므로 비급여로 판정했다”며 “제약사가 대체약의 가중평균가로 환산된 금액 이하를 수용할 경우 급여의 적정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간장애 환자, 간의 효소인 시토크롬1A2를 강력히 저해하는 듀미록스나 일동제약의 감염증치료제인 ‘싸이신’(시프로플록사신, ciprofloxacin) 등을 복용하는 환자, 유당(갈락토오스) 불내성 환자 등에는 투약할 수 없다. 최근 현대약품에 이어 한국파마가 밸덕산의 제네릭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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