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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보청기 10개 중 8개는 외국산 … 관련 시장 매년 8.5%씩 성장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5-23 17:34:56
  • 수정 2016-05-27 19: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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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 제품, 외국산 핵심 부품 조립·판매 … IT기술 접목해 시장 점유 확대 노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는 청각장애인에게 지원되는 보청기 보조금을 기존 34만원에서 최대 131만원까지 늘렸다. 지원금 확대로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된 청각장애인들은 모두 혜택을 받게 됐다. 이로써 기초생활수급권자 또는 차상위계층 청각장애인은 제품을 구입하면 131만원을 환급받게 되며, 일반 청각장애인은 117만9000원을 돌려받는다. 그동안 청각장애인에 대한 장애인 보장구 급여(보청기 구매 환급액)의 기준 금액은 2005년 34만원으로 정해진 이후 10년간 변동이 없었다.

2014년 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청각장애인 약 31만명 중 약 60%(19만명)가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는 약 40%(12만명)는 보청기가 필요해도 구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청기 구입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컸고, 보청기를 사용하더라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않을 정도로 장애가 심한 사람도 많았다.

보청기는 크게 이식형과 비이식형으로 나뉜다. 이식형은 반이식형과 일반이식형으로 세분화된다. 비이식형은 골도형, 기도형, 구화훈련용 등으로 구분된다. 골도형은 소리를 증폭해 골전도 방식으로 전달하는 기구다. 기도형은 공기 전도 방식이며, 구화훈련용은 말더듬 교정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으로 기도형과 같은 방식으로 소리를 전달한다. 인공와우로는  호주 코클리어, 오스트리아 메델, 미국 어드밴스바이오닉스 등이 첨단제품으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보청기 시장의 약 90% 이상은 기도형 보청기가 장악하고 있다. 허가 건수도 총 1258건 중 기도형이 985건, 미분류 비이식형(한쪽 난청이 있는 경우 반대로 듣게 해주는 크로스형 등)이 267건, 이식형이 4건, 골도형과 구화훈련용이 각각 1건 등이다.

청각장애인의 99% 이상은 비이식형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다. 귀걸이 모양의 비이식형은 파손의 위험성이 적고 편리한 게 장점이다. 아이들의 경우 귀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유연하게 제품을 교체할 수 있는 귀걸이형을 부모들이 선호한다.

보청기는 의료기기 중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전세계 보청기 시장 규모는 약 88억달러로 추산된다. 매년 7%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0년에는 약 12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국내 보청기 시장은 2010년 445억원에서 2014년 616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국내 시장 성장률은 8.5%로 세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부 보조금이 인상으로 국내 보청기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 보청기 시장은 오티콘(덴마크), 포낙(스위스), 와이덱스(덴마크), 지멘스(독일)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 4곳 업체가 전체의 6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세계 보청기 시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간 합병으로 치열한 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다. 오티콘을 보유한 WDH는 베르나폰과 오틱스글로벌을 인수했으며, 스타키는 퀄리톤과 마이크로테크와 통합하며 세를 불렸다.

국내 시장은 스타키(미국), 지엔리사운드(덴마크), 오티콘(덴마크), 지멘스(독일)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회사가 국내 시장의 약 82.5%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수입되는 보청기의 약 54.5%는 덴마크산이다. 미국(16.1%), 스위스(13.9%)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진출한 외국 법인들이 국내서 판매하는 보청기 물량의 68%는 자사 부품을 수입한 뒤 국내에서 제조해 판매한다. 국내 기업들도 중국, 독일 등에 제품 수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규모는 미미하다. 2014년 기준 중국에 1억500만원 가량 수출됐으며, 독일은 600만원에 불과했다.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외국 업체의 제품을 들여와 유통하는 수준에 머물러 왔다. 자체적인 연구개발 대신 판매에만 집중해 개발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국내 제조사들은 대부분 사용자의 귀 본만 제작하고 나머지 핵심 보청기 부품은 외국에서 수입해 조립 및 판매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보청기 회사로는 대한보청기, 세기스타, 바이오사운드랩, 알고코리아, 딜라이트 등이 꼽힌다. 이밖에 가나안보청기상사 등 18개 업체가 꼽힌다. 대한보청기는 국내 최초의 보청기 회사로 가장 많은 수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세기스타는 귀 본 제작 등으로 보청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바이오사운드랩은 보청전화기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알고코리아는 2012년 세계 최초 64채널 보청기를 출시했다. 딜라이트는 보급형 보청기 제조업체로 2011년 대원제약이 인수해 최근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보청기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외국 기업은 스타키그룹이다. 스타키는 지난 1월 국내 기업인 복음보청기를 인수했다. 스타키는 한국 진출 이후 금강보청기, 소리샘보청기, 조은소리보청기 등 국내 보청기업체를 꾸준히 사들이며 시장점유율(약 30%) 1위에 올라섰다. 복음보청기는 최근 17번째 지점을 서울 신촌에 두며 국내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기술적으로 진보된 디지털 보청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높은 IT 기술 수준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의료기기를 접목한 스마트 보청기 ‘삼성 이어로(Samsung Earo)’로 보청기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내 신사업추진 부서가 주도해 지난해 5월부터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으며 북미, 유럽 등 보청기 선진 시장에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김수연 보건산업진흥원 연구원은 “보청기는 원가 대비 판매 가격이 높은 고부가가치 의료기기”라며 “이제라도 국내 보청기산업 육성을 위해 핵심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보청기 업계의 대세는 스마트폰 앱과 연동돼 음량조절, TV, 통화음 등을 이어폰 없이 무선으로 집중 청취가 가능한 제품이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으로 제작된 제품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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