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는 걷거나 뛰거나, 앉거나 서거나, 구부리거나 펴는 등 다양한 동작을 가능케 하고 몸의 균형을 잡아준다. 자주 사용하는 만큼 퇴행성 변화가 생기기 쉽다. 척추의 가장 대표적인 퇴행성질환은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과 ‘협착증’이다.
흔히 디스크로 불리는 추간판탈출증은 척추뼈 사이에서 쿠션처럼 충격을 흡수하는 추간판이 퇴행성 변화 또는 외상에 의해 돌출돼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협착증은 척추를 구성하는 구조물의 비후 및 증식으로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비정상적으로 눌려 염증과 통증이 발생한다.
두 질환 모두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디스크는 10대부터 퇴행이 시작돼 발병 연령이 낮은 반면 협착증은 대부분 50대 이후에 많이 발생한다.
발병 원인이 다른 만큼 증상도 차이난다. 보건복지부 척추전문병원인 나누리서울병원의 공병준 척추센터 원장은 “추간판탈출증은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통증이 발생하고 허리와 다리가 함께 아프다”며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하고 서있거나 걸으면 통증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협착증은 허리를 굽히면 편하고 허리보다 다리, 엉치, 발쪽에서 통증과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며 “오래 걸으면 다리가 터질 듯 아프거나 힘이 빠지고 쪼그려 앉아 쉬면 편해진다”고 덧붙였다.
추간판탈출증 환자는 전신 유산소운동인 걷기가 효과적이다. 걷기운동은 디스크에 적절한 자극을 줘 주변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시선은 전방을 향하고 상체를 똑바로 세운 자세로 하루 30분 정도 걷는 게 좋다. 걷는 도중 통증이 발생하면 운동을 중단하고 점차적으로 운동시간을 늘린다.
협착증 환자는 오래 걸을 수 없고 허리를 굽히는 게 더 편한 특성상 걷기운동보다는 자전거가 효과적이다. 허리를 약간 숙인 자세로 자전거를 타면 허리굴곡이 바깥쪽으로 나와 척추관이 넓어지고 요추를 지지하는 근육이 발달해 상대적으로 통증이 감소한다.
경미한 디스크질환이나 협착증은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지만 심할 경우 척추내시경술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척추내시경술은 내시경으로 병변을 확대해 보면서 미세도구나 레이저 등으로 질환을 치료한다.
공병준 원장은 “척추내시경술은 최소침습적 치료법으로 절개 부위가 작고 근육 및 뼈 손상이 없어 수술 후 일상 복귀가 빠르다”며 “부분마취 후 실시하므로 고령환자도 수술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