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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지속형 조현병치료제 ‘인베가트린자’ vs ‘아빌리파이메인테나’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6-10-12 11:14:58
  • 수정 2022-09-23 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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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베가트린자 … 연4회 주사로 최장 투여주기, 편의성 높아

아빌리파이메인테나 … 월1회 주사, 삶의 질·안전성 우수

올 하반기 국내 조현병(정신분열증) 치료제 시장에는 새로운 장기지속형주사제(Long-Acting Injection, LAI)인 한국얀센의 ‘인베가트린자’(성분명 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 Paliperidone Palmitate)와 한국오츠카제약의 ‘아빌리파이메인테나’(성분명 아리피프라졸일수화물, Aripiprazole Monohydrate)가 출시된다.

LAI제제는 매일 복용해야하는 알약 대신 약효가 1~3개월간 지속돼 환자의 복약순응도가 높다. 정신의학계에 따르면 LAI제제의 조현병 재발률은 21.5%로 경구제 33.2%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LAI제제는 지난해 11월부터 급여 기준이 확대돼 입원한 적이 없는 초발 조현병 환자에게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상혁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을 치료하는 알약 형태의 경구제는 LAI제제보다 약제 선택폭이 넓지만 하루에 1~3번 복용해야 한다”며 “약을 먹을 때마다 병을 인식하게 돼 환자의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LAI제제로 치료한 초기 조현병 환자 66명 중 7명(약 10%)이 거의 재발 없이 10년째 꾸준히 치료받고 있다”며 “치료를 시작한 지 1년 내 적절한 투여량을 찾고 3년간 안정화되면 장기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배치운 가톨릭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자의 복약순응도 향상은 조현병 재발을 막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그룹의 재발률은 약 30%에 그치지만 복용을 중단한 그룹은 약 70%로 재발률이 2.3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기 약물에 반응했던 환자 중 14.4%는 재발한 이후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재발 횟수가 증가할수록 치료반응이 떨어져 가족의 고통이 커지고 환자가 사회적으로 고립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인베가트린자 vs 아빌리파이메인테나 … 재발률 8.7% vs 10%, 치료중단율 36.7% vs 29.7%

인베가트린자는 투여주기가 연 4회로 한달에 한 번 맞아야 하는 기존 LAI제제보다 복용편의성이 높다. 이 약은 나노크리스탈 기술이 적용돼 미세한 약물 입자를 근육에 저장한 후 천천히 방출해 3개월 동안 혈중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인베가트린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월1회 투여하는 기존 주사제 ‘인베가서스티나’(성분명 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 Paliperidone Palmitate)로 최소 4개월간 충분히 치료된 성인의 조현병약으로 승인받았다. 미국, 유럽에 이은 세 번째 허가로 국내에서는 오는 11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얀센에 따르면 인베가트린자는 도파민D2수용체와 세로토닌2형(5HT2A)수용체를 복합적으로 차단한다. 도파민과 세로토닌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이다. 알파1·2 교감신경수용체 히스타민1(H1)수용체에도 길항작용을 하나 콜린성·무스카린성 수용체 및 베타1·2 교감신경 수용체에는 결합하지 않는다.

총 50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48주간 실시한 3상 임상연구에서 인베카트린자 투여군의 재발률은 8.7%(160명 중 14명)로 위약군 29%(145명 중 42명)에 비해 낮았다.

조현병 증상이 최초로 재발하기까지의 시간지연 효과를 평가한 결과 인베가트린자의 재발 예방률은 23%로 위약 7% 대비 약 3배 가량 뛰어났다. 인베가트린자군의 경우 재발환자 비율이 8.7%로 적어 재발하기까지 걸린 기간을 측정하기 어려웠다. 위약군은 274일로 확인됐다.

인베가트린자의 안전성과 내약성은 인베가서스티나 치료군과 비슷했다. 흔한 부작용으로 체중증가, 두통(각각 160명 중 9명, 5.6%), 비인두염(160명 중 6명, 3.8%)으로 보고됐다.

이 교수는 “인베가트린자는 재발방지 효과가 우수하고 미국 등 논문 조사결과 대부분의 부작용은 관리할 수 있다”며 “비정형약물의 특성상 체중이 증가할 수 있는 단점이 있지만 위약군 대비 부작용 위험이 높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아빌리파이메인테나는 기존 1일 1정 복용하는 알약 제형의 ‘아빌리파이’(성분명 아리피프라졸일수화물, Aripiprazole Monohydrate)를 오츠카제약과 룬드벡이 공동개발한 서방현탁주사제로 월 1회 투여한다. 지난 9월 국내 출시됐다. 아빌리파이를 2주간 복용해 내약성이 확인된 성인 환자에 사용된다.

아빌리파이메인테나는 도파민D2수용체와 세로토닌5HT1A수용체에 대해 부분적으로, 세로토닌5HT2A수용체에 전적으로 길항작용을 한다. 임상결과 유효성과 안전성은 경구제인 아빌리파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아빌리파이메인테나는 52주간 실시한 임상연구 ‘ASPIRE-US’에서 위약 대비 재발하기까지의 기간을 유의하게 연장했으며 재발 위험성을 5분의 1로 감소시켰다(HR 5.03, CI 3.15-8.02). 재발률은 10%(269명 중 27명)로 위약군 39.5%(134명 중 53명)에 비해 낮았다.


메인테나군은 양성·음성증후군척도(PANSS, Positive and Negative Syndrome Scale, 정상인에 비해 너무 들뜨거나 가라앉는 행위를 설문조사를 통해 조사해 점수화함) 총점이 기저치에서 1.4점밖에 오르지 않아 11.6점 상승한 위약군 대비 증상 개선효과가 입증됐다.    
 
아빌리파이메인테나 투여군과 인베가서스티나의 유효성·안전성을 직접 비교한 임상연구 ‘QUALIFY’에서 메인테나군은 치료 8주차부터 건강 관련 삶의 질(HRQoL)이 서스티나군보다 유의하게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35세 이하 환자에 대해 삶의 질(QLS), 증상 심각도(CGI-S, Clinical Global Impression-Severity), 연구자 설문조사(IAQ) 등의 평가에서 서스티나군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모든 원인으로 인한 치료중단율은 메인테나군이 29.7%로 서스티나군보다 36.7% 낮았다.

배 교수는 “아빌리파이메인테나와 인베가서스티나를 직접 비교한 연구에서 서스티나는 삶의 질(QoL)을 위약군보다 4점가량 향상시켰는데 메인테나는 서스티나에 비해 약 4점을 더 높였다”며 “이런 차이는 35세 이하의 젊은 환자에서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아빌리파이메인테나의 흔한 부작용으로 불면증(269명 중 27명, 10%), 체중증가(269명 중 26명, 9.7%), 걱정·두통·수전증(각각 269명 중 16명, 5.9%)로 보고됐다. 위약군(134명)에서 각 이상반응이 발생한 비율과 유사했다.

배 교수는 “아빌리파이메인테나의 성분 아리피프라졸은 안전성 측면에서 인베가트린자의 성분인 팔리페리돈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임상적 프로파일을 가진 약”이라고 말했다. 그는 “질환이 심한 정도에 따라 모니터링 간격을 달리해야할 것”이라며 “증상이 불안정한 환자에게는 월 1회 투여하는 주사제를 처방해 한 달 간격으로 모니터링하는 게 환자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하게 하는 것은 외출 유도와 다른 환자와의 교류 등 사회적인 성향을 심어주기 위한 자체적인 치료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빌리파이는 간에서 CYP2D6와 CYP3A4 효소체계를 거쳐 대사된다. CYP2D6의 대사능력이 저하됐거나 강력한 CYP2D6 또는 CYP3A4 저해제와 함께 복용하면 아발리파이의 혈중 농도가 증가할 수 있다. 14일 이상 병용할 경우 아발리파이의 용량을 줄여 투약한다.

아발리파이와 인베가 두 치료제를 교체투여할 때는 성분에 따라 작용기전이 달라 교체하려는 성분의 기존 경구제를 먼저 4주간 투여해 안정화한 뒤 주사제 처방으로 전환할 수 있다.

배 교수는 “두 치료제간 교체투여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임상적 경험에 따라 약제를 변경하고 있다”며 “경구제를 거쳐야 하는 과정이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한 달가량 걸리는 치료제 변경은 환자에게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김성완 전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치료제는 당뇨병·고혈압 약보다 약효가 떨어지지 않는다”며 “정신과 약은 일부 진통제와 달리 증상이 호전되면 조금씩 투여량을 줄여나가기 때문에 내성 위험이 적다”며 “초기치료와 이후 지속적인 관리로 재발을 막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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