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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 건강 안좋으면 물 자주 드세요 … 심장병 환자, 하루 1ℓ 이내로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6-23 14:32:51
  • 수정 2022-05-24 17: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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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 초래 … 직장인 하루 물 섭취, 권장량 절반 그쳐
과도한 물 섭취 후 무력감이 오는 물중독 상태가 지속되면 뇌압이 상승해 뇌졸중을 초래할 수 있다.최근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초여름에 접어들면서 조금만 걸어도 땀이 흐르고 목이 말라 물을 자주 마시게 된다. 성인 신체의 70%, 뇌와 근육의 75%, 연골의 80%, 혈액의 94%가 수분으로 구성된 만큼 올바른 물 마시기는 건강과 직결된다. 하지만 목이 마르다고 해서 다량의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거나, 간 또는 신장이 좋지 않은 사람이 물을 과다 섭취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

물은 해독작용, 혈액순환, 영양소 운반, 체온조절 등 대사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포만감을 줘 식욕을 억제하고 칼로리 소모를 촉진해 체지방을 줄인다. 피로 및 생리통을 완화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며, 잠자기 전 마시는 반 잔의 물은 숙면을 돕는다. 

나이가 들수록 인체에서 수분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줄어 갓 태어난 아기는 90%, 성인은 70%, 노인은 50%에 그친다. 수분이 모자라면 피부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므로 물을 자주 마시면 노화를 늦추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소변이나 땀으로 하루에 배출되는 수분의 양은 약 2.5ℓ다. 이 중 식사를 통해 흡수되는 수분은 1.3ℓ로 나머지 1.2ℓ 가량은 물을 마셔 보충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에 물 1.5~2ℓ(200㎖ 한 컵 기준으로 8잔)를 마실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한 번에 500㎖(작은 생수병 하나) 이상의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것은 역효과를 낸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단시간에 너무 많은 물을 마실 경우 혈액 속 나트륨 농도가 낮아지는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해 두통, 구역질, 근육경련 등이 동반될 수 있다”며 “간이나 신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수분 과다섭취를 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도한 물 섭취 후 무력감이 오는 물중독 상태가 지속되면 뇌압이 상승해 뇌졸중이 동반될 수 있다.

운동할 때에는 땀에 의해 수분량이 늘어난다. 운동 2시간 전부터 500㎖가량의 물을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게 좋다. 운동 중엔 10~20분 간격으로 종이컵 한 잔(120~150㎖) 정도 마시면 근육의 효율이 높아져 피로감을 덜 느끼고, 체온이 유지되면서 관절이 부드러워져 부상을 줄일 수 있다. 얼음물은 체내흡수율이 떨어지므로 20~25도의 물이 적당하다. 

현대인의 상당수는 물 섭취량이 부족해 만성탈수증을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잡코리아 좋은일연구소가 남녀 직장인 769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하루 물 섭취량’을 조사한 결과 하루 물 섭취 권장량인 2ℓ(10잔)의 절반 정도인 5.5잔을 마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만성탈수는 2% 정도의 물 부족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로 여러 신체기능이 떨어져 쉽게 피로·무기력감을 느끼고 두통, 변비, 비만 등이 동반된다”며 “히스타민이 과다분비돼 아토피피부염이나 천식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만성탈수는 단시간에 수분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급성·병적 탈수와 다르다. 예컨대 격려한 운동 뒤나 술 마신 다음 날 느끼는 갈증은 일종의 급성탈수 증상이다. 만성적인 탈수증을 해소하려면 하루에 2ℓ 정도의 물을 꾸준히 마시는 게 도움된다. 

식사할 때 물을 언제 마시는 게 좋은가라는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식사 전에 물을 마시면 위산 분비를 촉진해 속쓰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물 때문에 분비되는 위산 양은 극히 적어 식 전에 한 잔 정도 마시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또 물이 위산을 희석시켜 소화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설도 있다. 이와 관련한 정설은 없으며, 다만 식사 전후나 도중에는 위와 장 운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조금씩 마셔야 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질병에 따라 물 마시는 패턴이나 양이 다르다. 심부전 환자는 물을 많이 마시면 기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하루 1ℓ 이내로만 마셔야 한다. 신부전증이나 간경화 환자도 심부전 환자와 비슷한 양의 물만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중증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의 경우 물을 많이 마시면 수분 배출이 잘 되지 않아 저나트륨혈증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반대로 전립선염·요로감염·방광염 등 염증성 비뇨기질환 환자는 물을 자주 마셔 염증유발물질을 소변으로 배출해야 한다. 수분이 부족해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농축되면 요로결석으로 변할 수 있다. 폐렴·기관지염 같은 호흡기질환 환자는 열이 오르고 호흡이 가빠져 피부와 호흡기를 통한 수분 배출이 늘어나므로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
고혈압·협심증 환자는 혈액 속 수분이 부족할 경우 혈액 점도가 높아져 혈액 흐름에 문제가 생긴다. 혈전이나 지방이 혈관벽에 달라붙는 것을 막으려면 하루에 최소 2ℓ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 신부전증 합병증이 없는 당뇨병 환자는 물을 자주 마시면 혈당이 올라가는 것을 막는 데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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