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위밴드수술, 위소매절제술, 루와이위우회술 등 고도비만수술이 도입된 지 약 10년이 지났다. 대표적인 고도비만수술인 위밴드수술은 비교적 쉽고 당일 퇴원이 가능하며 회복이 빠르다. 외래진료를 통해 감량 속도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최근 사회적으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시행 간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위밴드수술로 대표됐던 고도비만수술에서 안전성이 더 높은 위주름성형술(위성형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고도비만수술은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한다.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평가되며 35 이상이거나, 30을 넘으면서 심각한 질환이 동반된 경우 수술치료가 필요하다.
김성민 가천대 길병원 외과 교수(고도비만수술 전문클리닉)는 “고도비만자에게 수술은 거의 유일한 치료법으로 볼 수 있다”며 “드물지만 수술로 인한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하려면 철저하고 올바른 내·외과적 사후관리의 정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위밴드수술 건수가 줄면서 아직 대중에게는 생소한 위주름성형이 증가하고 있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KSMBS) 집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위성형술 시행 고도비만자는 약 3배 늘었으며, 이 수술을 시행한 일부 병원들의 누적 합계는 지난 2013년 50여건에서 현재 150여건으로 증가했다.
이 치료법은 위밴드수술처럼 실리콘 이물 삽입이나 위장의 부분절제 과정 없이 봉합만으로 위 용적을 줄여 식이제한 효과를 나타낸다. 위 바깥 표면을 안으로 말아 주름을 잡은 뒤 겉에서 봉합해 전체적인 위 면적을 감소시키는 원리다. 즉 위 단면을 ‘더블유(W)’ 모양으로 만들어 전체적인 위 용적을 줄인다.
봉합은 위 부분절제나 실리콘 이물 삽입 과정과는 다르다. 원할 경우 봉합사를 제거해 위장을 원래대로 회복시킬 수 있고 수술 1년 뒤에는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하다. 위밴드관리(필링) 등으로 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없고 음식막힘증 없이 일반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체내 기초대사량이 유지돼 체지방은 줄고 제지방량은 보존되는 생리적인 형태의 감량이 이뤄진다.
기존 치료법보다 비만치료 효과는 우수하다. 위성형술을 받은 중등도부터 고도비만까지 환자의 초과체중 감소율은 평균 70~80%로 위밴드수술보다 좋은 편이다. 중등도 및 고도비만은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빈도가 높은 유형이다.
또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시술 비용이 저렴하다. 실리콘 이물삽입이나 위장의 부분절제 과정이 없어 수술 시간도 짧다. 복강경을 활용한 시술 시간은 2시간, 입원은 2일이 소요된다. 통상적으로 수술 후 6~12개월 사이에 최저체중을 달성한다.
김성민 교수는 “진료 초기에는 교과서에 없는 실험적인 술식, 감량효과가 없는 고도비만수술 등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 5년간 꾸준히 술기가 발전되고 우수한 감량효과가 입증되면서 국제학회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고도비만 환자는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같은 성인병은 물론 심뇌혈관질환과 암의 발생률도 상대적으로 높다. 이들에게 식이·운동·약물요법은 효과가 크지 않다. BMI 30 이상의 고도비만 환자에겐 식이요법·운동요법·약물치료와 같은 비수술치료보다 비만수술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현재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치료법은 위밴드술이다. 수술시간이 짧고 시술이 간단하며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풍선이 내장된 실리콘밴드로 위 상단을 묶어 음식의 통로 직경을 조절한다. 다만 불충분한 식이교육, 낮은 환자순응도, 부적절한 사후관리 탓에 체중이 제대로 감량되지 않거나 합병증으로 2차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위소매절제술은 비교적 안전한 수술법 중 하나로 위를 바나나 모양으로 재단하고 절제해 위 모양을 유지하면서 위용적을 줄인다. 적은 식사량에도 공복감이 덜하고 포만감이 커 체중감량에 도움된다. 하지만 수술 후 누출이나 일시적인 기능성 협착이 발생할 위험이 존재하고 위용적이 최대 3분의 1 정도 증가할 수 있다.
위우회술은 가장 극단적인 방법으로 위의 상당 부분을 분할한다. 즉 기능적으로 위를 조금만 남겨놓고 소장과 직접 연결한다. 역류증이나 구토가 없어서 건전한 식생활을 유지할 수 있고 비만을 동반한 2형 당뇨병을 억제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단 영양분 흡수가 제한돼 칼슘·철분·종합비타민제의 지속적인 섭취가 필요하다.
김성민 교수는 “고도비만수술 대부분은 드문 확률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위 용적이 작아져 과식 후 음식물이 역류하거나 우회술의 경우 내탈장 및 소장궤양이 동반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헌상 고도비만 환자의 사망위험도가 5년간 89%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