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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의 계절’ 여름, 빨간 두드러기가 웬말 … 금속알레르기 대처법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5-23 09:42:40
  • 수정 2020-09-13 19: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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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켈, 전체 원인 3분의 1, 코코아·콩류·김치에 다량 함유 … 땀 흘린 뒤 액세서리 씻고 말려야

직장인 강모 씨(31·여)는 최근 목 주변 목걸이 라인에 붉게 두드러기가 생긴 것을 발견했다. 생일 선물로 목걸이를 받아 며칠 동안 목에 걸고 생활한 뒤 나타난 증상이었다. 자꾸 가려워 긁다 보니 홍반까지 줄줄이 돋아 보기에 좋지 않았다. 가려움증까지 점차 심해져 병원을 찾은 결과 금속알레르기로 인한 접촉성 피부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금속액세서리는 노출의 계절인 여름철 필수 아이템이지만 각종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쇠독’으로 불리는 금속알레르기 증상은 합금으로 만들어진 액세서리를 착용했을 때 가렵고 따가운 느낌이 들고, 진물염증·붉은반점(홍반)·두드러기·색소침착 등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은 “초기에는 피부가 빨개지면서 가렵고 주변에 좁쌀 같은 작은 수포가 돋아나면서 진물이 나온다”며 “초기에 치료하지 못하거나 증상이 심할 경우 만성화돼 병변 부위가 진한 붉은색이나 갈색얼룩으로 변하고, 피부가 점차 두꺼워지고 딱지가 생겨 까칠한 피부로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지만 땀이 나기 시작하는 늦봄이나 여름철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금속의 속성 때문이다. 금속은 물엔 녹지 않지만 땀이나 체액에 포함된 염소이온과 접촉할 경우 조금씩 녹는다. 녹은 금속이 몸의 단백질과 작용하면 피부에 거부반응이 나타난다. 보통 땀이 많고 피부가 약한 사람, 각질층이 얇은 사람에서 발생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니켈, 코발트, 크롬 등 녹기 쉬운 금속이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이 중 니켈은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원인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니켈은 ‘귀신’이라는 뜻의 독일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단단하고 금속광택이 나는 은백색 금속이다. 공기 중에서 산화물 보호피막을 형성해 부식방지기능을 갖는다. 니켈의 약 65%는 크롬과 철의 합금인 스테인리스강을 만들고 이는 식기, 열쇠, 칼, 시계, 청바지단추, 벨트고리, 신발고리, 문고리 등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생활용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반면 금, 은, 알루미늄은 쉽게 녹지 않아 금속알레르기 반응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액세서리뿐만 아니라 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스마트기기가 금속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한다. 2014년 애플의 아이패드(iPad) 표면 코팅에 포함된 니켈 성분이 피부발진을 일으켰다는 연구결과가 미국 소아과학회 학술지에 소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부설 레이디어린이병원 피부과 섀런 제이컵과 셸라 아드마니 박사는 ‘아이패드-어린이들의 니켈 노출을 증가시킴’이라는 증례보고를 통해 니켈 알레르기가 있는 11세 소년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소년은 통상적인 치료법에도 반응하지 않는 6개월 이상 지속된 온몸 가려움증을 호소했고 검사결과 니켈 알레르기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음식과도 연관성이 있다. 박천욱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니켈알레르기를 가진 실험자를 대상으로 니켈 제한 식이요법을 시행한 결과 3주 후 피부병변, 가려움 등의 증상이 완화됐으며 8주 후 대부분의 피부병변이 말끔히 사라졌다”며 “코코아, 콩류, 아몬드, 참깨, 다시마 등이 니켈을 많이 함유된 대표 식품”이라고 설명했다. 코코아 음료수를 마시거나 땅콩 한 봉지를 먹으면 니켈 섭취량이 급증해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녹차, 홍차, 우롱차, 커피를 비롯해 무, 배추가 들어가는 한국인의 대표식품 김치와 깍두기에도 니켈이 많이 함유돼 있다. 쌀과 보리는 과일과 야채보다 니켈이 적게 포함돼 있다. 한식에 주로 쓰이는 파, 마늘, 생강, 설탕, 소금 등 양념의 니켈 함유량도 적은 편이다.

박 교수는 “알레르기 증상 완화를 위해 니켈 성분이 다량 함유된 음식 섭취는 물론 니켈이 들어가 있거나 도금된 시계, 목걸이, 귀걸이, 금속버클 허리띠, 바지 금속단추 등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담배에도 니켈이 들어있는 만큼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금연하는 게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치아에 덧씌우는 치과 치료용 재료도 금속알레르기의 원인이 된다. 여기서도 니켈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금속이 흔히 쓰이는 치료는 크라운으로 치아가 깨지거나 심하게 금이 갔을 때 신경치료 후 치아를 보호하기 위해 니켈 등 금속 치료재료를 전체적으로 이에 덮어 씌운다. 재료로 쓰이는 주요 금속은 니켈·크롬 합금과 코발트·크롬 합금이다. 이 중 코발트·크롬보다는 니켈·크롬 합금이 상대적으로 물러 환자의 치아 모양에 맞게 깎고 다듬고 광택 내기가 수월해 자주 쓰인다. 

박지만 이대목동병원 보철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인구의 5% 가량은 니켈에 민감하고, 여성의 니켈 과민증이 남성보다 10배 정도 흔하다”며 “니켈 과민증은 해당 부위가 가렵거나 붉게 부어 오르거나 진물이 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주변 잇몸이 아예 거무스름하게 변하거나 니켈 합금을 만지기만 해도 접촉성 피부염이 생기는 경우도 드문 확률도 발생한다. 치과 치료 후 이와 비슷한 변화가 생기면 니켈 과민증인지 진단받아볼 필요가 있다.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땐 원인이 되는 액세서리나 금속제품의 착용을 즉시 중지하고 얼음찜질로 가려움증을 가라앉혀야 한다. 그럼에도 가려움증이 사라지지 않고 진물이 나는 등 증상이 심해진다면 피부과를 찾아 항히스타민제나 항알레르기제를 처방받는 게 바람직하다. 염증이 심할 땐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다.
습한 환경에 오래 머물거나 물기가 있는 액세서리 등을 착용하면 니켈 등 금속 성분이 녹아 피부에 스며들어 증상이 악화된다. 액세서리 착용 후 땀을 많이 흘렸다면 액세서리를 깨끗이 씻고 말려야 한다.

금속 도금이 벗겨져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도금이 벗겨진 시계나 안경은 착용을 삼간다. 액세서리를 구입할 땐 18K 이상 금이나 은으로 된 액세서리를 고르는 게 좋다. 화이트골드를 금의 일종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금, 니켈, 아연, 주석 등의 합금이므로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착용을 피하도록 한다. 액세서리가 피부에 닿는 부위에 투명 매니큐어를 칠해 막을 형성하는 것도 알레르기 발생을 억제하는 데 도움된다.
물에 희석시킨 식초를 물집에 발라주면 금속알레르기로 인해 생긴 물집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되지만 피부가 건조한 사람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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