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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고환’으로 되돌린다? 스크로톡스가 ‘핫한’ 이유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6-10-10 14:50:19
  • 수정 2020-09-13 1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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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트하게 주름 펴고 사이즈 팽창, 땀 분비 완화까지 … 더모톡신과 비슷한 효과
‘스크로톡스’(scrotox)는 고환을 의미하는 ‘Scrotum’과 보톡스(botox)가 만나 생긴 합성어다. 남녀를 불문하고 노화가 시작되면 은밀한 부위까지 영향을 받는다. 특히 남성의 경우 드러나는 부위, 즉 고환이 늘어져 나이를 실감하기도 한다.

서울 용산구에서 사업을 하는 심모 씨(52)도 최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남성의 심벌’이 나이가 들며 변화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는데 최근 15살이나 어린 여자친구를 만나며 충격받았다. 처음 잠자리를 가질 때 “오빤 거기가 왜 그렇게 축 처져 있어?”라는 여자친구의 한마디가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

이런 상황은 의외로 남성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기도 하는 듯하다. 어쨌든 남성들은 자신의 ‘주니어’에 대한 평가를 받으면 위축된다고 한다. 어느 나라를 가도 여성들 사이에서 ‘남성에게 심벌에 대한 평가를 내리지 마라’는 게 일종의 룰(rule)처럼 정해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중년 여성들이 회춘을 위해 질성형수술(속칭 이쁜이 수술)을 받는 경우가 적잖지만 해외에서는 반대로 남성이 자신의 처지고 늘어진 고환을 젊게 되돌리기 위해 ‘보톡스’를 맞는 추세다.

영국 메트로지는 고환에 주사하는 보톡스인 ‘스크로톡스’(scrotox)에 대한 수요가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고환을 의미하는 ‘Scrotum’과 보톡스(botox)가 만나 생긴 합성어다.

영국 성형클리닉 ‘트랜스폼’(Transform)의 임상 담당자인 마크 노포크(Mark Norfolk)는 자사 홈페이지에 스크로톡스에 대한 수요가 지난 수년간 2배나 증가했다는 소식을 올렸다. 
  
고환에 보톡스를 주입하면 낭심이 팽창되며 주름이 쫙 펴진다. 늘어진 피부를 제거하지는 못하지만 보톡스를 맞을 경우 근육이 이완돼 고환이 탱탱하고 커 보이는 미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진피층에 주사하는 만큼 성기능을 개선하거나, 음경확대 효과를 내거나, 정력을 높여주는 효과는 전혀 없다.

서울 청담동에서 항노화클리닉을 운영하는 조찬호 청담셀 원장은 “고환은 50대 중반부터 피부처짐 같은 노화의 증후를 보이기 시작한다”며 “자신의 심벌을 젊게 되돌리는 데 관심이 많은 한국이지만 아직은 고환 회춘치료를 하는 곳은 거의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치료법은 피부 진피층에 주사하는 ‘더마톡신’ 시술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진피층에 주입된 미약한 독소가 피부를 움츠리게 하는 성향을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보톡스를 근육 부분에 주사하면 주름이 펴지는 데 그치지만 진피층에 주사하면 피부조직이 수축되고 콜라겐 형성을 촉진하면서 피부가 탱탱해진다.

부수적으로 기능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땀이 나는 것을 막아 보송보송한 환경을 유지해 땀띠를 예방, 피부 자극을 줄여준다. 실제로 보톡스는 신경을 차단해 땀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여성들이 여름철을 앞두고 겨드랑이에 땀 보톡스를 맞거나 다한증 환자도 손바닥에 주사하기도 한다. 따라서 미용 목적 외에도 음낭이 축축한 낭습증(囊濕症)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남성에서 ‘사타구니 습진’은 어렵잖게 발생한다. 노주영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는 “사타구니는 피부가 겹쳐지고 체온이 높아 땀이 많이 차고 원활히 통풍되지 않는 부위”라며 “사타구니 습진은 ‘샅백선’으로도 부르는데 군대처럼 공동생활을 할 때 균이 옮아 남성에게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피부질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사타구니 습진은 발 무좀과 유사한 표재성 진균감염증의 하나다. 심하게 가렵지는 않지만 대개 초기에 처치를 잘못해 자꾸 긁고 땀을 제대로 닦지 않은 나머지 피부가 무르면서 상처가 덧난다. 점점 다른 부위로 넓어지면서 회음부, 항문, 엉덩이, 허벅지까지 퍼지기도 한다. 남성들이 여름에 쿨팬티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크로톡스 비용은 영국 기준 1회에 2800파운드(한화 약 400만원)다. 예상보다 비싼 가격이지만 자신의 고환 모양과 크기에 불만을 가진 남성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꾸준히 인기를 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의 마크 워스 성형외과 전문의는 “얼굴 회춘만큼 고환 모양도 중요하다”며 이 치료법을 적극 추천하기도 했다. 그는 “적잖은 사이클선수, 육상선수가 훈련 시 생기는 땀과 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피부자극을 완화시키기 위해 음낭에 보톡스를 맞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예민한 성기 부위에 이뤄지는 만큼 가볍게 생각할 것이 아니기에 시술을 고려하고 있다면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적절한 제품을 골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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