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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꿀보다 바나나 … SNS 타고 바나나맛 식품 열풍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4-18 11:11:07
  • 수정 2020-09-13 19: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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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코파이 바나나’ 출시 한달만에 1400만개 판매 … 바나나맛 막걸리·케이크도 선보여
바나나가 수년 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최근 출시된 바나나맛 과자류 제품은 초콜릿맛과 조화된 적절한 단맛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허니(꿀) 열풍이 불었던 식품시장에 올해는 바나나가 인기다. 제과, 음료, 주류 업계에선 너나할 것 없이 바나나 관련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바나나 열풍은 SNS를 타고 번지고 있다. 젊은 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에서 최근 출시된 ‘초코파이 바나나’를 검색하면 1만3100개가 넘는 게시물이 검색된다. 후발 주자인 ‘몽쉘 바나나’도 6000여건이 올라와 있다.

오리온이 출시한 초코파이 바나나는 지난달 7일 출시 이후 3주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하며 3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제과업계에서는 월 판매액 30억원을 히트 상품의 기준으로 보는데 3주 만에 달성한 것이다. 한 달 만에 1400만개가 팔렸다. 생산라인은 3월 중순부터 풀 가동 중이다. 품귀 현상이 계속 되자 생산 라인을 확장해 생산량을 50% 늘렸다.

바나나맛 초코파이는 오리온이 ‘초코파이 情(정)’ 출시 42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자매 제품이다. 이 회사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초코파이 신제품을 개발하기로 결정하고 3년 만에 신제품을 완성했다. 10여명의 태스크포스팀이 매달려 만들었다. 바나나맛 초코파이는 바나나맛과 초콜릿맛이 조화돼 적절한 단맛을 낸다. 

초코파이 바나나 출시 이후 3일 뒤에 시장에 나온 롯데제과의 몽쉘 바나나도 3주 만에 960만개가 팔렸다. 롯데제과는 제품 생산라인을 1.5배 늘렸다. 증산에 따라 4월 한 달간 제품 판매량은 3000만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업체들이 바나나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있는 과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2011∼2015년 바나나는 5년 연속 과일 매출 1위였다.

국내 식품업계에서 바나나 관련 제품이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1974년 빙그레에서 내놓은 ‘바나나우유’다. 40여년간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1978년 농심이 출시한 ‘바나나킥’도 대표적인 바나나맛 제품이다. 이후 딱히 성공한 제품은 나오지 않다가 이번에 바나나맛 제품이 우르르 쏟아진 것이다.

빙그레는 지난달 11일 서울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에 ‘옐로우 카페(Yellow cafe)’를 오픈했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를 주재료로 한 라떼, 셰이크,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하고 있다. 20평이 안되는 작은 공간이지만 인기는 뜨겁다. 

다른 식품회사도 바나나 열풍에 올라탔다. 롯데제과는 ‘말랑카우 바나나’를 내놓은 데 이어 ‘칸쵸 바나나’, ‘바나나 먹은 감자칩’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빙그레는 통에 담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30년 넘게 1위를 지키고 있는 ‘투게더’에 바나나 맛을 첨가한 제품을 최근 내놓았다. 

신세계푸드는 베이커리 브랜드 데이앤데이와 밀크앤허니를 통해 바나나 원물 30%가 함유된 바나나케이크를 내놨다. 지난달 11일 출시한 ‘치키타바나나케이크’는 출시 한 달만에 2만개 이상 팔렸다. 회사 측은 바나나 원물 10%, 크림치즈 40%가 함유된 바나나치즈케이크도 선보일 예정이다.

전통주 제조업체 국순당에서도 바나나맛을 첨가한 ‘바나나맛 막걸리’를 출시했다. 프랜차이즈 술집 ‘칠성포차’에서 테스트 마케팅을 통해 젊은층의 수요를 확인했다. 국순당은 지난해 5월 가짜 백수오 사태에 따른 ‘백세주’ 제품 회수와 매출 감소로 인해 작년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5.7% 감소했다. 20년 만의 적자였다. 회사 측은 바나나맛 막걸리가 어려움에 처한 국순당의 구원 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나나맛이 인기를 얻자 롯데주류는 ‘처음처럼 순하리 바나나’ 출시를 검토하기도 했다. 만우절 이벤트로 SNS 상에 순하리 바나나 포스터를 올렸더니 소비자 반응이 예상보다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나나맛 소주가 다른 과일맛 소주에 비해 열량이 더 높은 점을 감안해 내놓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해부터 인기를 끈 과일맛 소주(리큐어) 열량이 같은 용량의 소주(343.4㎉)와 맥주 한 캔(355㎖)의 평균 열량인 140㎉보다 월등히 높아 논란이 됐었다. 바나나맛으로 명명되는 제품은 거의 대부분 바나나 원물이 들어 있지 않거나 아주 미소하게 함유돼 있고 바나나향을 내는 인공향료가 원물을 대신하므로 소비자가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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