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대장암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용종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대장내시경검사를 받는 고령층이 늘고 있다. 최근엔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90세 이상 초고령자가 내시경검사를 받으러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초고령층은 대장내시경검사로 인해 심폐합병증을 앓거나, 다른 연령대 환자에 비해 검사 전 장을 청결하게 하지 못해 검사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평소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심혈관계질환 환자는 대장내시경검사 전 약물 복용을 5~7일간 중단해야 한다. 복용을 중단하지 않고 대장내시경을 받을 경우 비정상적인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1주일 정도 약물을 끊는다고 해서 심혈관질환 증상이 급격히 악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초고령 환자라면 사정이 다르다. 전반적인 장기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아스피린 등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심폐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90세 이상 환자군과 75~79세 환자군을 대상으로 대장내시경검사 시 심폐합병증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 90세 이상 환자는 5.3%, 75~79세 환자는 0%로 나타났다”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심혈관계질환을 앓아 아스피린 및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검사 전 전문의와 상담해 심폐합병증 발생 위험을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초고령 환자는 대장이 제대로 정결되지 않아 검사효율도 떨어지는 편이다. 강동경희대병원의 연구결과 90세 이상 환자군의 대장정결 불량률은 29.7%로 75~79세 환자군의 15.0%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
차 교수는 “향후 초고령자의 대장내시경검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초고령자는 대장암을 포함한 대장종양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 대장정결 준비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장내시경은 항문으로 특수카메라가 달린 관을 삽입, 대장 내부 및 대장과 인접한 소장의 말단 부위를 관찰해 대장암과 염증성장질환을 진단한다. 갑작스러운 혈색소(헤모글로빈 hemoglobin) 감소 등 빈혈 징후가 있으면 대변에서 혈색소가 검출되지 않으므로 상부위장관(위, 식도, 십이지장)내시경과 함께 대장내시경을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