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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관계에 서툰 사람을 위한 현실적 조언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6-11-11 17:23:23
  • 수정 2016-11-11 18: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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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은정 좋은클리닉 정신과 원장 신간 출간 … 자기계발서 5위 랭크

“자신보다 타인의 감정변화에 더 동요하지 않나요? 내 기분에 더 집중해도 괜찮아요.”

여성들의 마음건강 주치의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 주변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고 온전히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심리처방전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를 지난 2일 출간했다.

깊은 상처는 뜻밖에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들보다는 주변의 가족, 친구, 연인 등에게 받았을 때 더 흔하게 생긴다. 이는 자신보다 다른사람에게 잘보이려는 욕구와 기대심리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실제로 한국에는 ‘착한여자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여성이 많아서일까. 이 책은 출간 1주일만에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는 자기계발서 5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유 원장은 책에서 여성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며, 자신의 마음을 강하게 다잡을 수 있도록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실제로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자존감 심리치료센터’를 운영하며 ‘여성의 삶’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특화하고 있다.

젊은 여성의 감정적 허기에 따른 폭식증, 외모지상주의로 인한 성형중독, 커리어우먼과 전업주부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인생 전환점에서 겪는 산후우울증, 주부의 권태감, 중년에 접어들며 가족관계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 등은 여자라면 한번쯤 겪을 수밖에 없는 이슈다. 저자는 이같은 문제의 시작이 결국 ‘자존감’에서 비롯된다며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시한다.

이 책은 자존감 문제로 관계와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평소 ‘왜 사람들은 내가 잘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할까’, ‘그 사람에게 나는 정말 소중한 사람이 맞는걸까’ 등의 사고로 자신이 아닌 타인의 기분을 우선 순위에 두는 사람들이 겪는 좌절감, 실망감, 소외감, 분노 등을 그대로 보여준다.

내담자 중에는 자신의 자존감이 낮다는 사실조차 캐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타인에게 상처받는 사람의 내면에 ‘모두에게 사랑받으려는 마음’이 있으며, 자신이 아닌 타인 중심으로 생각하다보니 결국 상처는 혼자 감당해야 한다”며 “타인이 바라지도 않은 기대에 맞추는 것을 그만 두고 자신의 욕구를 솔직히 인정하라”고 강조한다.
이같은 상황은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생활습관을 잠식하기도 한다. 가령 누가 봐도 부러워할만 한 몸매를 가진 여성이 폭식증에 시달리는 것은 자신이 원해서라기보다 ‘날씬함이 권력’인 사회에서 타인으로부터 사랑받고 싶은 욕구 때문일 수도 있다.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이 출간한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저자는 “인간관계에서의 기브앤 테이크는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한다. 관계에 서툰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좋은 친구, 착한 딸, 멋진 선배, 능력 있는 동료로 기억되고 싶어 스스로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반면 도움을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혼자 상처받는 상황이 되풀이되는 식이다. 심지어 상처를 준 사람은 자신이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조차 모를 수 있다.

유 원장은 잔인하지만 기버(giver)와 테이커(taker)는 정해져 있다고 말한다. 항상 무언가를 주는 사람은 계속 퍼주고, 받는 사람은 자연스레 받기만 한다. 그는 “상대에게 의존하고 집착하던 마음을 자신에게로 돌리고 스스로를 사랑하라”고 강조한다. 냉정하게 말하면 굳이 무리해서 좋은 사람으로 자신을 포장하며 ‘관심받기 위해 떼쓰지 말라’는 게 포인트다.

특히 누군가에게 최선을 다했는데, 지속적으로 상처만 받는다면 그 관계의 가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상대의 감정’에 맞춰진 관심의 초점을 ‘나의 감정’으로 되돌리기만 해도 기분에 휘둘리지 않는 건강한 관계 맺기가 가능해진다. 그럼에도 ‘그 사람과 인연을 끊어도 괜찮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한 번쯤은 이기적이어도 괜찮다”고 다독인다.
그는 “지금껏 한없이 친절했던 당신이 조금 변했다고 외면할 사람이라면 지금이 아니라도 언제든 떠날 사람이니 미련을 버리라”고 말한다.

유 원장은 타인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솔리튜드’(solitude)를 즐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는 ‘즐거운 고독’이라는 의미로 외부 자극에서 벗어나 상처를 회복하고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통칭한다. 단순히 외부와 연락을 끊고 혼자 우울해하는 속칭 ‘잠수’와는 다르다. 그는 “타인에게 쏠려 있던 관심을 내 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게 된다”며 “혼자만의 시간을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다보니 마음의 부자가 된다”고 설명했다.

저자인 유은정 원장은 이화여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의학박사를 거쳐 미국 퓰러 신학대학원(Full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신학석사를 받았다. 대한비만치료학회 학술이사, 대한기독정신과의사회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렛미인 주치의 등 다수의 방송에서 활동 중이며 ‘나는 초콜릿과 이별 중이다’, ‘그래서 여자는 아프다’ 등을 저술하며 자존감 향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은정 지음, 21세기북스 출판, 288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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