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황금연휴에 맞춰 가족여행을 떠난 이정민 씨(26·여)는 여행하는 3일 내내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매일 저녁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술잔을 기울이다보니 쉴 새 없이 울리는 친척들의 코고는 소리가 신경을 거슬렀다. 이 씨는 참다 못해 방을 나누자고 제안했고, 이 과정에서 자신도 경미하게 코를 곤다는 사실을 알게 돼 민망하기 짝이 없었다.
코를 고는 가족들의 공통 중 하나가 ‘무턱’이 있다는 것이다. 외동딸인 그녀는 아버지를 닮아 무턱을 갖고 있었지만 콤플렉스가 될 정도로 눈에 띄는 것은 아니어서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게다가 방을 혼자 쓰다보니 누구도 이 씨가 코를 고는 것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친척 일행과 자신을 포함한 몇몇이 무턱이어서 코를 곤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코골이 개선과 심미적 이유로 전문치료가 필요한지 고민에 빠지게 됐다.
강진한 서울턱치과 원장은 “코골이는 흔히 나이든 노인이나 비만인 사람들의 전유물로 알려져 왔지만 생활습관이나 골격적인 유전 등에 의해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라며 “하지만 골격 문제로 코골이가 유발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 이런 경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씨처럼 무턱이나 돌출입 등 골격 문제를 가진 경우 기도 공간이 좁아져 코골이가 나타날 우려가 높다”며 “이런 경우 아래턱뼈를 이동시키는 하악수술, 윗턱을 이동시키는 상악수술, 위아래를 함께 움직이는 양악수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좁은 기도 공간을 확보해 정상적인 호흡은 물론 교합기능까지 회복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의식 중에 코를 고는 행위는 잠을 자는 사이에도 신체가 쉴새 없이 움직이는 것과 다름없다. 이렇다보니 코골이가 심한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수면부족과 만성피로에 시달리며 성격이 변하는 등 심리적인 부분에서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된다.
강 원장은 “코골이 환자는 단순히 소음을 줄이려는 것보다 질환으로 인해 자신에게 돌아올 피해가 무엇인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연령대와 건강에 따라 수술과 치료법은 환자에 맞게 충분히 조절할 수 있어 유전적인 영향으로 인한 코골이가 의심된다면 치과를 찾아 자신의 상황을 진단받는 게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