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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의 배신 … 연기로 흡입하면 유독물질된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11-22 16:31:55
  • 수정 2020-09-13 16: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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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금지 ‘피우는 비타민’, 여전히 온·오프라인서 인기 … 전문가들 “안전성·효능 근거 無”

비타민에 열을 가하면 분자 구조가 변하면서 원래 기능이 사라지거나 해로운 유독물질로 바뀔 가능성도 존재한다.

최근 청소년 흡연 조장 논란을 일으켰던 ‘피우는 비타민’이 정부의 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용되고 있다. 지난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가 필요한 의약외품으로 지정되면서 판매가 사실상 중단됐으나 일부 사용자나 청소년들은 의약외품 지정 전 제품을 사재기를 해놓고 인터넷카페 또는 오프라인을 통해 판매하거나 현재까지 사용을 지속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블로그 등엔 관련 제품의 구입경로나 후기를 묻는 게시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부 청소년들은 제품을 들고 다니며 버젓이 학교나 학원에서 사용하기도 한다. 형태는 담배와 거의 비슷한데 막상 니코틴 성분은 없기 때문에 교사나 학부모가 딱히 제지할 방법도 없다.  
비타민 담배는 2014년 미국에서 처음 개발돼 국내에선 ‘릴렉스틱’, ‘비타스틱’ 등 명칭으로 판매됐다. 마치 전자담배처럼 비타민을 수증기로 빨아들인다. 원래 공산품으로 분류돼 약국이나 편의점 등에서 한 개당 1만~1만5000원에 판매됐다. 

니코틴과 타르 성분이 없고 전자담배처럼 블루베리·민트·오렌지·바닐라 등 다양한 향을 첨가할 수 있어 청소년과 여성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제품 자체 색도 컬러풀해 선물용으로 구입하는 사람도 많았다. 관련 업체들은 몸에 좋은 비타민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담배 욕구까지 해소해주는 제품이라며 홍보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피우는 비타민의 안전성 및 효능 문제가 아직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사용을 삼가는 게 좋다고 강조한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암관리정책학과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비타민이 가열돼 증기 형태로 변할 경우 인체에 얼마나 흡수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며 “비타민에 열이 가해지면 분자 구조가 변하면서 원래 기능이 사라지거나 해로운 유독물질로 바뀔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과 미국화학분석연구원(Intertek)의 유해성검사를 통과했다고 하지만 이는 액상 형태의 비타민에 해당하는 것일 뿐 연기 흡입을 통한 안전성은 아직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 ‘옥시 사태’ 당시 문제가 됐던 가습기살균제처럼 액상 형태로는 유해하지 않은 성분이 기체로 흡입돼 폐 등 다른 부위에 들어갈 경우 인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것과 같은 원리다. 특히 비타민은 성질 자체가 열에 취약해 어떻게 변화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비타민 함유량도 적은 편이다. 비타민 스틱 하나당 비타민A 함량은 900㎍(마이크로그램), 비타민B 2㎎, 비타민C 60㎎ 정도로 일반 비타민제 1정(비타민C 100~800㎎)과 크게 차이 난다. 흡연욕구 해소 효과도 근거가 불충분하다. 

명승권 교수는 “담배 대체제 혹은 흡연습관 개선 보조제로서 임상적 근거가 없는 데다 제조회사가 주장하는 기분전환이나 에너지 충전 효과도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청소년이 호기심에 사용하다 흡연을 시작하는 게이트웨이(관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비타민 스틱은 식약처 허가를 받은 품목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피우는 비타민을 판매하다 적발되면 약사법 위반으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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