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26)는 교통사고로 팔목뼈가 외부로 드러나는 개방성 골절을 당했다. 골절수술 후 손상된 조직을 재건하는 수술까지 받아야 한다는 소견에 낙담했다. 한 번에 수술을 끝낼 수 없을까 수소문한 끝에 뼈와 조직을 동시에 재건하는 ‘미세재건술’을 받고 경과에 만족하고 있다.
교통사고가 크게 나면 골절뿐만 아니라 피부 및 조직 손상도 동시에 발생한다.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 뼈수술은 정형외과에서 실시한 뒤 성형외과에서 피부 및 조직을 재건한다. 하지만 뼈, 피부, 조직을 동시에 재건하면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일상생활 복귀를 앞당길 수 있다.
미세재건술은 손상된 뼈, 피부, 조직, 혈관 등을 현미경으로 정교하게 복원하는 수술법이다. 이재훈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2006~2015년 미세재건술을 받은 환자 262명을 조사한 결과 94명(35.9%)이 교통사고로 골절 및 조직 손상 등을 입어 수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81.8%로 여성보다 약 4.5배 많았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교통사고 중상자는 19만4955명으로 남성이 70.9%를 차지했으며 중상자도 더 많았다. 중상의 경우 골절, 피부·근육·혈관 손상 등 복합적 문제가 발생하므로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재훈 교수는 “교통사고로 뼈가 외부로 드러나는 개방성 골절은 연부조직 치료 없이 골절만 치료할 경우 뼈가 계속 노출돼 골수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뼈와 연부조직을 동시에 치료하는 미세재건술이 효과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개방성골절은 골절수술, 혈관 및 신경복원, 노출된 피부를 덮는 피판술 등이 동시에 요구된다. 미세재건술은 현미경을 보며 0.5㎜ 이하의 혈관을 봉합한다. 이 교수는 “혈관봉합이 잘못되면 피가 통하지 않아 피부까지 죽게 된다”며 “즉 미세재건술은 99점은 없고 오로지 100점만 허용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피판술은 끝까지 정교함을 요구한다. 이 교수는 보통 6시간 걸리는 수술을 4시간으로 2시간 줄여 수술 후 합병증을 감소시켰고 성공률을 98%까지 끌어올렸다.
이 교수가 가장 오랫동안 수술한 환자는 14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그만큼 미세재건술은 고도의 집중력과 끈기가 요구되는 분야로 최고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돼 소수의 의사만 집도하고 있다.
이 교수는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를 당해 절망감을 느끼는 환자가 많다”며 “미세재건술은 최대한 손상 전 상태에 가깝게 뼈, 피부조직, 혈관 등을 복원해 합병증 위험은 낮고 회복속도는 빠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