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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장어 대신 바닷장어 … 꼼수부리는 ‘무한리필집’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4-27 18:35:33
  • 수정 2016-04-27 18: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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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치살·양식연어·젖소 등 품질 떨어지는 부위 사용 … 심지어 수입산·유통기한도 속여

최근 1만원대에 마음껏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무한리필집이 인기다. 외식 메뉴로 사랑받는 삼겹살부터 평소 접하기 어려운 참치, 장어, 연어 등까지 메뉴도 다양하다. 하지만 일부 업소에서 맛이 떨어지는 부위를 사용하거나 국내산을 수입산으로 속여 판매해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배부르게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가게를 방문했다가 맛에 실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참치는 대평양, 대서양 등 전세계 해역에 분포한 고급 횟감 어종이다. 식도락가는 물론 일반인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아 최상급의 경우 한 마리에 수천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참치회로 쓰이는 다랑어는 전세계 어획량의 80% 이상이 일본에서 소비된다. 국내 원양어선이 잡는 참치 중 약 88%는 가다랑어와 황다랑어로 주로 통조림 가공용으로 쓰인다. 이 중 황다랑어는 국내에선 횟감으로도 유통된다. 황다랑어는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수입돼 저가에 팔린다. 무한리필집에서 판매하는 참치는 대부분 황다랑어의 참치살이다. 참치 중에서도 가장 맛이 떨어지는 부위로 일본에서는 회로 활용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들여오는 연어는 대부분 노르웨이산이다. 북해 연안에서 대량으로 양식된 것을 수입한다. 최근 국내 연어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2010년 9374t였던 연어 수입량은 지난해 2만5000여t로 2.5배 이상 늘어났다. 양식 연어는 자연산에 비해 기름이 많고 살코기가 적다. 만약 소고기나 돼지고기의 마블링처럼 연어살에 하얀띠가 그어져있다면 양식으로 생각해도 좋다.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는 오메가3지방산이 고등어보다 적게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 워낙 대량으로 수입되다보니 도매가가 자연산의 3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지방이 많이 함유돼 소비자들이 생각보다 양식산 연어를 많이 먹지 못한다. 두 접시만 먹어도 느끼해 젓가락을 놓는다. 도매가가 저렴하고 소비자들도 적게 먹으니 연어 무한리필집이 살아남을 수 있다.

지난해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젖소를 한우로 속여 팔거나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킨 도내 21곳의 무한리필 고깃집을 적발했다. 위반업소와 판매업자 등 21명을 검찰에 넘기고 14개 업체는 행정 처분을 의뢰했다. 업소에서는 간판에 한우 무한리필을 적고 뒤에선 젖소를 판매했다. 무한리필 고깃집은 무한리필계의 원조다. 1990년대 중반부터 고기부페란 이름으로 고기를 무한으로 제공했다. 유통기한을 넘긴 고기를 내놓거나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하는 사례가 가장 많은 곳이 무한리필 고깃집이다.
최근에는 두툼한 통삼겹살을 판매하는 무한리필집이 대세다. 대부분 수입산이지만 두툼하면 맛이 좋은 삼겹살의 특성을 살려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고 있다.

2014년 국내에서는 민물장어 품귀현상이 일어나며 민물장어가 1인분(250g) 기준 3만원까지 가격이 폭등했다. 올해는 산지 출하가격이 27% 가량 내려갔지만 소비자들의 체감 가격은 그대로다. 장어전문점을 방문했다가 고가의 가격에 다시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들도 적잖다.
최근에 이처럼 비싼 장어를 무한리필해주는 업체가 등장했다. 이 곳에서 판매하는 장어는 민물장어가 아닌 아나고로 부르는 바닷장어(붕장어)가 대부분이다. 바닷장어는 양념해서 구울 경우 민물장어와 맛에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먹다 보면 물리기 쉬워 생각보다 많이 먹지 못한다. 바닷장어는 국내에서 연간 약 1만2600t 가량 잡힌다. 해외에서는 4400여t가 수입된다. 바닷장어의 경우 1㎏당 산지 가격은 1만1000원대에 불과하다. 1명이 아무리 먹어도 1㎏을 먹기 쉽지 않아 무한리필 장사가 가능한 것이다. 게다가 국내산이 아닌 필리핀산을 취급하는 업소들도 많다.

과거엔 바닷가 주변에서 맛볼 수 있었던 조개구이도 이제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다. 조개류는 칼로리가 낮고 타우린 성분이 풍부해 숙취해소, 피로회복,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조개구이는 신선도가 생명이다. 만약 조금이라도 조개의 상태가 변질됐다면 누구나 쉽게 상한맛을 느낄 수 있다. 악덕 무한리필집에서는 이같은 상한맛을 감추기 위해 진한 양념을 사용하거나 매콤한 청양고추 등을 첨가해 소비자들이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만약 조개구이 집에서 나오는 조개껍데기의 일부가 깨져있다면 신선도를 의심해도 좋다. 조개의 특성상 껍데기가 깨지면 멀쩡한 것보다 상하기 쉽다.

모든 무한리필집이 소비자들을 속이는 것은 아니다. 산지와 직접 거래하는 식으로 중간 유통비용을 줄여 무한리필을 선보이는 업체도 존재한다. 아예 하루 100명 선착순으로 무한리필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스토랑도 있다. 일정시간 제한을 두고 질좋은 음식을 판매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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