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에 사는 이모 씨(56·여)는 최근 체중이 10㎏ 늘면서 자주 무릎이 붓고 통증을 느꼈다. 살이 찌기 전에는 친목모임에 활발히 참여했지만 살이 찐 뒤에는 무릎통증 탓에 제대로 걷기도 힘들다. 체중감량을 위해 이를 악물고 운동했지만 쑤시고 아픈 증상은 점차 심해졌고 우울증까지 겹쳐 하루의 대부분을 집에서만 보내고 있다. 더이상 참을 수 없는 통증에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은 결과 퇴행성관절염 중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과체중 또는 비만인 무릎통증 환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릎은 온몸의 체중을 떠받치는 기관으로 체중이 1㎏ 늘면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2~3배 이상 증가한다. 무릎이 받는 부담이 가중되면 연골이 손상돼 닳기 시작하고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져 무릎통증을 유발한다. 50~60대 중년여성은 폐경을 거치면서 호르몬 변화가 생기면서 연골이 약해지고 무릎통증이 심해진다.
권오룡 강남 연세사랑 병원 원장은 “체중이 늘면 무릎에 심한 압박을 가해지면서 연골 손상 및 염증에 의해 나이와 상관없이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중년 비만 여성은 다리근력이 약하고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늘어 관절염 발병 위험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하려면 체중을 감량해 무릎에 가는 하중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뛰는 활동은 자제하고 무릎에 부담이 덜 가는 고정식자전거를 타는 게 좋다. 부력을 이용한 아쿠아스포츠와 수영 등은 무릎에 부담이 덜 줘 체중감량과 하체근력 강화에 도움된다. 평소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는 등 좌식생활을 피하고 의자나 침대를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조기검진을 통해 무릎관절 건강을 살피고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권오룡 원장은 “초·중기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관절내시경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만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며 다리가 ‘O자형’으로 휘고 안쪽 무릎연골만 상한 경우 휜다리교정술과 연골치료로 자기관절을 보존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기까지 진행돼 잠을 잘 수 없을만큼 통증이 심하고 다리가 휜 상태인 환자에게는 인공관절수술을 시행한다”며 “최근 첨단 3D기술을 이용해 무릎에 딱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이 도입되면서 정확성과 안전성이 향상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