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역의 한 필라테스 교실에서 여성들이 삼삼오오 ‘바디플레이트’ 수업을 듣고 있다. 약 30분간 강사의 설명에 따라 동작을 수행하는 여성들은 짧은 시간에도 어느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상당한 고난도 동작이 이어지자 탄식이 터지기도 한다.
코스메틱회사에 근무하는 조모 씨(26·여)는 “거의 매일 점심시간을 활용해 수업을 듣고 있다”며 “아무래도 야근이 잦다보니 퇴근 이후에는 시간이 없어 점심은 최대한 가볍게 먹고 운동하러 오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건강은 염려되지만 정작 운동할 짬이 나지 않는 사람도 점심시간 30분만 투자하면 도움이된다. 최근 ‘워런치’(Walunch) 등 점심식사는 간단히 끝내고 회사 주변을 걷거나, 운동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직장인도 늘며 점심운동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걸을 여건이 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30분 런치 피트니스’가 뜨고 있다. 서울 선릉·삼성역, 광화문·시청·종로 지역 등 사무실이 밀집된 곳에는 이같은 수요를 반영한 클래스들이 적잖다. 금세 사무실에 들어가야 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30분 안팎의 짧은 시간에 운영되고 있다.
최근엔 요가·퍼스널트레이닝 등 전통적인 인기 아이템뿐만 아니라 △파워플레이트 △트램펄린 △EMS(Electronic Muscle Stimulation)트레이닝 등이 부상하고 있다. 이들 종목은 ‘짧고 굵게’를 지향하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파워플레이트는 속칭 ‘청와대 운동기구’로 히트를 쳤다. 초당 30회의 3차원 진동으로 근육 활동량을 30~50배 늘리는 신개념 운동기구다. 근육활동량이 늘어 맨몸으로 같은 시간 운동했을 때에 비해 4~6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촉진해 혈액순환을 돕고, 셀룰라이트를 감소시키며, 근육통을 완화시키고, 유연성을 증가시켜 근육의 가동 범위를 늘려준다.
김용현 JS웰필라테스 시청점 대표는 “기존 플레이트 수업은 주로 웨이트운동 위주의 1대1프로그램이 일반적이었지만 우리 센터는 플레이트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바디플레이트’ 그룹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필라테스 동작과 소도구를 접목시켜 몸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디라인을 잡기에 앞서 유산소운동을 재미있게 하고 싶다면 ‘트램펄린’을 활용한 점핑스포츠를 고려해볼 수 있다. 점핑 피트니스는 최근 세계 최대 피트니스 박람회 중 하나인 피보(FIBO)가 5대 피트니스 중 하나로 선정했을 정도로 미국·유럽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호석 국민휘트니스 광화문점 퍼스널트레이너는 “트램펄린에서 운동하는 것은 다른 유산소운동에 비해 심박수가 금방 올라가 지속적으로 숨찬 강도로 운동할 수 있다”며 “러닝머신이나 사이클 등 기존 유산소기구를 지루하게 느끼는 사람이 적잖고, 자칫 무리하면 관절 등이 상할 수 있지만 트램펄린은 딱딱한 바닥에서 하는 운동에 비해 관절에 부담이 적고,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다양한 근육에 자극을 줄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다른 유산소운동에 비해 전신을 고루 활용하게 되고 칼로리 소모량이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좀 더 근육을 세심하게 다듬고 싶은 사람들이 택하는 게 EMS트레이닝이다. 일반적인 물리치료가 이뤄지는 수준의 자극인 100㎐ 미만의 미세전류(저주파)가 흐르는 옷을 입고 근육을 수축·이완하며 운동하는 방법이다. 윤승현 아주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평소 운동을 잘 하지 않아 근육이 적은 사람은 전기 자극으로 근력강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미 근육이 많이 형성돼 있는 사람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MS트레이닝을 진행하는 트레이너들은 “EMS 트레이닝은 20분 동안 온몸에 강한 자극을 주는 고강도 운동이기 때문에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장질환 등으로 체력이 약해진 만성질환자의 경우 체력 손실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