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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환 차의과학대 교수팀, ‘헌팅턴병 발병’ 기존 이론 뒤집어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6-09 12:40:35
  • 수정 2016-06-09 14: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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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전결함 단백질, 주변 세포 방출돼 뇌 전체로 퍼져 …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에 도움

송지환 차의과학대 의생명과학과 교수(차병원그룹 줄기세포연구소)팀은 유전적인 결함을 가진 헌팅틴 단백질이 해당 세포에만 머물지 않고 주변세포로 방출된 뒤 결국 뇌 전체로 퍼져 헌팅턴병(Huntington‘s Disease)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새로운 발병기전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유전질환으로 유전적인 결함을 가진 헌팅틴 단백질을 발현하는 세포에만 병이 생긴다는 기존 이론을 뒤집는 내용이다.

헌팅턴병은 부모로부터 유전된 염색체 4번에 위치한 헌팅틴(huntingtin) 유전자의 CAG 염기서열이 과도하게 반복되면서 형성된 헌팅틴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응집돼 발생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정확한 발병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보통 35~44세에서 발병하고 15~20년내에 사망에 이르며 무도병(몸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흐느적거리듯 움직이는 증상), 우울증, 치매 등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 10만명 당 5~10명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치료제는 전무한 실정이다.

송 교수팀은 헌팅턴병이 걸린 환자의 피부세포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새로 태어난 마우스의 뇌실에 이식했다. 그 결과 이식 후 30주가 경과되는 시점부터 최초 이식했던 환자유래 세포는 사라졌지만 유전적 결함을 가진 헌팅틴 단백질은 그대로 남아 뇌조직으로 전파됐다. 환자유래 세포를 이식한 마우스에서는 운동·정서·인지기능장애 같은 헌팅턴병 증세가 나타났다. 조직학적 분석 결과에서도 헌팅턴병 환자가 갖는 병리학적 소견과 일치하는 양상을 보였다.

송 교수팀은 이번 연구로 헌팅턴병이 마치 프리온(prion) 단백질처럼 결함을 갖는 단백질이 해당세포에서만 머물지 않고 주변 신경세포로 방출된 후 결국 뇌조직 전체로 퍼져 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새로운 병리기전을 밝혀냈다. 또 헌팅턴병을 갖는 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나노 단위의 입자인 세포외소포(extracellular vesicles exosome)가 결함 단백질 전파에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도 찾아냈다.

송 교수는 ”이번 연구는 헌팅턴병의 발병 및 진행과 관련된 기전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며 “헌팅턴병을 포함한 퇴행성 신경질환 전반의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 미래창조과학부, 보건복지부 및 농촌진흥청의 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실시됐으며 차의과학대 김현숙·오승헌·김태억·고정재 교수와 전익수·이수지·이은단·배지우·이나연·이령 연구원, 프란체스카 치케티 캐나다 라발대 교수팀 등이 참여했다. 송 교수팀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새로운 치료법 및 신약 개발 관련 연구도 진행 중이다. 논문은 병리학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학술지인 ‘신경병리학회보(Acta Neuropathologica, IF=10.762)’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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