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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지 ‘림프부종에 치료’에 뛰어든 韓 의사에 “한국行 비행기표 끊을래요”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6-11-23 17:24:54
  • 수정 2016-11-24 17: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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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영기 연세에스병원장, 선진국서 해결 못한 중동 환자에 실질적 부종 감소 및 외형개선 효과

“조심히 돌아가세요. 수술받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앞으로는 웃는 일만 있길 기원합니다.”
지난 5일 심영기 연세에스병원장이 림프부종 치료를 무사히 마친 사우디아라비아 청년 자인 리팟 군(19)을 환송하는 음악회를 열며 안녕을 기원했다.
 
리팟 군은 6년 전부터 다리가 부어오르기 시작해 힘든 사춘기를 보내온 림프부종 환자다. 그는 “수술이 끝나고 무거웠던 다리가 가벼워져 원하던 청바지도 마음껏 입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여러 병원을 다녀봤지만 처음 제대로 된 치료를 심 원장님으로부터 받게 돼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림프부종’을 고치기 위해 세계 환자들이 모여드는 곳은 의외로 한국이다. 오로지 심영기 연세에스병원장에게 진료받기 위해 비행기 티켓을 끊는다. 심 병원장은 치료 불모지에 있던 ‘림프부종’에 대한 실질적인 치료대안을 제시한 인물이다. 활발한 학회 연구 활동은 물론 SNS를 통한 세계 환자들과 소통으로 불모지의 고통을 덜어주고 있다.

림프부종은 림프관이 막히거나 림프 기능부전으로 신체 일부가 심하게 부어오르는 질환이다. 환자들은 ‘겪어보지 않는 사람은 모른다’고 토로한다. 다리에 부종이 생긴 환자는 신발을 짝짝이로 구입해야 하거나, 한쪽 다리가 너무 커져 지팡이 없이는 걷는 데 지장이 생기거나, 옷을 입는 데 불편함을 겪는 것은 물론 외적 변화로 우울증까지 이어지는 게 대부분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되며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선진국에서조차 불치병으로 여긴다.

림프부종은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거나, 후천적으로 나타난다. 후천적인 경우는 대개 암수술 후 림프관이 손상되며 유발된다. 자궁암수술 후 다리가, 유방암수술 후 팔이 부어오르는 게 흔하다.

선진국에서조차 마사지나 테이핑 정도를 처방하는 수준이지만 심영기 원장은 자신만의 치료법인 림프배액법과 림프흡입복합수술로 환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시술 후 모든 환자에서 부종이 80~120% 감소하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제12차 림프부종네트워크(National Lymphedema Network)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최신치료법으로 103명의 환자를 치료하고, 이 중 완치된 사람이 두 명이나 된다는 임상결과를 발표해 학계의 눈길을 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선진국 의사는 동양인이 소개하는 림프부종 치료법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치료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해주는 의사나 환자가 규합하면서 일종의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에는 ‘심 원장을 주치의로 하는 림프부종 환우회’도 생겼다.

올해 심 원장을 보고 내원해 언론에 소개된 외국인 환자만 해도 3명이다. 리팟 군뿐만 아니라 미국 캔자스의 로지앤 레인워터 스미스 여사(54), 미국 시카고에서 내원한 게일 웨슬리 섀넌 여사(49) 등이다.

올해 연세에스병원에 내원한 외국인 환자 3명은 모두 오랜 기간 원인을 알 수 없는 림프부종과의 싸움에 지쳤으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국행을 택하게 됐다. 로지앤 여사의 경우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펀드미’ 등 소셜네트워크의 힘을 빌리며 응원받기도 했다.

다른 의사들이 고치지 못했던 림프부종이 심 원장의 수술법으로 개선되자 이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며 기뻐했다. 로지앤 여사는 35년 이상 고통받아왔으며, 섀넌 여사는 자궁암수술 후 림프부종이 발생해 체중이 142㎏까지 불어났고, 리팟 군은 부어오른 다리 때문에 학교생활이 위축되며 매일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들 환자는 수술 후 과정을 자신의 SNS에 기록하고, 이를 통해 다시 입소문을 타며 더많은 외국인 환자들이 심 원장을 찾아오는 계기를 열어주고 있다.

심영기 원장은 기존 △림프흡입술 △지방흡입술 △미세림프수술 △줄기세포치료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질환을 개선한다. 터질 듯 부푼 환부를 줄이고, 다시 림프액이 고이지 않게 하며, 림프관을 재생시켜 본래 자신의 팔다리와 비슷한 모양으로 되돌리는 게 수술의 요체다.

그는 “림프부종 환자를 접한 초기에는 림프절 미세수술의 대가인 프랑스의 코린 베커 교수로부터 술기를 배우기도 했지만 기대했던 결과에 미치지 못해 계속 연구에 나서게 됐다”며 “실질적으로 증상을 개선하고 나아가 재발하지 않도록 완벽한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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