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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환자마다 증상 그때마다 달라요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5-25 18:07:27
  • 수정 2016-07-21 1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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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실 살인사건’ 가해자, 일반 조현병 환자와 증상 달라 … 약물치료·정신치료 병행 필요

지난 17일 서울시 강남역 인근에서 발생한 ‘화장실 살인사건’에 대해 경찰은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가 벌인 사건이라고 잠정 결론내렸다. 가해자가 그동안 받았던 약물치료를 끊고 가출하면서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의 주장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가해자가 벌인 행위가 일반적인 조현병 환자가 보이는 증상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조현병 환자들은 공격적이지 않고 수동적인 면을 많이 보인다.

조현병은 말, 행동, 감정, 인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정신병적 상태다. 흔히 사람들은 조현증 환자를 보고 ‘미쳤다’고 표현할 정도로 예후가 나쁜 게 특징이다.

전세계 인구의 약 1%가 조현병을 겪고 있다. 남녀간 차이는 보이지 않지만 발병 연령은 남자가 15~25세로 가장 많은 반면 여자는 남자보다 약 10년 정도 늦게 나타난다. 질병 예후는 여자가 남자보다 낫다. 이같은 조현병의 유병율과 발병율은 지역 및 문화적 차이에 관계없이 일정하다.

발병 원인에 대해서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유전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환경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 발병한다는 학설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현병은 환자마다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각 환자마다 여러 증상이 다양한 조합으로 나타나 환자 가족이나 이웃들은 자신이 경험한 환자의 증상에 대해 왜곡된 생각을 갖기 쉽다. 조현병은 사고(思考)의 장애다. 잘 달리던 열차가 탈선하듯 사고의 흐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한상우 순천향대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환자들은 망상에 대한 반응이나 환청의 지시에 따라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언행을 보이지만 살인 등 극단적인 행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며 “일반적으로 범죄를 벌이려면 계획적인 생각과 행동이 필요한데, 조현병 환자는 이에 필요한 계획능력이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고 밝혔다.

환청은 조현병 환자에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이다. 주변에 아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자신에게 말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말소리가 환자의 행동을 일일이 간섭하고 지시하는 경우가 많다. 드물지만 환시, 환미, 환촉, 환취 등도 나타난다. 망상도 조현병 환자들이 겪는 증상 중 하나다. 일반적인 사회의 통념과 상식으로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성적인 설득으로 고쳐지지 않는 ‘병적인 믿음’을 말한다. 각종 피해망상과 관계망상이 여기에 포함된다.

조현병은 약물치료가 우선돼야 한다. 약물에 의해 호전되는 증상으로는 불안, 초조, 안절부절, 불면, 집착, 환각, 망상, 짜증, 분노, 집중력 저하 등이 있다. 질병이 반복적으로 재발될 경우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도 길어지고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이 떨어져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항정신병약물을 지속적으로 투여받으면 재발 가능성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조현병에 처방되는 약물은 중독성과 습관성을 거의 갖고 있지 않다. 의사 처방대로 복용하면 문제가 없다. 약물이 독해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약을 먹어야 질병에 의해 신경계가 망가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간혹 손떨림이나 졸림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데, 의사와의 상담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일단 약을 먹으면 증상이 나아지지만 고장난 신경계가 안정화되지 않아 의사와 상담해 약을 복용해야 한다.

약물치료 이외에 비생물학적 치료도 있다. 크게 정신치료와 정신사회재활 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이 많이 완화된 환자라도 자신의 병적 증상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위해선 정신치료, 집단치료, 가족치료 등이 필요하다. 재발과 재입원의 악순환을 예방하고 자신의 질병을 스스로 관리하도록 도와주는 체계적인 정신사회 재활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조현병 치료를 위해선 가족과 주위 사람의 이해가 중요하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언행이나 방치는 금물이다. 환자는 언뜻 보기에 인격을 상실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은 섬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이 헌신적인 애정으로 대해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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