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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폐암 무료검진 … 저선량 CT, 무조건 안전할까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10-04 12:27:02
  • 수정 2016-10-06 11: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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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 CT 대비 방사선량 10% 수준 … 추가검사 비용·스트레스 유발할 수도

내년부터 국가암검진으로 폐암에 대한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무료로 받을 수 있어 폐암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대폭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국가암검진 대상인 40세 이상 성인 전원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고위험군에 한해 매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검사는 비록 저선량일지라도 상당한 양의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복검사에 따른 환자의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 과잉진료, 추가검사로 인한 비용 부담 등도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꼽힌다.

폐암은 전이 및 재발률이 높아 치료가 가장 어려운 암에 속한다. 2014년 기준 폐암 사망자는 1만7177명으로 주요 암 중 사망률이 가장 높았으며, 5년생존율은 주요 암 가운데 췌장암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지난 1월 공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폐암 주요 환자 중 절반 정도인 47.3%는 다른 장기에 전이된 4기(말기)에 발견됐다. 이 시기엔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상당 부분 퍼져 있어 치료가 힘들고 재발이 잦다.

이에 보건당국은 내년부터 제3차 국가암관리종합계획의 하나로 저선량 폐암 흉부CT에 대한 무료검진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저선량 흉부CT는 방사선량이 일반 CT의 10분의 1로 낮은 대신 해상도가 떨어지는 게 흠이다. 다만 종양 같은 결절을 발견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진단 결과 종양이 발견되면 크기와 모양에 따라 추적검사나 정밀 CT를 촬영한다.

시범사업 대상자는 55세 이상~74세 미만의 30갑년(Pack Year) 이상 흡연자 또는 30갑년 이상자 중 금연한 지 1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이다. 갑년은 하루 평균 담배소비량에 흡연기간을 곱한 것으로 1갑년은 365갑을 의미한다. 30갑년은 하루에 1갑씩 30년간 담배를 피웠다는 의미다. 개인별 갑년을 파악하기 어려운 조건 때문에 사전에 통보를 받았거나 금연프로그램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다. 기존 암 환자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는 제외된다. 시범사업은 국립암센터가 총괄하며 전국 8개 지역 암센터가 참가한다.

검진 방법, 대상자 연령, 흡연이력 기준은 2011년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실시한 국가 폐검진 임상연구(National Lung Screening Trial, NLST)를 근거로 삼았다. 이 연구에서 55세에서 74세 이상의 30갑년 이상 흡연자 5만3454명을 대상으로 평균 6.5년간 폐암검진의 효과정을 분석한 결과 수명이 약 10.6년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선량 폐 CT 검진군은 X-레이 검진군보다 사망률이 20% 낮았다.

CT는 방사선을 빠른 속도로 통과시켜 신체 부위의 횡단면상을 얻는 장비다. 앞뒤 영상이 겹쳐 보이는 X-레이와 달리 신체 부위의 절단면을 볼 수 있어 진단 정확도가 높고 선명도도 우수하다.
폐의 경우 기존 X-레이로는 심장 쪽에 가까운 전체 면적의 15~20%에 해당하는 부위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 김승준 가톨릭대저  교수는 “폐종양 크기가 1㎝ 이하이거나, 심장과 가까운 곳에 숨어 있는 경우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며 “흉부 X-레이검사는 결핵 등 폐기능에 문제 있는지 진단하는 단순 검사여서 폐암은 진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병변을 컬러로 보여줘 진단 정확도는 높이고, 반복촬영에 따른 방사선 피폭은 최소화한 CT 장비가 도입됐다. 필립스의 ‘아이콘스펙트럴CT(IQon Spectral CT)’는 칼슘이나 요오드 등 인체 내부 물질(원소)마다 색깔을 지정해 X선이 통과하면 지정된 고유 색을 보여준다. 이는 일반조직과 구분이 어려운 미세혈관병변 등 세밀한 조직을 구분하는 데 도움된다. 특히 색을 보고 진단하기 때문에 심장, 간, 위, 폐 등 움직이는 장기를 관찰하는 데 용이하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초 서울대병원이 최초로 도입한 이래 창원경상대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등이 가동 중이다.

저선량CT라고 해서 무조건 안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흉부 CT의 방사선피폭량은 8m㏜(밀리시버트·사람에게 쬐는 방사선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 복부나 골반 CT는 10m㏜ 정도다. 한국인의 연간 자연방사선(일상생활에서 자연적으로 받는 방사선) 총 피폭량이 3mSv임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시범사업 대상인 저선량 CT의 경우 기존 진단용 CT보다 X선 조사량이 최대 10분의 1 수준이지만 고위험 흡연군은 매년 촬영해야 하므로 다량의 방사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07~2011년 국내 진단용 방사선 검사건수를 분석한 결과 1억6000만건에서 2억2000만건으로 4년간 35%가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환자의 18.4%(2013년 기준)는 CT를 다시 찍는다. 보통 흉부CT 1회 촬영시 8m㏜에 노출되는데, 학계에선 평생 누적방사선량이 100m㏜ 이상일 경우 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무료 저선량 CT검사가 과잉진료 및 추가검사에 따른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저선량 CT 검사 대상자 중 20% 정도에서 종양이 발견되는데 암이 아닌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결절이 발견된 이상 조직검사 등 추가검사를 실시할 수밖에 없고 여기서 받는 스트레스와 경제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선량 CT 촬영 결과 정상일 경우 마음 놓고 담배 피는 사람이 늘어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어 이를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폐암은 전체의 약 85%가 흡연에 의해 발생하며, 유전적 요인도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폐암 발병 위험이 2~3배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 증상으로 기침, 객혈과 함께 입맛이 없어지면서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전신 위약감이 동반된다. 평소 체중의 5% 이상이 급격히 감량됐다면 검진받아보는 게 좋다.
발병 부위에 따라 특이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폐에 생긴 암세포 덩어리가 식도를 압박할 경우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고, 발성에 관여하는 신경을 침범하면 쉰 목소리가 난다. 폐 윗 부분에 암세포가 생기면 어깨나 팔 등 상지에 통증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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