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없이 교정하기 어려웠던 ‘가성 여성형유방증(pseudogynecomastia)’이 비침습적 냉동치료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팀은 2일 수술 없이 유륜 주변을 냉동해 지방세포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가성 여유증을 치료했다고 밝혔다.
가성 여유증은 남성의 한 쪽 혹은 양쪽 유방이 여성처럼 봉긋하게 커진 상태이지만 유선은 발달되지 않은 질환이다. 주로 가슴 부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며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사춘기 청소년에서 나타나 수치심을 느끼거나, 성정체성 형성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서구화된 식생활, 비만인구 증가, 호르몬·염색체 문제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까지 가성 여유증을 정상적인 가슴으로 개선하려면 수술적 방법만이 거의 유일하다고 알려져 왔다.
가성 여유증은 주로 지방을 흡입해 지방조직을 제거하는 등 침습적 절제과정으로 치료해왔다. 이 과정에서 가슴이 함몰되거나 양쪽 가슴 모양이 서로 맞지 않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수술을 망설이는 환자가 적잖았다.
허창훈 교수가 선보인 냉동지방분해술(Cryolipolysis) 치료법은 냉동에너지를 일정 간격으로 피부에 조사하면 지방세포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디터 만슈타인(Dieter Manstein) 교수의 이론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허 교수팀은 국산 레이저 의료기기 회사의 냉동지방분해술 장비로 25세 이상 가성 여유증 환자 12명에게 2회의 냉동치료를 적용, 28주간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들의 가슴둘레, 유방 부위의 지방두께, 환자 만족도 등 모든 영역에서 여유증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냉동치료로 발생했을 것으로 예측되는 부작용도 전혀 나타나지 않는 등 수술적 방법에 비해 안전성도 높았다.
평가가 진행되는 동안 가슴둘레는 100.02㎝에서 95.72㎝로 평균 4.3%까지 감소했고, 유방 부위 지방 두께는 좌측이 약 26%(1.7㎝ → 1.29㎝), 우측이 25%(1.67㎝ → 1.26㎝) 줄어 냉동치료가 효과적인 대안치료임을 입증했다.
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수술치료를 부담스러워하던 가성 여유증 환자도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며 “절개 없이 효과적으로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된 만큼 치료 패러다임에 일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의료레이저 잡지인 ‘미국 레이저치료학회지’(Lasers in Surgery and Medicine) 최신호에 실리는 등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