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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 김정일 먹던 ‘클로렐라’ … 위장환자는 섭취 주의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4-11 09:39:12
  • 수정 2020-09-13 19: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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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타민·미네랄 풍부, 면역력 강화에 탁월 … 명현현상 나타나면 병원서 검사 필수
클로렐라 제품들은 클로렐라 속 조류를 인위적으로 배양해 가열 등 방법으로 소화성을 높여 가루나 환 형태로 만들어진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0년대 독일 황제 빌헬름 2세는 군인들에게 먹일 식량 문제로 골치를 안고 있었다. 그는 과학자들에게 새로운 식량원 개발을 지시했고, 연구원들은 식용 효모와 녹조류의 일종인 ‘클로렐라’(chlorella)를 복합하면 포만감과 영양분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황제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빌헬름 2세가 원했던 클로렐라 식량화는 결국 이뤄지지 못하고 전쟁은 막을 내렸다.

클로렐라는 1890년 네덜란드 바이에르 링크 박사에 의해 존재가 밝혀졌다. 이후 영국, 미국 등에서 클로렐라 속 영양분에 대한 연구가 실시됐으며 196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의해 우주인 식품으로 연구되며 유명해졌다.

클로렐라는 민물에 자라는 녹조류(綠藻類)로 플랑크톤의 일종이다. 조류란 하등 민꽃식물을 통칭해 부르는 것으로 대부분 물 속이나 수분이 많은 곳에서 자란다. 클로렐라는 열대에서 한대까지 전세계적으로 넓게 분포돼 있다. 단세포 식물로 1개의 세포가 하나의 개체를 형성한다. 운동성은 전혀 없고 분열로 증식하는 원시적인 형태의 녹조류다. 전세계적으로 대략 10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합성 능력이 뛰어나 급속도로 증식한다. 적당한 조건만 갖춰지면 하루에 열 배씩 불어난다.

엽록소로 동화 작용을 하며 스스로 살아간다.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약 30억년 전으로 추정된다. 그리스어로 녹색을 뜻하는 ‘크로로스’와 라틴어의 작은 것을 의미하는 ‘에라’가 붙여져 이같은 이름을 얻게 됐다.

클로렐라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가장 관심받는 식품 중 하나다. 국내서는 1970년대 일본이나 대만에서 제조된 것을 국내 중소 식품업체에서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1990년부터 국내 업체들이 기존 옥외 배양방식으로 제조되던 일본산과 대만산보다 우수하고 안정성이 높은 옥내 배양방식을 채택해 클로렐라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했다. 지금은 국내 업체들이 세계 최대 클로렐라 소비 국가인 일본을 비롯해 해외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클로렐라는 북한에서도 관심이 높다. 1980년대 말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일본에서 활동 중인 조총련 간부들의 소개를 받아 클로렐라에 대한 연구개발 과제를 만수무강연구소 산하 만성산연구원에 하달했다. 김정일을 비롯한 북한 공산당 수뇌부들은 클로렐라 제품을 즐겨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클로렐라 건기식은 정이나 환, 가루의 형태를 띠고 있다. 클로렐라 속 조류를 인위적으로 배양해 가열 등의 방법으로 소화성을 높인다. 대체로 클로렐라 원말을 주원료로 기타 재료를 첨가한다.

클로렐라에는 26가지 이상의 비타민과 미네랄이 포함돼 있다. 특히 비타민A를 만들고 항산화 작용을 통해 각종 암과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카로틴은 당근보다 많이 함유돼 있다. 비타민 B12도 풍부하다. 비타민 B12가 부족하면 피로감과 어지럼증, 집중력 부족, 기억력 저하를 겪게 된다. 클로렐라는 몸속의 미세 먼지와 독소를 배출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또 시금치보다 15배 많은 엽록소를 포함하고 있어 바이러스, 미세먼지 등으로 피로한 간과 쓸개가 제 역할을 하도록 돕는다. 대장에서 유해물질이 재흡수되는 것도 막아준다.

클로렐라 제품의 대표적인 효능은 면역력 강화 및 간장·신장 기능 향상 등이다. 클로렐라 추출물인 CGF(클로렐라 성장인자)가 각종 연구를 통해 어린이 성장 발육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유, 음료수, 라면, 피자 등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로 수요가 늘고 있다. 클로렐라는 체내 단백질 합성을 도와주고 조혈작용을 향상시킨다.

김용호 인제대 임상병리학과 교수는 “클로렐라를 먹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골다공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부갑상선호르몬 농도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하지만 위염, 위궤양 등 위장질환이 있는 사람이 클로렐라를 처음 먹으면 심한 자극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클로렐라 섭취 초기엔 명현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것이 알레르기 반응인지 명현현상인지 병원을 방문해 검사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클로렐라는 건강기능식품이므로 단기간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질병을 가진 사람이 치료 목적으로 섭취하는 것도 곤란하다. 면역억제약물인 프레드니손을 복용하는 사람은 클로렐라 섭취를 피해야 한다. 클로렐라가 약물의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천식, 류마티스관절염,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다발성경화증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프레드니손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섭취 전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미국암학회에 따르면 클로렐라 섭취를 통해서도 알레르기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 클로렐라 제품을 먹고 피부발진, 가슴통증 등이 나타난다면 복용을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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