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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 아연 불균형, 자폐증 유발 … 미노사이클린 항생제로 치료 가능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7-19 17:38:40
  • 수정 2016-07-22 15: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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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신경회로 발달 저하 가설 부정 … 발달 초기단계서 뇌 비상적 성장이 발병 요인 추정

최근 급증하는 자폐증의 원인 규명과 치료제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자폐 초기 단계에서 기존 항생제를 이용해 병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뇌신경연구단 고재영 교수팀은 최근 뇌 발달 단계에서 뇌세포의 아연 항상성이 깨지면 뇌의 크기가 커지고 결국 자폐 증상을 가져온다는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증명했다고 19일 밝혔다.

특히 체내에서 아연을 증가시켜 뇌가 커지는 과정을 억제하는 효능을 가진 항생제인 미노사이클린(minocycline)을 쥐에게 투여한 결과, 정상 크기의 뇌로 발달해 결국 자폐 증상의 발현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고재영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지 않고도 기존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함으로써 자폐질환의 초기 단계에서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어 난치성 질환인 자폐증의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자폐증, 아스퍼거증후군 등 자폐범주질환은 사회적 상호작용장애, 소통장애, 반복적 행동 등을 보이는 발달장애질환으로 지난 30년 동안 환자가 10배가량 증가해 의학자들 사이에서 원인 규명과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폐범주질환은 신경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시냅스의 기능저하나 신경회로의 발달 저하가 원인이라고 알려져 왔지만 최근에는 이에 반하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그 중 하나의 가설로 자폐범주질환 환자는 발달 초기에 뇌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현상이 발견되고 뇌의 신경회로 연결이 오히려 증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뇌가 외부 자극에 과다하게 반응해서 발병한다는 게 대두되고 있다. 

고 교수팀은 이런 가설을 바탕으로 뇌발달 단계에서 뇌세포 내 아연의 항상성 이상이 자폐범주질환을 일으키는지 아연 조절단백질(ZnT3)의 유전자를 없앤 생쥐에서 검증했다. ZnT3가 없는 생쥐의 경우 자폐범주질환에서 보이는 여러 행동증상을 보였다. 이런 현상은 수컷에서만 나타났으며 뇌의 크기가 커졌다. 이와 동시에 신경세포의 성장을 이끄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rain derivated neurotrophic factor, BDNF)의 양이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ZnT3가 없는 생쥐에서 세포 내 아연의 항상성이 깨짐으로서 아연의 농도가 증가하고 세포외 기질을 분해하는 기질금속단백질분해효소(matrix metalloprotease, MMP)가 활성화돼 BDNF 증가로 이어지고 뇌가 커지는 현상을 증명했다.

더불어 고 교수팀은 이 과정에서 MMP 활성화를 억제하는 약제로 사용 중인 항생제인 미노사이클린을 투여하면 BDNF의 증가가 억제되고 뇌가 커지지 않아 결국 자폐증의 발현을 억제할 수 있음을 추가로 확인했다.

고재영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뇌신경연구단장(신경과 교수)은 “최근 자폐범주질환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원인과 치료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으로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를 이용해 환자들의 조기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향후 다른 유전적, 환경적 자폐범주질환 동물모델을 이용해 연구의 효용성을 더 증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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