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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흡입, 사실 ‘치료목적’으로 개발 … 액취증·지방종·림프부종에도 활용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6-04-18 16:43:41
  • 수정 2020-09-13 19: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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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룰라이트로 수술 고민한다면 림프·혈액순환 원활히 되돌리는 게 우선
 지방흡입수술은 사실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시술이다. 복부수술을 수월하게 하려고 과도한 지방을 제거하기 위해 1974년 이탈리아 산부인과 의사인 조르조 피스케르가 최초로 개발했다. 흔히 다이어트의 ‘최종 관문’으로 여겨지는 지방흡입수술은 사실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시술이다. 복부수술을 수월하게 하려고 과도한 지방을 제거하기 위해 1974년 이탈리아 산부인과 의사인 조르조 피스케르가 최초로 개발했다. 

지방흡입은 캐뉼라를 피부에 삽입, 불필요한 지방세포만을 제거하며 대개 체형교정에 활용된다. 최소절개로 흉터가 눈에 띄지 않고 회복기간이 빠른 게 장점이다.

하지만 지금도 뜻밖에 다른 질환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운동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도비만인 환자의 지방세포를 흡입해 무릎관절 통증을 줄이거나, 여성형 유방(여유증) 남성의 몸매를 교정하거나, 겨드랑이 다한증을 개선하고, 지방종을 제거할 때 활용한다.

무릎관절염은 체중만 줄여도 호전되는 게 사실이다. 미국 국립보건원과 웨이크포리스트 대학이 142명의 퇴행성 관절염 비만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1파운드(약 0.45㎏)의 체중 감소가 무릎에는 4배인 4파운드의 부하를 줄여준다는 연구가 나왔다. 체중을 줄이려면 음식조절과 운동이 기본이 돼야 하지만 고도비만에 퇴행성관절염까지 겹친 환자에게는 만만찮은 일이다. 이런 경우 복부 지방흡입술 등으로 무릎이 받는 하중을 줄이고, 지방흡입 시 추출한 지방줄기세포나 혈소판풍부혈장(PRP)을 활용해 무릎 연골을 재생하는 치료가 이뤄지기도 한다.

여유증으로 ‘가슴성형’을 고려하는 남성도 지방흡입술이 자주 활용된다. 이 질환은 가슴에 지방조직이 축적되거나 유선조직이 과도하게 발달하면 나타난다. 에스트로겐과 안드로겐 등 호르몬 불균형에 의해 발육되기도 한다. 청소년기 등 성장 과정에서 잠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성인이 된 후 3~4년이 지나도 지속된다면 치료법을 고려해봐야 한다. 이런 경우에도 지방흡입술이 주로 활용된다. 가슴 부위의 지방을 적절하게 제거해 탄탄하게 되돌려준다. 유선조직의 발달 정도에 따라 유선절제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겨드랑이에서 악취가 나는 ‘액취증’도 지방흡입으로 개선할 수 있다. 지방흡입장비로 악취의 근본적 원인인 액와부 땀샘을 흡입해 문제를 해결한다. 기존에는 피부절개 후 땀샘을 제거했지만 최근에는 지방흡입을 활용한 치료법이 선호되는 추세다. 

간혹 몸에 나타나는 지방종도 지방흡입술로 제거할 수 있다. 지방종은 몸에 잘 생기는 흔한 종양(혹) 중 하나로 피부아래 지방조직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다. 별로 아프지 않고, 아주 천천히 자라며, 만져보면 말랑말랑한 게 특징이다.

지방종으로 인한 증상은 크기가 작을 때에는 거의 없지만, 3~4㎝ 이상으로 성장하면 주위조직을 압박해 통증이 발생하거나 근육 움직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지방종은 대부분 의사의 시진과 촉진으로 진단할 수 있지만 가장 정확하고 확실한 진단은 지방종을 수술로 제거한 뒤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다. 

양성 지방종이라도 한번 생기면 저절로 없어지지 않고, 크기가 커지면서 불룩하게 돌출돼 미용적 문제가 발생하며, 압박증상으로 통증이 유발될 수 있어 너무 크지 않을 때 제거하는 게 유리하다. 외과적 수술이 원칙이며 완전히 제거하면 재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요즘엔 미용적인 측면을 고려해 흉터를 피하기 위해 지방흡입수술 등으로 제거하기도 한다. 

팔다리 등 신체 일부가 비대해지는 림프부종에도 지방흡입술을 적용할 수 있다. 림프부종은 림프계의 순환장애를 말한다. 림프계는 혈관계와 신경계에 이어 제3의 순환계라 불리며 림프관과 림프절로 구성되어 있고 림프액을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림프액은 보통 하루에 2~4 리터가 만들어지며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정맥계로 배출시키는 미세 순환을 담당하며 면역세포인 림프구를 순환시켜 외부의 병원균에 대항하는 면역 작용을 한다. 

림프액이 순환계로 빠지지 못하고 피부 및 피하지방 안에 비정상적으로 림프액이 축적되면서 고농도 단백질로 변화되어 팔과 다리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붓는 증상을 말한다. 부종의 합병증으로 피부 만성염증, 피부각화증, 조직섬유화증 등 일명 코끼리 피부처럼 변형되는 상피증(象皮症)이 나타난다. 

림프부종은 선천적인 1차성 림프부종과 후천적인 2차성 림프부종으로 나뉜다. 특히 2차성 림프부종은 유방암·자궁암 등 암수술시 전이를 막기 위해 주위 림프절까지 폭넓게 림프절을 제거했거나, 방사선치료·외상·감염 등으로 림프액의 순환이 막혀 발생한다. 최근에는 암 수술 환자의 증가로 림프부종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초기에는 외관상으로는 별로 부어 보이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무겁고 붓거나 뻐근하게 조이거나 피부가 딱딱하게 느껴진다. 정도가 심해지면 눈에 띄게 팔이나 다리 둘레가 굵어진다.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방치하면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진다. 

이런 경우 압박요법, 경구약, 림프흡수마사지, 외과적 수술, 지방흡입술, 미세림프수술, 줄기세포시술 등으로 치료하지만 완치하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예방이 관건이다. 

하지만 심영기 연세에스병원 원장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미세림프수술 및 림프흡입수술, 지방흡입수술 등 복합요법을 활용해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고 있다. 

심 원장이 최근 하지부종 53건, 상지부종 5건 등 총 58건을 치료한 뒤 환자를 1년 추적관찰한 결과 환자들은 치료 6개월 후 평균 70% 이상 림프부종이 감소했다. 치료효과가 좋은 환자는 80~100% 부종이 줄어들어 만족도가 높았다.

심영기 원장은 “복합치료를 하더라도 수술로 림프절을 절제했기 때문에 부종이 100% 완치되지는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불치병으로 알고 고생하는 환자들의 부종을 줄여 합병증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높이며 미용적으로 개선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셀룰라이트 개선을 목표로 지방흡입술을 받으려는 사람은 지방흡입술보다 혈액순환과 림프순환을 원활하게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며 “셀룰라이트로 코끼리처럼 다리나 팔이 굵어진 경우 심부의 혈관이나 임파선에 문제가 있을 우려가 있어 전문의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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