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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치료제 심층해부 … 졸피뎀 vs ‘사일레노’ vs ‘서카딘’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6-08-31 07:34:37
  • 수정 2016-09-06 1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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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정신성 졸피뎀, 하루 한알 복용량 지키면 유용한 치료옵션 … 오남용 관리 미흡

비향정신성 항히스타민제 ‘사일레노’… 수면유지 효과 높이고 부작용 위험 낮춰

멜라토닌 서방정 ‘서카딘’… 생체리듬조절 호르몬 분비 부족한 장노년층 타깃

심신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리듬 등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16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선 국내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수면제인 졸피뎀(zolpidem)의 부작용을 부각시켜 불면증 환자의 걱정거리를 자아냈다. 졸피뎀 논란을 되짚어보고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대표적 수면제 3종을 비교해본다.

수면은 1~4단계의 비렘(非REM)수면을 거쳐 깊이 잠드는 렘(REM)수면에 들어간다. 정상인은 총 수면시간에서 렘수면이 약 20~25%, 3~4단계의 비렘수면이 약 10~20%를 차지한다. 불면증이 있으면 전체 수면시간 중 렘수면과 비교적 깊은 잠인 3~4단계 비렘수면의 비중이 낮아진다.    

불면증은 지속기간에 따라 며칠 동안 이어지는 일과성불면증, 1~3주간 지속되는 단기불면증, 한 달 이상 계속되는 만성불면증으로 나뉜다. 원인별로는 심리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1차성불면증(비기질성 불면증)과 무호흡증후군·기면병 등 정신·신체 질환과 동반돼 발생하는 2차성불면증(기질성 불면증)으로 분류된다. 2차성불면증의 경우 약물요법 외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53만3100명으로 2011년 38만3150명 대비 39.1% 증가했다.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가 상당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환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IMS헬스 데이터 기준 국내 수면제 전문의약품 시장 규모는 240억원으로 졸피뎀이 전체 처방성분 중 약 76%를 차지했다. 현재 졸피뎀의 성분별 처방비율은 약 55%로 여전히 다른 약에 비해 압도적이나 처방성분이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불면증치료제는 습관성·중독성이 있어 정신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향정신성 약물과 최근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비향정신성 약물로 나뉜다. 향정신성 약은 크게 항불안제로 쓰이는 벤조디아제핀(BZ) 계열 제제와 졸피뎀 등이 속한 비벤조디아제핀계 제제로 분류된다. 비향정신성 약으로는 코감기약을 먹었을 때 졸리는 증상을 이용한 항히스타민제 CJ헬스케어의 ‘사일레노’(성분명 독세핀, doxepin)와 생체리듬조절 호르몬 멜라토닌을 함유한 건일제약의 ‘서카딘’(성분 멜라토닌, melatonin) 등이 있다.

향정신성 수면제

졸피뎀은 기존 벤조디아제핀 제제에서 나타나는 근육에 힘이 빠지는 증상, 기억력 저하,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의존성 등 부작용 발생위험을 낮춘 약물이다. 졸피뎀과 벤조디아제핀 제제는 향정신성 수면제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낙산(GABA, gamma-aminobutyric acid)수용체에 작용한다. GABA를 활성화함으로써 중추신경계의 흥분을 가라앉힌다. 

벤조디아제핀 제제는 불안조절 외 수면유도, 근육이완, 경기·발작 예방 등 다양한 효과가 있으나 장기복용 시 기억 혼돈, 환각 등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2014년 9월 프랑스 보르도대와 캐나다 몬트리올대 연구팀은 만65세 이상 노인이 벤조디아제핀 수면·진정제를 3개월 이상 장기복용할 경우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릴 확률이 이 약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최대 51%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벤조디아제핀 제제 중 플루니트라제팜(flunitrazepam) 성분이 들어있는 약으로는 명인제약의 ‘루나팜’과 환인제약의 ‘라제팜’ 등이 있다. 트리아졸람(triazolam) 성분을 함유한 약으로는 한국화이자제약의 ‘할시온’, 명인제약의 ‘졸민’, 환인제약의 ‘트리람’ 등이 있다. 플루니트라제팜이 트리아졸람에 비해 약효지속 시간이 길다. 트리아졸람은 사용법 설명서에 하루 한 알(최대 두 알), 7~10일 이내 단기간만 처방 가능하고 복용기간은 최대 2~3주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졸피뎀과 벤조디아제핀 제제는 GABA수용체 아형인 GABA-A수용체 내 GABA가 결합하는 자리 근처에 붙는다는 점은 같으나 결합방식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졸피뎀은 중추신경계의 GABA-A수용체 내 BZ1(α1 또는 ω1) 자리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수면을 유도하는 반면 벤조디아제핀 제제는 GABA-A수용체 내 BZ1, BZ2, BZp 등 3곳에 모두 달라붙는다.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졸피뎀은 의사 처방대로 복용하는 경우 수면에 도움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이라며 “졸피뎀은 GABA-A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고 수용체에 붙는 방식의 특성 상 기존 벤조디아제핀 제제에 비해 내성·금단 증상이 적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졸피뎀은 반감기가 2~3시간, 약효 지속시간이 6~8시간으로 짧아 아침에 깨어나도 약물이 몸 속에 잔류해 졸리거나 어지러운 증상이 벤조디아제핀 제제에 비해 적다. 약효도 30분 내로 빨리 발현된다. 그러나 과량 복용하다 중단할 경우 불안증, 빈맥, 발한, 경련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졸피뎀 1회 처방량은 하루 한 알, 최대 4주(28정)로 제한돼 있다.   

신홍범 코슬립수면의원 원장은 “최근 미디어에서 졸피뎀 오남용으로 인한 문제를 다뤄 시청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킨 점은 칭찬할 만하다”며 “다만 졸피뎀의 공포가 지나치게 일반화된 면도 있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의사의 복약 지시를 따라 졸피뎀을 복용한 환자 대부분은 기억장애, 몽유병, 자살충동과 같은 부작용을 겪지 않는다”며 “졸피뎀 사용빈도가 워낙 높아 기존 벤조디아제핀계 약물보다 부작용이 더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의·약사는 처방 시 의약품안심서비스(DUR)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환자가 최근 처방받은 약에 대한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환자의 경우 다른 사람 명의로 졸피뎀을 처방받아 하루 한 알이 아닌 여러 알을 동시에 복용하며, 일부 병의원은 비급여로 40~50정을 한 번에 처방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한진규 서울스페셜수면신경과의원 원장은 “졸피뎀처럼 그나마 안전성이 확보된 수면유도제라도 한 알 이상 복용, 잠잘 준비가 되지않은 상태의 뇌에 억지로 수면을 유도하면 혼란·섭식·이상행동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졸피뎀 성분을 함유한 대표적인 약으로는 사노피아벤티스(한독 판매)의 ‘스틸녹스’(이하 10㎎정 당 급여가 173원), 한미약품의 ‘졸피드’(174원), 환인제약의 ‘졸피람’(168원), 명인제약의 ‘졸피신’(154원) 등이 있다. 이들 일반 정제와 달리 약물이 지속적으로 서서히 방출되는 서방정 제형은 사노피아벤티스의 ‘스틸녹스CR’이 유일하다. 6.25㎎와 12.5㎎의 정 당 급여가는 각각 321원, 323원이다.  

주요 불면증치료제 졸피뎀 vs ‘사일레노’ vs ‘서카딘’ 3종 비교표

비향정신성 수면제

기존 향정신성 약물이 가진 내성·의존성 등 부작용 위험에서 안전한 비향정신성 수면제 중에서는 CJ헬스케어의 사일레노가 경쟁약 건일제약의 서카딘에 비해 처방 대상, 가격, 기간 등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사일레노는 노인을 포함한 만18세 이상 성인의 불면증 단기치료에 처방되며, 서카딘은 체내 멜라토닌 성분이 부족한 만55세 이상 장노년층의 불면증 단기치료에 사용된다. 사일레노는 이달부터 정당 급여가가 6㎎이 116원, 3㎎이 77원으로 인하된 반면 서카딘은 정당 약 1000원에 비급여로 판매되고 있다. 사일레노는 1회 처방기간에 대한 제한이 없으나 서카딘은 최대 13주까지만 처방할 수 있다. 이들 약은 식사 후~취침 전에 1일 1회 1정 복용한다.

사일레노는 미국 소맥슨이 개발한 항히스타민제로 항우울 성분인 독세핀이 포함된 비향정신성 수면제다. 이 약은 히스타민 대신 대뇌피질세포 표면의 H1히스타민수용체에 붙는 길항 작용으로 수면을 유도한다. 히스타민은 뇌에서 각성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시상하부에서 분비된다.

단기·만성 불면증을 겪고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에서 사일레노 복용군은 약 7~8시간 수면을 유지했다. 수면 중 깨는 시간·횟수를 감소시켜 이른 아침에 일찍 깨는 조기각성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투약 중단 시 증상이 악화되는 반동성불면증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부작용 프로파일은 위약군과 유사했다.

사일레노는 CJ헬스케어가 지난해 7월 국내 독점 출시한 지 한달 만에 비향정신성 불면증치료제 중 최초로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됐다. 건강보험 목록 등재 당시 급여가는 성인용 ‘사일레노6㎎’ 167원, 65세 이상 노인용 ‘사일레노3㎎’ 111원이다. IMS헬스 자료 기준 급여가 적용된 작년 8월부터 4개월간 1억6968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신홍범 원장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사일레노는 같은 기전의 일반의약품 수면유도제에 비해 입마름, 변비, 시각이상 등 항히스타민제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은 적고 졸리는 효과가 선택적으로 잘 나타난다”며 “비향정신성 항히스타민제도 심하면 혼돈, 불안·초조 등 섬망이 발생할 수 있어 과량·장기 복용은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항히스타민 계열 일반의약품에는 디펜히드라민(diphenhydramine) 또는 독실아민(doxylamine) 성분이 들어있다. 독실아민의 반감기는 약 10시간으로 디펜히드라민의 약 1~4시간에 비해 길어 다음날 일어났을 때 머리가 무겁고 잠이 덜 깬 느낌이 들 수 있다. 디펜히드라민 성분의 수면유도제로는 한미약품의 ‘슬리펠’, 녹십자의 ‘쿨드림’, 동성제약의 ‘졸리민’, 영진약품의 ‘바로자민’, SK케미칼의 ‘드림필’ 등이 있다. 독실아민 성분의 수면유도제로는 태극제약의 ‘자미슬’, 알리코제약의 ‘아론’, 신풍제약의 ‘잘덴’ 등이 있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미국 보건의료연구소(AHRQ, Agency for Healthcare Research and Quality)와 미국노인의학회(AGS,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불면증 진료가이드라인에 항히스타민제 중 사일레노가 유일하게 등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AHRQ 및 AGS 가이드라인에 졸피뎀 등 비벤조디아제핀 제제 사용은 권고된 반면 벤조다이아핀 제제는 권장되지 않았다. 

이에 사일레노와 같은 성분의 제네릭(복제약)도 국내 시장에 속속히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한미약품이 ‘독세’를 급여 출시했으며, 건일제약의 관계사인 펜믹스도 ‘고나스’를 발매할 예정이다. 

건일제약이 2014년 7월 국내 독점 출시한 불면증치료제 서카딘은 건강기능식품으로도 많이 생산되고 있는 멜라토닌이 주성분이다.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생체리듬조절 호르몬으로 멜라토닌 분비량이 적으면 불면증에 시달릴 수 있다. 65세 이상 노인 중에는 멜라토닌 수치가 떨어져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밝혀져 있다.

임상에 참가한 주요 연령대인 55세 이상 불면증환자를 대상으로 2007년 유럽에서 첫 시판 허가를 받았다. 국내서도 같은 연령층의 불면증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결과 서카딘 복용 후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 전체 수면시간, 수면의 질 등을 개선한 효과가 확인됐다. IMS헬스 데이터 기준 국내에 출시한 첫해인 2014년 8~12월 매출액은 약 9억6000만원으로 월평균 약 1억92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약은 이스라엘 뉴림이 개발한 서방형 정제로 멜라토닌 성분이 서서히 지속적으로 방출된다. 건일제약 관계자는 “서카딘은 반감기를 3.5~4시간으로 늘려 약효가 8~10시간 동안 발휘되도록 개발된 전문의약품”이라며 “서카딘은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는 대신 멜라토닌 부족으로 인한 불면증이 아니면 효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멜라토닌 건강식품의 경우 반감기가 35~50분, 성분의 효능 지속시간이 1~3시간으로 짧은 편이다. 이들 건강식품은 잠이 드는 게 힘든 입면장애 환자에선 도움이 되는 반면 일찍 깨 잠을 자지 못하는 조기각성 환자에서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평판이다. 미국에선 건강식품 외에 일반약에도 흔하게 들어가는 성분이다. 

건일제약 측에 따르면 뉴림은 올해 하반기 내 소아청소년용 서카딘인 ‘서카딜리’의 유럽 판매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뉴림은 자폐증, 뇌성마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지적·시각장애 등 신경발달장애가 있는 2세부터 18세 미만의 소아청소년 불면증 환자에 서카딘을 투여한 결과 불면증이 개선됐다는 최근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건일제약 관계자는 “신경발달장애 또는 다른 정신질환을 동반한 소아청소년의 절반 이상(약 50~75%)이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며 “이들 중에는 멜라토닌 분비량이 일반 아동에 비해 적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건일제약은 지난달 12일 서카딜리에 대해서도 뉴림과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맺었으며, 국내 임상데이터를 확보해 내년 하반기 발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카딜리는 멜라토닌5㎎ 서방정으로 같은 성분을 2㎎ 함유한 서카딘보다 용량은 크지만 알약 크기는 2~3㎜로 작게 생산된다. 소아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멜라토닌 대사가 빠르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조치다.   

다만 부작용 위험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멜라토닌도 과량 복용하면 다음날 일어나서 피로감이나 두통을 느낄 수 있다. 

신홍범 원장은 “수면제를 처방해 치료하는 경우는 발병한 지 3개월 이내인 증상 초기”라며 “유전적 요인 등으로 졸피뎀이 맞지 않는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 환자의 경우 일반 성인보다 약물축적 및 인지기능 저하와 같은 부작용이 더 잘 발생할 수 있어 반감기가 짧은 약물을 선택하고 처방량도 반으로 줄인다”며 “소아불면증 치료에 사용 가능한 전문의약품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약물치료가 어려운 불면증 환자의 경우 비약물요법인 인지행동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이 요법은 의사와 환자간 1대 1 상담을 통해 잠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수면에 방해가 되는 행동을 바로 잡아 긴장을 풀어준다. 보통 1주일 간격으로 총 4회에 걸쳐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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