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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조미료 아직 꺼림칙하다면 집에서 ‘천연조미료’ 만드세요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4-07 16:02:13
  • 수정 2020-09-13 19: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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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약처, 내년부터 천연·합성 표기 금지 … 국물요리엔 ‘멸치·새우’, 육류엔 ‘로즈마리오일’ 추천
집에서 천연조미료를 만드려면 원재료를 바짝 말린 뒤 기름기 없는 팬에 볶아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고 갈아야 한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첨가물 표기에 천연과 합성의 구분을 없애는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 개정 고시’를 행정 예고했다. 이로써 식품업체에서는 내년부터 음식에 첨가하는 조미료 제품 포장에 합성조미료(화학조미료) 또는 천연조미료라는 표기를 하면 안된다. 업체들이 식품첨가물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을 부추겨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업체들은 감미료, 발색제, 산화방지제, 착색료, 향미증진제 등 31개 용도로 분류해 표기해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첨가물을 합성과 천연으로 구분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합성이냐 천연이냐는 구분은 소비자의 오해를 부를 뿐”이라고 밝혔다. 백형희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화학적 합성물에 대한 식품업계의 네거티브 마케팅 확산과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식품산업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합성조미료에 대해 거부감이 조금이라도 있는 이상 기본정보는 제공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최근 화학조미료가 건강에 나쁘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아직 안전성을 믿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꽤 많다.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부회장은 “식품첨가물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합성과 천연이라는 구분마저 없애버린다면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 받는다”며 “표기법을 바꾸기보다 식품첨가물 정보가 낱낱이 공개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천연조미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멸치, 새우, 표고버섯 등을 곱게 갈아 만든 원물(原物)천연조미료다. 다른 원료를 첨가하지 않아 재료마다 가진 고유의 맛뿐 아니라 다양한 영양성분을 함께 섭취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천연재료 속 맛을 내는 성분만을 골라 넣은 추출 천연조미료다. 성분을 적절한 비율로 배합하기 때문에 맛이 진하고 원물 천연조미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천연조미료를 구입할 때는 이왕이면 국내산을 활용한 것으로 선택하는 게 좋다. 원물 천연조미료의 경우 재료 고유의 빛깔을 간직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예컨대 멸치가루는 되도록 깨끗한 베이지색을 띠어야 한다. 이보다 색깔이 진한 것은 내장을 제거하지 않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

천연조미료는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 수 있다. 가장 손쉬운 것은 멸치가루다. 칼슘이 풍부한 멸치는 국물이나 찌개에 넣으면 훌륭한 조미료가 된다. 주먹밥이나 쌈장을 만들 때 조금 넣어도 좋다. 국물용 멸치는 짜지 않고 윤기가 있으며 머리가 떨어지거나 부서지지 않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 

손질한 멸치를 기름기 없는 팬에 살짝 볶고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 건조시켜야 한다. 이후 분쇄기나 믹서기에 넣고 세 번 가량 갈아 고운 가루를 만들어 준다. 사용한 뒤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면 된다. 귀찮다고 내장을 제거하지 않으면 조미료에서 쓴 맛이 날 수 있다.

새우가루도 간편하게 준비할 수 있다. 새우 다리와 수염을 떼어 다듬고 멸치와 마찬가지로 프라이팬에 볶아 갈면 완성된다. 새우에는 칼슘, 단백질, 필수아미노산 등이 많이 함유돼 있다. 마른 새우는 생새우보다 영양분이 풍부하다. 열량이 적고 단백질은 많아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다. 마른 새우를 고를 때는 색이 붉고 윤기가 있으며 마짝 마른 게 좋다. 각종 국, 탕, 나물, 무침 등이나 양념장을 만들 때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해물요리에 넣으면 특유의 맛을 살릴 수 있다.

표고버섯은 비타민D와 베타글루칸이 풍부한 건강식품이다. 체내 칼슘 섭취를 돕고 콜레스테롤 대사를 촉진한다. 가루로 만들면 향이 더욱 진해져 조금만 음식에 넣어도 깊은 맛이 나도록 도와준다. 된장찌개, 나물무침, 조림, 국 등에 첨가하면 좋다. 먼저 표고버섯 기둥을 자른 뒤 머리 부분만 햇볕이나 건조기에 넣어 바짝 말려야 한다. 프라이팬에 살짝 볶아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수 있는 습기를 제거한다. 이후 얇게 썬 뒤 바짝 말려 갈면 완성된다.

여러 재료를 섞어 만든 천연조미료도 제조법이 까다롭지 않다. 특히 로즈마리오일은 해산물, 스테이크 등을 조리할 때 제격이다. 로즈마리는 살균, 소독, 두통완화 등에 효능이 있는 허브의 일종이다. 로즈마리 3~4줄기, 마늘 3쪽, 마른고추 2개, 통후추 10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5컵 등만 있으면 만들 수 있다. 먼저 유리병에 로즈마리, 마늘, 고추, 통후추 등을 넣은 뒤 올리브유를 부어주면 된다. 마개를 덮고 내용물이 잘 섞이도록 하루에 한 번 정도 흔들어 2주 가량 숙성시키면 로즈마리오일이 완성된다. 이를 해산물, 스테이크 등 밑간할 때 넣으면 잡내가 없어지고 고기 육질도 부드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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