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운동만으론 한계가 있어 병원을 찾게 됐습니다.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에 입학하고 군대를 다녀오며 어느 정도 몸무게를 줄였지만 직장에 다니며 업무에 시달리자 다시 몸매가 통통해지기 시작했다. 운동할 짬이 나지 않을 정도로 바쁜 일상에 결국 최후의 수단을 택했다. 수술 후 1개월이 지난 현재, 그는 바지 사이즈를 6인치나 줄어 기뻐하는 중이다. 천 씨는 “예비신부도 내가 이렇게 변할 줄 몰랐다며 내심 기뻐하는 눈치”라며 “다가올 웨딩촬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만클리닉을 찾는 남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흔히 다이어트는 여성의 전유물로 알려졌지만 최근 남성 사이에서도 ‘슬림핏’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생긴 대로 살자’는 과거의 사고방식을 버리고 남성도 몸매관리에 한창이다.
과거처럼 큰 근육이 아닌 날씬한 몸에 잔근육이 진 몸매의 핵심은 체지방량을 줄이는 것이다. 많이 먹고 웨이트트레이닝을 늘리는 ‘벌크 업’과 달리 유산소운동 등으로 군살을 제거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선호 365mc비만클리닉 이사장은 “흔히 남성은 여성보다 다이어트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체지방이 몸속에 축적되면 운동능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여기에 야근, 잦은 음주 등이 일상화되다보면 살이 찌는 속도가 겉잡을 수 없이 빨라져 여성과 마찬가지로 체중감량에 힘들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다보니 지방흡입수술 등 의학의 도움을 받는 남성이 늘고 있다. 지방흡입수술은 영구적으로 불필요한 지방세포를 흡입, 한번 시술로 몸매를 다듬을 수 있어 ‘스테디셀러 성형’으로 꼽힌다.
이 이사장은 “과거 지방흡입을 고려하는 남성은 튀어나온 복부나 여성형유방증(여유증)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 컸지만 최근에는 이중턱, 허벅지 등으로 시술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라며 “과거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수술을 택했다면 최근엔 미용 목적으로 결심하는 남성이 적잖다”고 말했다.
남성의 지방흡입수술은 까다롭게 이뤄져야 한다. 무조건 슬림한 체형을 원하는 여성과 달리 근육질 몸매는 살리되 특정 부위의 지방만 정확히 제거하는 게 포인트다. 이를 위해 지방흡입 전 초음파 지방분석 검사로 지방 및 근육량의 분포 정도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이선호 이사장은 “지방흡입은 캐뉼라(cannula)로 이뤄지는 만큼 섬유질이 많으면 튜브가 막혀 흡입이 어려워지기도 한다”며 “남성은 근육량이 많고 피하지방 속에 섬유질이 많아 여성 지방흡입에 비해 고난도 수술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어 “복부의 경우 여성에 비해 근육이 발달하고 피하지방층이 얇은 것도 남성의 지방흡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무엇보다 남성들마다 기대하는 몸매가 제각각인 만큼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뒤 수술 방향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술시간은 흡입하는 지방량에 따라 달라진다. 이중턱은 30분 안팎이, 복부 전체를 수술하는 경우 1~2시간 정도 소요된다. 흡입해야할 지방이 많지 않고 부분적인 몸매라인의 교정을 원하는 경우 미니지방흡입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체형을 단기간에 개선하고 싶지만 회복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주사기로 직접 지방을 추출하는 ‘람스’(LAMS, Local Anesthetics Minimal Invasive lipo-Suction) 시술을 권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