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로 알려진 매년 11월 11일은 친구, 연인, 지인에게 초콜릿 과자를 주면서 평소 마음에 담아뒀던 고마움을 표현하거나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다. 초콜릿에 함유된 페닐에틸라민이란 성분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를 자극해 기분을 좋게 해주는 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초콜릿은 당분이 많은 데다 끈적한 성분이 치아 표면에 달라 붙어 충치와 치아변색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 경희대 치대 치의학과의 연구에 따르면 초콜릿의 치아착색지수가 11.03으로 홍차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초콜릿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외에도 약 300여 종류의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너무 자주 섭취하면 치아 겉면인 법랑질의 미세한 구멍으로 색소와 화학첨가물이 흡수돼 치아가 누렇게 변한다. 초콜릿을 비롯해 커피, 와인, 콜라 같은 유색 음식을 자주 먹으면 평소 치아 상태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거울을 봤을 때 치아가 평소보다 어둡거나 누렇게 보인다면 치아착색, 검은 반점이 생겼다면 충치일 가능성이 있다. 병원에서는 16가지로 세분화된 견본 치아와 환자의 치아 색을 비교해 병명을 진단한다. 착색이 심하지 않을 땐 간단한 스케일링과 올바른 양치법만으로도 개선 가능하다.
치아착색이 미관상 보기 좋지 않다면 충치는 방치할 경우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2013년 치아우식증(충치)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543만명에 달했으며 여성이 52.8%, 남성은 47.2%로 여성이 조금 더 많았다.
박대윤 유디 목동파리공원치과의원 대표원장은 “충치 환자는 해마다 소폭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이가 충치로 고생한다”며 “상대적으로 단 음식을 선호하는 여성이 충치에 취약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빼빼로데이 같은 기념일엔 남성이 여성이 선호하는 케익, 초콜릿, 와인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당분이 많은 음식은 입 속 산도를 높여 충치균이 발생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든다. 충치가 깊지 않거나 부위가 넓지 않으면 충치가 생긴 치아 표면을 긁어내고 아말감이나 레진 등 보충재를 씌운다. 충치균이 신경까지 침범했다면 신경치료가 필요하고 심할 경우 발치해야 한다.
초콜릿처럼 당분이 높은 음식은 칼슘이 많은 우유와 함께 먹으면 충치를 예방하고 입냄새를 제거해준다. 카카오 함량이 50% 이상인 다크초콜릿은 폴리페놀과 불소가 들어 있어 충치 예방에 도움된다.
음식 섭취 후 10분 내에 양치질을 하고 섬유질이 많은 과일과 채소는 치아 표면을 깨끗하게 해주므로 자주 섭취하는 게 좋다. 박대윤 대표원장은 “유치는 영구치보다 물리·화학적으로 약해 충치가 잘 발생하고, 충치 진행속도가 빨리 신경과 혈관이 분포해 있는 치수까지 쉽게 썩는다”며 “어린이는 초콜릿 섭취를 자제하거나, 섭취 후 바로 양치질하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