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남성의 평균 어깨 넓이가 약 43㎝인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어깨깡패’로 불리는 한 연예인의 어깨넓이는 57㎝에 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노출의 계절인 여름이 다가오면서 넓은 어깨를 갖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는 남자들이 많다. 하지만 무엇이든 과한 것은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
전문의들은 어깨를 넓히는 운동으로 알려진 ‘팔굽혀펴기’나 ‘숄더프레스’, 밀리터리 프레스’ 등을 할 때 바른 자세를 지키며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자칫 회전근개파열 등 어깨 손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깨를 넓히는 대표적인 운동으로는 팔굽혀펴기다. 가슴근육(대흉근)을 비롯해 상완삼두근(팔 위쪽 뒷면)과 어깨 라인을 형성하는 삼각근 발달에 효과적이다. 팔굽혀펴기로 어깨근육을 강화하려면 팔의 간격을 어깨넓이보다 조금 좁게 하는 게 좋다. 운동을 하기 전 손목이나 어깨 스트레칭으로 관절의 긴장을 줄여야 한다. 몸은 항상 일직선이 되게 유지해야 하며 처음 운동하는 사람들은 무릎을 땅에 대고 해야 어깨 부담을 덜어준다.
덤벨, 바벨 등 기구를 이용해 어깨를 단련하는 숄더프레스는 어깨의 삼각근 중 전면과 측면을 동시에 키워준다. 예컨대 바벨은 인중까지 내려주는 게 좋으며, 어깨 근력과 유연성이 허락된다면 턱 아래 부분까지 운동범위를 넓혀도 된다. 지나칠 경우 어깨 근육과 인대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여우진 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근골격계를 강화시키는 운동은 무엇보다 바른 자세를 지키며 운동량을 과하게 늘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어깨는 인체에서 가장 활동반경이 넓은 관절이지만 근육이나 인대를 무리하게 움직일 경우 파열 등 손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엔 가벼운 무게로 시작해 무게를 천천히 늘려가는 게 어깨를 보호하는 법”이라고 덧붙였다.
어깨운동에 매진하는 남성들이 가장 쉽게 당하는 부상은 회전근개파열이다. 어깨 힘줄에 반복적으로 강한 충격이 가해지면 탄력이 줄어들고 딱딱해지는 현상이다. 회전근개는 극상근, 견갑하근, 소원근, 극하근 등 네 개의 근육으로 구성된 부위로 어깨를 돌릴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십견과 달리 특정한 동작을 취할 때 통증이 나타난다. 특히 등 뒤로 손이 올라가지 않거나 아픈 쪽으로 돌아누웠을 때 통증이 심하다. 낮보다 밤에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보건복지부가 2011년 1~6월 ‘회전근개파열’로 내원한 환자 4만3563명을 분석한 결과 30대 이하(6446명)는 남성(5064명)이 여성(1382명)보다 약 3.7배 많았고 40대 이상은 여성(2만1656명)이 남성(1만5434명)에 비해 1.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우진 센터장은 “남성은 어깨에 직접 무리가 가는 운동으로 젊은 연령대에서 회전근개파열이 많지만 여성은 반복적인 가사노동으로 인한 퇴행성 변화에 의해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며 “특히 젊은 남성은 통증을 일시적인 것으로 여겨 치료시기를 놓쳐 단순 어깨통증이 회전근개파열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회전근개파열은 무엇보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치료시기가 늦을수록 찢어진 부위가 넓어져 치료 과정이 길고 복잡해진다. 심한 경우 끊어진 힘줄이 말려 올라가 지방으로 바뀌기도 한다.
힘줄이 완전히 끊기지 않으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보존치료 등으로도 질환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힘줄이 끊어졌을 경우 관절내시경으로 힘줄을 봉합하고 관련 부위를 힘줄과 다시 묶는 회전근개복원술이 요구된다. 광범위하게 파열돼 봉합이 불가능하다면 인공힘줄을 이식하기도 한다. 인공힘줄 이식 수술 이후 약 8주간은 보조기를 착용해야 하며 수술 후 3개월까지 재활치료가 필수다. 근력이 회복되면 가벼운 운동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