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발레교사 채모 씨(29·여)는 SNS에서 보여주는 ‘1년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우울해졌다. 지난해 호텔 수영장에서 찍힌 자신의 풍만한 몸매가 수술 부작용으로 사라져 버린 것.
채 씨는 2년 전 가슴성형수술을 받았다. 발레로 날씬한 몸매를 갖고 있지만 가슴 볼륨이 빈약했던 게 평생 콤플렉스였다. 보형물 삽입수술로 진행됐고, 1주일간 스스로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며 회복기를 거쳤다. 만족스러운 모양으로 형성돼 기쁜 것도 잠시, 얼마 전부터 한쪽 가슴 보형물이 피부 속에서 ‘돌아다니는 듯한’ 느낌과 함께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병원을 찾았더니 실제로 보형물이 처음 위치에서 이탈해 문제가 생겼다는 진단을 받고 가슴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보형물을 삽입하는 가슴성형은 가시적인 효과와 볼륨감이 영구히 지속되는 게 매력으로 꼽힌다. 국제성형의학회(ISAPS)의 조사 결과 한국에서 이뤄지는 절개성형수술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으로 지방흡입(19.9%)에 이어 ‘가슴확대’(18.9%)가 차지했다. 얼굴 성형을 넘어 체형 성형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반증한다.
가슴성형 환자 5명중 1명 ‘재수술’
하지만 가슴확대수술은 높아지는 인기 못잖게 부작용 케이스도 늘고 있다. 가슴성형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0만 명 이상의 여성이 수술받을 만큼 선호도가 높다. 다만 부작용 사례로 재수술을 고려하는 케이스도 적잖다. 미국성형외과학회는 첫 수술 5년 전후로 재수술을 받는다는 통계를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4년간 가슴보형물이나 인공관절 등 인체에 이식·삽입하는 수술 부작용이 4000여건에 달했고, 그 중 가슴보형물로 인한 피해사례가 전체의 95%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신승준 소프트성형외과 원장은 “최근 가슴성형으로 내원하는 환자 5명 중 1명은 재수술 케이스”라며 “가슴재수술을 고려하는 경우는 삽입된 보형물이 문제를 일으켜 모양이나 촉감이 변하거나, 보형물이 파손된 것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가슴성형 후에도 모양이 맘에 들지 않을 수 있다
신 원장은 대부분 재수술 환자는 개인적인 불만으로 내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형기법이 발전하면서 부작용보다는 개인적 불만족에 의한 재수술을 선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가령 보형물이 지나치게 라운드 형태를 띠어 부자연스러운 모양이 불만족스럽거나, 구형구축이 생겨 촉감이 어색하거나, 비대칭으로 형성된 경우 등”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첫 수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에 받은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면 재수술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슴의 크기·모양·피부 두께, 흉곽의 모양, 어깨너비, 신장, 체중 등 신체사이즈를 측정하고 측정된 수치를 바탕으로 가슴상태를 파악해 이상적인 보형물 사이즈를 찾아내야 한다.
미 FDA, “보형물 삽입했다면 정기검사 받아야” 권고
결과가 성공적이라고 해도 가슴 건강을 생각한다면 꾸준히 검진 할 필요가 있다. 신 원장은 “특별한 것은 아니고, 정기적으로 초음파, MRI 등으로 가슴건강을 체크하는 건강검진으로 충분하다”며 “꾸준한 검진은 유방암의 조기발견 뿐 아니라 가슴 보형물의 상태까지도 파악할 수 있어서 아주 유용하다”고 소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1년 보형물이 10년 이상 지나면 보형물 10개중 2개는 파열되거나 누수될 수 있기 때문에 최소 2년에 한번은 자기공명영상(MRI)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심한 경우 보형물이 터져 누액 되어 주변 조직에 엉겨 붙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거의 드문 케이스로 일반적인 건강검진으로 자신의 가슴 상태를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