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규·조성윤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선천적으로 뼈와 연골에 이상이 생겨 저신장과 골격계 이상을 초래하는 ‘골이형성증’ 중 특이하게 남자에서만 증상이 나타나고 성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되는 ‘척추골단골간단이형성증(X-linked recessive spondyloepimetaphyseal dysplasia, XLR-SEMD)’의 원인 유전자인 ‘BGN’을 처음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엔 박웅양 삼성유전체연구소 교수·배준석 연구원, 김옥화 우리아이들병원 영상의학과 과장팀은 이탈리아 및 인도 연구진이 참여했다.
골이형성증은 선천적 유전자 변이에 의해 뼈와 연골의 성장에 장애를 생기는 유전질환이다. 초기에는 또래에 비해 몸집이 작아 성장평가를 받기 위해 병원에 내원해 상담을 받는다. 하지만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사가 아니라면 일반적인 성장장애와 골이형성증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까지 골이형성증을 일으키는 원인유전자로 300여가지가 밝혀졌으나 아직 밝혀지지 않은 원인 유전자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인유전자를 밝히는 것은 질환의 기전을 알아내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과정이다. 또 원인 유전자의 돌연변이 특성에 따라 질환 예후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한국, 이탈리아, 인도 등 다른 인종집단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심한 저신장증과 특이한 영상의학적 소견을 보이지만 기존에 알려진 유전자변이가 나타나지 않는 새로운 질환을 찾아냈다. 엑솜시퀀싱(exome sequencing)으로 불리는 최신 분자유전학적 기술을 통해 새 질환의 원인 유전자인 ‘BGN 유전자’를 발견했다. 아울러 단백구조 연구와 환자 세포를 이용한 기능연구를 통해 질환과 원인 유전자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규명했다. BGN 유전자는 ‘biglycan’이라는 단백을 부호화한다. 이 단백은 골아세포의 분화를 중재하고 뼈 형성과 키 성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성윤 교수는 “희귀성 질환으로 진단 및 치료가 어려웠던 골이형성증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치료법을 개발하려면 우선 임상소견 및 영상의학적 진단으로 질병을 찾아내고, 분자유전학적 검사로 정확한 원인유전자와 질환 기전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