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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족’이 즐겨 찾는 즉석식품, 충치·잇몸질환 주범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7-14 18:27:40
  • 수정 2016-07-21 1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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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장용기속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 치아 에나멜 제거 … 커피 속 시럽·크림, 입속 산성도 높여

최근 1인가구 증가와 장기불황으로 혼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혼밥족’이 늘고 있다. 이들은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기보다는 배달음식을 시키거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을 주로 이용한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도시락의 규모는 2014년 2000억원에서 2015년 3000억을 돌파했으며, 올해는약 5000억원을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시락이나 즉석식품은 가격이 저렴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어 바쁜 현대인이 선호하지만 나트륨, 설탕, 화학첨가물의 비율이 높아 자주 섭취할 경우 치아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편의점이나 마트엔 전자레인지에 1~3분만 데우기만 해도 든든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인스턴트식품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식품은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방부제와 과도한 염분이 첨가된다. 여기에 먹음직스러운 색과 향을 내려는 목적으로 인공첨가물까지 들어간다. 인공첨가물은 입자가 매우 작아 치아 사이에 쉽게 끼어 입 속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박대윤 유디치과 목동파리공원점 대표원장은 “급하게 도시락이나 가공식품을 먹고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치아에 치석이 발생해 각종 잇몸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비스페놀A는 포장용기 제조시 사용되는 폴리스티렌(PS)에서 나오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 치아건강 악화의 주범이다. 음식을 통해 체내에 흡수되고 24시간이 지나면 절반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만 정기적으로 노출될 경우 치아표면의 무기질과 에나멜(법랑질) 성분을 제거해 치아를 약화시킨다. 2013년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원의 연구결과 비스페놀A에 노출된 쥐의 75%에서 앞니가 탈색되며 무기질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어린이의 치아손상 과정과 거의 유사했다. 또 프랑스 내 6~8살 어린이의 18%가 치아 에나멜 손상 증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제조사는 환경호르몬이 발생하지 않는 용기를 사용하지만 제품에 표시된 조리방법과 전자레인지 사용시간을 초과하면 환경호르몬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박 원장은 “영구치가 나는 7~12세 아이가 비스페놀A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97%가 무기질로 구성된 치아의 에나멜이 단단하게 형성되지 못해 위험하다”고 말했다.

즉석식품이나 가공식품을 싸는 포장지는 종이용기가 안전하며,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경우 뚜껑은 제거하도록 한다. 식사 후 양치질을 할 때 칫솔로 치아 표면을 강하게 문지르면 에나멜이 깎여 나갈 수 있어 부드러운 칫솔모와 치실을 사용해 꼼꼼히 닦아줘야 한다. 플라스틱 용기나 캔에 담긴 음식을 가열해서 먹었다면 우유를 마신다. 우유는 칼슘이 풍부해 치아표면이 부식되는 것을 막아준다. 따뜻한 녹차는 폴리페놀 성분이 함유돼 산 성분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하고 잇몸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된다. 
홍차에 함유된 항산화물질은 치아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일본 훗카이도의료대 가마구치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결과 홍차는 잇몸질환을 유발하는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균의 증식을 억제해 잇몸질환과 구취를 예방 및 개선한다.

인스턴트커피는 바로 물에 타 먹을 수 있고 맛도 달아 선호되지만 치아건강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원래 커피에 포함된 타닌 성분은 치아 표면을 깨끗이 씻어 세균이 치아에 침투하지 못하게 돕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커피에 첨가되는 설탕, 시럽, 크림(프림) 등은 입 속 산성 성분을 높이고 세균을 생성해 치주염이나 충치를 유발한다. 따라서 커피를 마실 땐 인스턴트커피보다는 원두커피를 묽게 타서 마시는 게 좋다.
뜨거운 커피는 치아가 건강한 사람이 마시면 큰 문제가 없지만 과도한 칫솔질이나 충치 등 잇몸질환으로 치아가 약해진 사람에서는 치아신경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첨가물이 다양하게 들어가는 카라멜마키아토는 치아에 가장 해롭다. 카라멜은 당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치아에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어 충치의 주범으로 꼽힌다.

습관적으로 집에서 혼자 와인을 마시는 것도 치아건강에 좋지 않다. 과거엔 퇴근길에 맥주를 한잔씩 걸치는 게 관행이었지만 최근엔 집에서 와인을 따른다.  하지만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에 함유된 산성 성분은 치아 맨 바깥층인 에나멜을 부식시킨다. 에나멜이 제거되면 다음 내층인 치아 상아질에 색소가 쉽게 침투해 치아가 변색되고 충치도 더 잘 생긴다. 레드와인보다 화이트와인이 치아 부식에 더 영항을 준다.

박 원장은 “인스턴트식품이나 가공식품을 자주 섭취해 치아나 잇몸이 약해진 사람은 약 6개월에 한 번 정도 스케일링을 받는 게 좋다”며 “혼자 살면 가족과 함께 살 때보다 간단하고 편리한 즉석식품을 찾기 쉽지만 치아건강을 생각한다면 되도록 음식을 조리해 먹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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