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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인줄 알았는데 악성종양? … 골육종 80%, 무릎 발생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6-04-21 17:59:09
  • 수정 2020-09-13 19: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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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이되면 생존율 20~30% 불과, 13~15세에 자주 발병 … 골반·척추서 발생시 예후 나빠
한국 남자 쇼트트랙 간판으로 활약해 온 노진규 선수(24)가 지난 3일 골육종 투병 끝에 숨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그는 2010년 세계주니어선수권, 같은 해 열린 중국 상하이 빙상월드컵 4차대회 1000·1500·5000m 계주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영국 셰필드에서 열린 2011 세계선수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했으며 같은 해 열린 1500·3000m 슈퍼파이널에서 안현수 선수가 세운 세계신기록을 갱신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트렌티노 2013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한민국 차세대 빙상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2014년 1월 훈련 도중 빙판에 넘어져 왼쪽 팔꿈치뼈가 부러졌고, 검사 과정에서 왼쪽 어깨에 골육종이 발견돼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이후 종양제거수술을 받고 상태가 호전됐지만 최근 종양이 다시 악화돼 숨을 거뒀다.

골육종(Osteosarcoma, 骨肉腫)은 15세 이하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악성종양으로 약 80%가 성장이 활발한 무릎 주변 뼈에서 발생한다. 드문 확률로 골반이나 척추뼈에서 암세포가 발견되기도 한다. 전체 악성종양 중 0.2%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남성의 유병률이 여성보다 약 2배 높다.

50대에서도 간혹 발생하지만 10대, 특히 13~15세에 가장 많이 발병률이 높다. 이 연령대에 뼈에 암이 생길 것이라고는 생각하기가 쉽지 않아 진단이 늦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국내에서 한 해 100~15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 골육종의 10% 정도는 20대 성인에서도 발병하므로 소아·청소년기를 지났다고 해서 무조건 안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유전성 망막모세포종이 있으면 골육종이 더 잘 생기는 것으로 미뤄보면 발병에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60세 이후에는 연골육종과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이 흔하게 발생한다. 다른 대부분의 골·관절 종양은 30~50대에 빈발한다. 유전성 경향을 띤 가족성 다발성골연종양도 흔히 발생하는 골종양 중 하나다.

조기진단 및 치료를 받아도 5년생존율이 60% 안팎에 불과하다. 골육종이 침범한 부분은 절단 또는 부분절제한 뒤 인공관절 등으로 대체해야 하므로 사지기능장애도 심한 편이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통증과 통증 부위가 붓는 종창(부기)이 발생한다. 가벼운 외상이나 타박상을 입었을 때 발생하는 통증에 비해 증상이 오래 지속되고 심해지는 경향을 나타낸다. 증상은 수 주에서 수 개월 정도 지속되며 성장통으로 가볍게 여기거나, 운동 중 다친 것으로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골육종에서 통증이 모두 동반되는 것은 아니다.

박종훈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청소년기에는 부모님이 아이의 몸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유아보다 덜햐 조기진단이 어렵다”며 “3주 이상 물리치료를 받았는데도 통증이 계속되고 부기가 빠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자기공명영상(MRI) 등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이 여부가 예후를 결정 짓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전이가 없을 때 5년생존율은 60~70%, 전이가 있을 땐 20~30%로 확연히 다른 결과를 나타낸다. 또 발병 부위가 팔·다리일 경우 골반이나 척추보다 예후가 좋다. 골육종 크기가 작거나 암으로 인한 골절이 없는 경우에도 예후가 좋은 편이다.
골육종이 의심될 땐 X-레이를 촬영한 뒤 골주사검사로 다른 부위로의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 이어 MRI로 종양 크기와 암세포의 확산 여부를 판단한 뒤 최종 확진한다. 최초 X-레이 촬영만으로도 병변을 확인할 수 있어 부모나 환자 스스로가 문제를 의식하는 게 중요하다.

수술 전 짧은 기간 동안 항암치료를 실시한 뒤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고, 수술 후 재차 항암치료를 한다. 항암치료에는 한국다케다제약의 골육종치료제 ‘미팩트(성분명 마이파머티드, Mifamurtide)’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 약은 면역세포인 대식세포를 강력하게 활성화해 직접적인 항암효과를 나타낸다. 2012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당시 식약청)의 승인을 받아 판매되고 있다. 2009년 유럽의약품청(EMEA) 승인을 받아 영국·스위스·독일 등 유럽 다수 국가에서 시판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식약청이 최초로 승인했다.

어린이와 청소년(만 15세 이하)의 절제가능한 고악성 및 비전이성 골육종에 대해 완전절제 후 다른 항암화학요법제와 병용하는 보조요법으로 승인받았으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여전히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대다수 환자에게는 ‘그림의 떡’인 실정이다. 미팩트를 비롯한 희귀질환치료제는 고도의 바이오기술이 집약돼 약가가 매우 비싼 데다, 특허권 등을 활용한 제약사의 독점적 시장 구조 탓에 복제약 개발이 어려워 환자의 비용 부담이 크다. 임상시험에 필요한 환자 수가 적어 급여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인 ‘경제성 평가’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골육종은 한 번의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어 꾸준한 항암치료로 온몸의 뼈에 생긴 암을 모두 제거할 필요가 있다. 무수혈수술은 수술 중 감염 및 출혈을 최소화하고 합병증 위험을 줄여 완치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박종훈 교수는 “무수혈치료법은 수혈이 필요 없어 간염이나 에이즈 등 감염될 위험이 없고 각종 합병증도 피할 수 있다”며 “수술 후 회복기간도 짧아 환자에게 훨씬 안전한 수술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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