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은 산화스트레스를 막아주는 항산화효소(anti-oxidant enzymes)의 활동을 무력화해 심장·신장·혈관·신경계질환과 암 발생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치아 아말감, 의료기기, 생선 섭취를 통해 인체에 흡수되지만 쉽게 배출되지 않고 축적돼 문제가 심각하다.
이용제·정지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10~2012년 시행된 제5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6050명(남성 2976명, 여성 3074명)을 대상으로 혈중 수은 농도와 대사증후군 위험과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남성이 여성보다 수은 축적으로 인한 비만·고혈압·이상지질증 등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혈중 수은 농도 기준으로 남성은 2.841㎍/ℓ 이하로 가장 낮은 Q1군, 2.842~4.253㎍/ℓ로 다소 낮은 편인 Q2군, 4.254~6.48㎍/ℓ로 다소 높은 편인 Q3군, 6.481㎍/ℓ 이상으로 가장 높은 Q4군으로 구분했다.
여성은 2.076㎍/ℓ 이하로 가장 낮은 Q1군, 2.077~2.924㎍/ℓ로 다소 낮은 편인 Q2군, 2.925~4.438㎍/ℓ로 다소 높은 편인 Q3군, 4.439㎍/ℓ 이상으로 가장 높은 Q4군으로 나눴다.
이번 연구에서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은 남성 30.4%, 여성 28.5%로 남성이 다소 높게 나왔다. 혈중 수은 농도가 가장 높은 Q4군의 경우 남성은 41.6%가 대사증후군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여성의 유병률인 34.0%를 훨씬 상회했다. 또 혈중수은농도가 가장 낮은 Q1군보다 대사증후군 위험이 2.3배 높았다.
남성 중 혈중 수은농도가 가장 높은 Q4군의 체질량지수(BMI)는 평균 24.9, 허리둘레 86.9㎝, 총콜레스테롤은 5.04㎜ol/ℓ로 수은농도가 가장 낮은 Q1군보다 전부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Q1군의 BMI는 23.3, 허리둘레 81.8㎝, 총콜레스테롤은 4.63㎜ol/ℓ였다.
남성은 여성보다 수은의 배출 속도가 느려 체내 축적량이 많다. 또 생성되는 산화스트레스 양이 많은 데다 항산화능력은 떨어져 여성보다 수은 축적에 따른 질병 위험이 높은 편이다. 또 여성호르몬은 산화스트레스를 제거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한다.
이용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남성에서 혈중 수은이 쌓이지 않도록 조치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환경의학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혈중 수은 농도와 대사증후군의 위험도-성별 차이를 중심으로(Sex differences in the relationship between blood mercury concentration and metabolic syndrome risk)’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내분비연구저널(Journal of Endocrinological Investigatio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