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해지는 오후 커피를 찾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심신이 지쳤을 때 커피의 카페인보다 효과가 있는 게 과연 있을까. 소모된 심신을 달래주는 오후의 커피와 잘 어울리는 디저트를 추천하자면 ‘나를 들어올리다’, ‘기분이 좋아지다’라는 뜻을 가진 티라미수가 1순위다. 나른해지는 5월의 디저트로 티라미수를 추천한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저트인 티라미수는 커피와 카카오의 향이 마스카포네 치즈와 잘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낸다. 한입 먹었을 때 입 안에서 크림이 사르르 녹으며 단맛과 약간의 쌉쌀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다양한 레시피가 적용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레이디핑거’(lady fingers : 손가락 모양을 한 부드러운 쿠키, 이탈리아어로 Savoiardi,사보이아르디)에 에스프레소 커피를 적시고 그 위에 마스카포네 치즈 크림을 얹은 후 위에 카카오가루로 마무리하면 된다. 마스카포네 치즈 크림에는 마스카포네 치즈, 계란노른자, 설탕 등이 들어가 영양가도 매우 높다. 레이디 핑거 대신에 스폰지 시트를 쓰는 경우도 많다.
티라미수의 유명세만큼이나 시작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크게 △1970년대 베네토 주 트레비소(Treviso) 레스토랑 ‘레 베케리(Le Beccherie)’ △마스카포네 치즈가 생산되는 롬바르디 지방 △토스카나 지방 등이 발원지라는 3가지 가설이 있다. 토스카나 지방에서 티라미수가 시작됐다는 설이 유력했으나 근래에는 ‘레 베케리’ 레스토랑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레 베케리’설은 레스토랑의 오너 캄페올(Campeol) 씨의 할머니와 어머니가 1960년대에 고안했다는 것으로 스폰지 시트가 아닌 ‘레이디핑거’를 사용해 만들기 시작한 티라미수의 원조라고 전해진다. ‘티라미수’라는 이름이 유명세를 타게 된 시초가 ‘레 베케리’라는 점에서 이 설에 무게가 실린다. 티라미수는 레 베케리를 시작으로 그 지역의 다른 많은 레스토랑에서 따라했고, 이후 이탈리아 전체에서 퍼져 유명해졌다고 한다.
최근 서울 많은 곳에서도 티라미수를 접할 수 있다. 이태원 경리단길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몇 곳이 유명해지면서 본격적으로 명함을 올렸고 이탈리아식 티라미수에서부터 프랜차이즈 카페 티라미수까지 다양한 티라미수를 선보이고 있다.
정말 맛있는 티라미수를 즐기고 싶다면 ‘비스테까’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티라미수는 ‘비스테까’의 티라미수다. 경리단길 이탈리아 레스토랑 ‘비스테까’에서 유명세를 타 서울 시내 유명 백화점에도 입점했다. 마스카포네 치즈 향이 풍부한 게 특징이다.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고 하니 납득이 간다. 특별한 티라미수를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을 때 먹기 적합하다.
분위기 있게 티라미수를...‘마피아 디저트’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티라미수를 즐기고 싶다면 경리단길 근처 ‘마피아 디저트(Mafia Dessert)’를 추천한다. 1층과 2층으로 구성된 카페로 2층에 올라가면 창문 넘어 서울 전경이 펼쳐진다. 마피아 디저트는 에스프레소 커피가 아닌 더치 커피만을 판매하는 곳으로 취향에 따라 커피 농도를 조절해 마실 수 있다. 이곳의 티라미수는 크런치한 아주 작은 초코볼이 마스카포네 치즈 크림에 섞여 있어 씹는 재미가 있는 게 특징이다. 에스프레소에 흠뻑 적셔진 스폰지 시트가 너무 쌉쌀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쌉쌀함이 마스카포네 치즈 크림의 달콤함과 부드러움에 잘 어우러져 부담스럽지 않다.
평범하지만 만족스러운 티라미수를 즐기고 싶다면 ‘투썸플레이스’
프랜차이즈 카페 중 가장 만족스러운 티라미수는 ‘투썸플레이스(Twosome Place)’다. 맛과 양 두 가지 모두 적당하고 접근성이 용이한 게 장점이다. 이 곳 티라미수는 스폰지 시트에 에스프레소 맛이 거의 나지 않아 어린아이들도 즐길 수 있다. 마스카포네 치즈 향이 다른 곳에 비해 강하지 않고 코코아 파우더 향이 강해 초콜릿 케이크 느낌이 약간 들 수 있으나 가장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