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훈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김연주 연구강사팀은 약물치료를 이용한 암 환자의 난청 예방법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대표적인 항암제인 시스플라틴은 부작용으로 난청을 유발할 수 있지만 암 환자에게 불가피하게 사용되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시스플라틴을 복강 주사해 난청을 유발한 생쥐 실험군을 대상으로 시스플라틴에 코넥신 형성·간극결합 억제제인 ‘카베녹솔론(carbenoxolone)’을 함께 투여한 뒤 청력검사를 실시하고 청각유모세포의 소실 정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시스플라틴만 주사한 실험군은 청력이 눈에 띄게 저하됐지만 카베녹솔론을 함께 투여한 군은 청력의 상당 부분이 보존됐다.
내이에는 청각기능을 유지하는 칼륨 이온의 국소 순환에 관여하는 간극결합(2개 세포의 세포막이 특수한 형태적 접합을 하고 있는 부분)이라는 존재한다. 이 부분을 구성하는 소단위 단백질이 코넥신이다.
카베녹솔론은 감초 뿌리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제조한 약물로 한때 항궤양제로 널리 처방됐다. 정 교수팀은 카베녹솔론의 국소적 흡수법을 개발해 부작용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약 효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복용이나 주사를 통한 전신흡수가 아닌 고막내주사 요법으로 달팽이관에만 카베녹솔론을 흡수시키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실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결과는 ‘항암제 시스플라틴에 의한 난청 부작용에서의 코넥신43 단백의 역할(Connexin 43 Acts as a Proapoptotic Modulator in Cisplatin-Induced Auditory Cell Death)’이라는 제목으로 저명 국제학술지 ‘항산화제 및 산화환원 시그널링(Antioxidants & Redox Signaling, 인용지수 7.093)’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