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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전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6-05-30 10:35:48
  • 수정 2020-09-13 18: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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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욕폭발부터 탈모·여드름·통증·불면·배변장애 등 … 방치하면 고혈압 위험 3배 증가
월경전증후군(PMS)은 몸에 수분을 축척하는 프로게스테론의 양이 줄고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엔도르핀 분비가 저하되면서 다양한 신체적·심리적 변화를 초래한다. 여성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순간 중 하나가 ‘생리 기간’이다. 며칠 동안 피를 보는 데다가 단순히 패드만 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게다가 생리 전부터 불쾌한 느낌에 시달리는 등 월경전증후군(PMS)을 매달 겪다보니 지치기 십상이다. PMS는 단순히 짜증, 통증만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여성은 이 기간에 굉장히 과학적이고 복잡한 변화를 겪는다. 

정확한 메커니즘은 확실하지 않지만 몸에 수분을 축척하는 프로게스테론의 양이 줄고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엔도르핀 분비가 저하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신체적·심리적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MS는 보통 생리시작 5일 전부터 더욱 심해지고 3개월 연속 비슷한 시기에 나타나는데 이는 생리가 시작됨과 동시에 증상이 완화되거나 사라지는 게 특징이다. 홍수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의 도움말로 PMS에서 겪을 수 있는 신체 변화를 알아본다.

체온이 오른다

생리 기간을 앞두고 미묘하게 열이 오르거나, 심한 경우 몸살이 날 정도로 컨디션이 나빠진다고 호소하는 여성이 적잖다. 이는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내려가고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락했다가 다시 올라가면서 시상하부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리 전뿐만 아니라 배란할 때도 체온이 높아진다. 

다양한 통증

프로게스테론은 여성의 신체 전반에 걸친 다양한 반응을 촉발한다.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떨어지면 가슴이 아프고 부풀거나, 몸이 평소보다 무거운 느낌 등을 모두 포함한다. 연구 결과 여성의 3분의 2 정도는 생리 기간에 가슴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며 편두통과 불면을 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식욕 작렬

생리 직전 평소 군것질을 하지 않던 사람도 과자, 빵, 초콜릿 등이 ‘마구 당기는’ 경우가 적잖다. 이는 생리 직전 뇌에서 분비되는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의 수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심리적인 불안이나 우울 등을 해소하기 위해 단 음식이 생각나는 것이다. 이 때 과도하게 달콤한 음식, 고열량식을 찾으면 몸매관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생리 직전에는 황체호르몬이 지방분해효소 작용을 억제해 지방축적을 유도하므로 비만해지기 쉽다. 음식이 당기는 것은 신체적인 변화보다 심리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생리 전 식욕이 늘어나면 무조건 먹지 않거나 식이조절을 포기하기보다는 대체할 방법이나 음식을 찾아야 한다. 식욕을 누르기 힘들다면 적정량만 섭취하도록 자제해야 한다.

피부트러블에 여드름까지

생리 직전기는 여러 모로 미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식욕 폭발에 이어 트러블까지 만들어낸다. 홍수정 원장은 “이 시기는 피부트러블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최고조에 이르러 피부 상태가 ‘최악’”이라며 “피지분비가 왕성해지고 각종 트러블이 유발된 탓에 피부는 저항력이 떨어져 작은 접촉에도 염증과 트러블, 여드름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평소 피부가 나쁜 것도 아닌데, 유난히 이 시기에만 피부상태가 최악으로 치닫는 경우가 적잖다.

혈액순환 등 전반적인 피부 컨디션이 떨어진 만큼 얼굴이 잘 붓기 때문에 피부마사지 등을 시행하고, 수면시간을 규칙적으로 관리하는 게 도움이 된다. 건성 피부인 사람들은 유분이 많은 화장품은 가능하면 쓰지 않는 게 좋다. 이 시기는 피부저항성이 약해진 만큼 자극주는 것을 삼가야 한다. ‘저자극’ 화장품이나 세안제 등을 쓰도록 한다.

구취

여성 중에는 생리 전후 유난히 구취가 나는 경우도 있다. 몸에는 정상 세균과 나쁜 혐기성 세균이 공존하는데,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체내 저항력이 떨어지며 혐기성 세균이 번식한다. 입속도 마찬가지여서 입냄새가 심해지기도 한다. 생리전증후군 등으로 몸이 피곤해진 상태에서는 정상 세균보다 나쁜 세균이 더 많이 번식해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배변습관의 변화

생리 기간에 변비나 설사가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홍 원장은 “생리 전에는 근육의 운동성이 약해지기 때문에 장의 연동운동도 저하돼 변비가 나타나기 마련”이라며 “반대로 생리 중에는 자궁근육의 수축을 촉진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 많이 분비돼 장 근육도 영향을 받아 설사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이 예민한 사람은 생리 기간 중에 맵고 차가운 음식 등 자극적인 것은 피한다”고 조언했다.

떡진 머리

생리 직전에 유난히 머리가 기름져 스타일링에 앞서 난처해 하는 여성이 적잖다. 이는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배란하면 자궁내벽을 두껍고 부드럽게 만들어 착상을 돕는 황체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한다. 황체호르몬은 남성호르몬과 유사한 구조로 유분 분비를 촉진, 피부와 두피가 일시적으로 지성으로 변하게 된다. 따라서 생리 전에는 모발이 쉽게 기름지고 축 처지기 마련이다. 이 시기에는 지성용 샴푸를 써서 딥클렌징해주는 게 상책이다. 유분이 지나치면 모발의 기름기를 흡착, 볼륨을 살려주는 드라이샴푸를 상비해 뿌려주는 게 도움이 된다.

문제는 생리 과다 여성은 탈모 현상까지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과도한 양의 피가 배출되면 철분 부족으로 머리가 빠질 우려가 있다. 초기엔 탈모가 서서히 진행돼 스스로 느끼기 어렵지만 몇 년 후엔 두피 전반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알약이나 액상 형태의 철분보충제를 복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빨리 치료받는 게 좋은 이유

아픈 건 참는 게 아니고 고쳐야 한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매달 생리 직전, 몸과 마음의 변화에 예민해지는 스스로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의 상황에 맞는 호르몬제를 처방받거나, PMS를 줄여주는 일반약을 복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PMS를 빨리 개선할수록 만성질환의 위험에서도 멀어진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연구팀은 최근 생리전증후군이 심한 여성일수록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고혈압 발생 위험이 3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지난 20년간 25세 이상 여성 3500명을 대상으로 건강상태 등을 조사한 결과 생리전증후군을 경험한 여성 중 40%가 향후 20년 내에 고혈압이 생길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한 생리전 증후군을 겪고 있음에도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고혈압으로 인한 심장질환, 뇌졸중, 간 손상, 시력 손상, 치매 등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연구팀은 이때 나타나는 고혈압은 20~30대에 유발돼 질병으로 고통받는 기간이 상당히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원장은 “PMS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 중 하나가 ‘비타민B’”라며 “무엇보다 PMS로 인한 복통, 체중증가, 피로 등의 증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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